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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지켜라] 17
#0. 물류 트럭
은설, 운전 중이고 지헌, 조수석에 불안해서 손잡이 잡고 앉은.
그렇게 도로 달리고.
두 사람, 별 말 없다. 서로 앞만 본 채.
#1. 서울 어느 거리
서울로 들어선 트럭.
은설 : 서울 왔으니까, 여기부턴 혼자 갈 수 있죠?
지헌 : .. 이렇게 그냥 가라 그건가?
은설 : (보지 않은 채) 본부장님 힘들게 맘 먹었잖아요.
지헌 : (본다)
은설 : 가요, 그러니까.
지헌 : 후회했어, 노은설 너한테 그딴 말 내뱉었던 순간, 바로 후회했어.
은설 : ...
지헌 : 노은설은 아니었나? 정말 괜찮은 거야?
은설 : ... (끄덕) 괜찮습니다.
지헌 : 그래.. 그럼, 됐어.
그렇게 말없이 조금을 더 가다가 은설, 차를 세운다.
지헌, 말없이 내려서 간다.
은설, 그런 지헌의 뒷모습을 보며 착잡하다.
지헌 역시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지만 가는. 은설이 마음을 돌려 잡아주길 바라며..
은설 : (저도 모르게) 괜찮긴 개뿔.. 뭐가 괜찮아..
하며 고개를 숙이고. 그 바람에 클락션, 지나치게 뻥! 울리는. (첨밀밀 패러디)
그 바람에 돌아보는 지헌.
은설, 헉 고개 들고 어떡해, 쪽팔려서.. 얼굴 구겨지고.
지헌, 그런 은설의 얼굴을 보며 씩 웃으며.
지헌, 은설을 향해 한발 막 움직이고 은설, 두근 그런 지헌을 보며.
지헌이 다가올수록 은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다가 후진 기어를 막 넣는 순간.
지헌 : (운전석 쪽으로 와서, 씩 미소로) 괜찮지 않잖아.
은설 : (대꾸 않고, 출발하려고) 비켜요, 다쳐요.
지헌 : (차 문 연다)
은설 : (출발하려다, 끽 멈추고) 다친다니까요.
지헌 : 클락션 울렸음 끝난 거야, 노은설.
은설 : 실수한 거거든요. (하고) 안비켜요? 그냥 출발해요, 나?
지헌 : 원래라면 키스라도 해야 할 타이밍인데. 할까? (짐짓 다가가는)
은설 : (어이없다, 문 닫으려는데)
지헌 : (안 놓고, 되려 은설 벨트 풀고, 부드럽게 당기는) 내려. 이미 문 열렸어. 다시, 개점했어 우리.
은설 : (그 말에 확 노려보며) 누구 맘대로?! 누구 맘대로 열고 닫는단 거야?! 왜 맨날 지 맘대루야?!
지헌 : 좋아, 따져. 얼마든지. 단, 내려서 따져.
은설 : (노려보면)
지헌 : (결코, 이대로 물러나지 않겠단 미소로 보며)
은설 : (안되겠다) .. 그래, 그러자. (화난 얼굴로 좀 급한 맘에 내리다가 살짝 발을 헛딛거나 하며 앞으로 확 무너지는)
그 바람에 은설, 지헌에게 와락 안기듯 떨어지고.
지헌, 그런 은설을 안아준다.
은설 : (안긴채) ...!!!
지헌 : (씩 미소로) 역시 노은설 몸은 솔직해.
은설 : (이런, 확 밀치는데)
지헌 : (그 바람에 더 도로 쪽으로 밀쳐지는, 차량 지나가며 위험할 수도)
은설 : (헉, 해서 지헌을 끌어당긴다)
지헌 : (또 웃으면) 거봐.
은설 : (노려보며, 지헌의 팔을 잡아서 부러 짐짓 꺾고 보도 쪽으로 끌고 간다)
그리곤 확 지헌의 손 거칠게 놓고, 홱 마주보자마자.
은설 : 헛수작 말구 가요, 안그랬단 뉴스에 나는 수가 있어. DN 차지헌 본부장 도로 한가운데 패대기 쳐졌다구.
지헌 : (OL) 그딴 협박이나 무력에 굴하진 않아 난.
은설 : (OL, 자세) 어디 한번 볼까요, 그러나 안그러나?
지헌 : (OL) 솔직해지지? .. 괜찮지 않잖아, 우리.
은설 : (그 말에, 멈칫하지만) 그래, 까놓구 괜찮지 않지만, 괜찮으려고 하니까 곧 괜찮을 거야.
지헌 : (웃는) 그런 말장난은 어디서 배웠지, 나한테 배웠나?
은설 : 그래, 너한테 배웠다.
지헌 : 그럼 이것도 배워. 난 변덕이 죽끓듯하는 찌질이거든. 내가 문 닫재놓구, 닫을 수가 없어. 휴업이 안돼. 내 머릿속에서..
대뇌변연계에 박힌 노은설이 쉬질 않고 꿈틀거려. 머릿속을 헤집어놔. 그래서, 휴업하잔 내 말 번복하려고 해.
은설 : 말했지? 맘대로 닫자 열자, 그런다고 좋아 닫아 열자, 할 여자 아니라구 난.
지헌 : 그래, 그런 여자라서 좋아 노은설.
은설 : 그 입 닥쳐라. 얼렁뚱땅 못넘어가.
지헌 : 그래, 그렇게 확실해서 좋아.
은설 : 죽을래 진짜?
지헌 : 터프해서 좋구.
은설 : 어쩌란 거야, 나더러?! 내가 어떤 심정이었는 줄 아니? 무슨 조선시대 유배간 선비두 아니구,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짱박혀서, 하루 종일 땀을 한바가지는 쏟으면서, 힘들고 억울하구 무섭구.. (하는데)
지헌 : (안아준다) 미안해.
은설 : (그렁해지지만, 울지 않으려 참고) 비켜, 시간 없어, 나 일해야 해. 그래야 월급 받어 니네 회사에서. (하고)
근데 진짜 월급 코딱지만큼 주드라. 사람 그렇게 부려먹구.
지헌 : (미소) 대단해, 이 와중에도 월급인상을 요구하구.
은설 : (확 떨어지며) 그런 뜻은 아니었거든?
지헌 : (웃곤) 좋아, 지금 필요한 건 일단 노은설의 시간이겠군. 노은설 시간과 내 시간을 합쳐보지.
은설 : (무슨 말인가 보고)
#2. 서울 마트 (은설이 물건을 배송할)
마트 입구에 차 세워져있고.
은설, 짐을 카트 같은 것에 실어 안으로 나르는.
안으로 들어가면, 미리 옮겨진 물건들 옮기고 있는 지헌의 모습.
못마땅한 얼굴에 서툰 모습이지만, 은설 작게, 보이지 않게 피식하고.
이내 표정 없이 지헌의 옆에서 물건 나르는.
지헌 : 노은설 땜에 참 별일을 다해보는 거 같아.
은설 : (보지도 않고)
지헌 : 재벌 2,3세 중에 이렇게 힘든 일 해본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걸? 뭐, 나름 좀 자랑스러워.
은설 : 이보세요, 본부장님. 온갖 알바 전전해본 저로선 이보다 힘든 일 무지 많습니다. 어디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난 척은.
지헌 : (그 말에) 도대체 무슨 일까지 해본 거야?
은설 : 안해본 거 없다니깐.
지헌 : 제일 힘든 일이 뭐였었는데?
은설 : 제일 힘든 일은.. (생각하다가) 아무 것도 못하고 있을 때야. 아무 할 일 없을 때. (하고 간다)
지헌 : ...
#3. 마트 근처거리나 공원 벤치
지헌과 은설, 시원한 음료수 정도 마시며 살짝 떨어진 채 앉아있다.
지헌 : 가능한 빨리 재발령 낼게. 아니, 직접 모시러 갈게. 기다려.
은설 : (누그러들었지만, 선뜻 굽히긴 좀 자존심 상해서) 난 개점 안했어 아직.
지헌 : 아직이란 말의 다음은 곧, 이야. 곧 개점할 거야 노은설도.
은설 : (얄미워 째리는데 핸드폰 울리고 보면, 장비서다, 장비서님이 왜? 조금 놀라서, 그리고 감정 좋진 않아서)
웬일이세요, 장비서님이?
장비서 : (F) 노비서, 차지헌본이랑 같이 있다며? 김비서한테 다 들었어, 얼른 바꿔봐.
은설 : .. (말없이 지헌에게 내밀면)
지헌 : (?? 했다 받는) 스토커세요, 장비서님? 왜 노은설한테 전화까지 하면서 절 찾으시는대요?
(했다가) 네, 네. 아, 알았어요. (끊고) 꼰대가 또 쇼하고 있나봐.
은설 : .. (일어난다) 가, 나도 바빠.
지헌 : (잡아서 앉히고) 또 뭐가 바쁜데?
은설 : 모처럼 왔는데 친구들 얼굴은 보고 가야지.
지헌 : 그래, 잘 만나고 조심히 가. (하다 바로) 아니, 각자 볼일 보고 만나, 여기서.
은설 : 뭘 또 만나?
지헌 : 노은설 혼자 그 먼길 혼자 가게 두라구?
은설 : (쳇, 하듯) 운전이라도 대신 해줄 건가?
지헌 : 안타깝게도 1종 면헌 없어서. 그냥 동행해준단 거지.
은설 : (어이없다) 짐짝은 사양합니다, 서울서 시찰오신 본부장님. (하고 일어나면)
지헌 : (시계 시간 확인하고) 정확히 세시간 후, 올 때까지 기다릴게.
은설 : 그러든가 말든가. (난 안올거란 듯 가고, 그러나 돌아서자 보일 듯 말 듯 미소로)
지헌 : (씩 미소로 보다가 일어나 가고)
#4. 은설 트럭 + 커피숍 앞 도로
명란, 퇴근길이다. 알바생으로 보이는 사람 한둘과 인사하고 헤어지는데.
은설 : (짐짓 창밖에 손 탁 걸치고) 어이, 거기 이쁜 언니. (명란 입은 옷, 적당히 말하고, 줄무늬, 이런 식으로)
명란 : (뭐야, 하듯 보고 놀라서) 야아!
은설, 씩 웃고 내리면 명란, 달려오고. 이내 두 여자, 손 잡고 꺅꺅 방방 뛴다.
“뭐야, 연락도 없이”, “놀랬지, 칭구야?”하며.
#5. 나윤 아파트
나윤, 문 열며.
나윤 : 웬일이야 명란씨?
문 열면 드러나는 명란. 조금 더 문 젖혀지면 은설 짜잔 나타나고.
나윤 : 어머... 은설씨...?!
은설 : (씩) 잘 있었어?
나윤, 멍 했다가, 이내 은설씨! 와락 안고.
또 세 여자, 서로 껴안고 방방 뛰며 꺅꺅거리는.
나윤은 그예 우왕 울음 터뜨리며.
#6. 무원룸
무원의 책상에 쌓인 많은 기획안들, 결재 서류들.
무원, 결재안 하나 살피고 싸인하고 아직도 많은 서류들 좀 한숨 쉬는 기분으로 보는데.
양과장, 노크하고 들어온다.
무원 : (보면)
양과장 : (서류 한 장 내밀며) 노은설씨 발령지로 적합할만한 곳들이에요.
무원 : (받아서 보는데)
<인서트 - 16회 #55>
물류센터에서 몰래 숨던 지헌의 모습.
무원 : (결심한 듯) 양과장님 이렇게 수고하신 건 미안한데, 그냥 관둬야겠어요.
양과장 : 네?
무원 : 두 사람 문젠 두 사람이 알아서하게 하려구요. (웃으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만 끼어드는 게 낫겠죠?
양과장 : (웃으며) 네. (하고) 그나저나 이렇게 일이 많아서 어떡하세요?
무원 : 오늘부터 특근이에요. 하루 세시간 수면 목표구요. (웃으며 말하는데 키폰, 보면 회장실) 내가 받을게요. (수화기 들며)
#7. 회장실
숙희와 황관장, 앉아있다.
숙희 : 나 니 도움 필요 없어, 니 도움 없이 이 자리 앉았어. 그러니까 계열사구 뭐구 꿈도 꾸지마.
황관장 : (허) 내가 차오라버니 그렇게 안만들었음 이 자리 안비워졌구, 언니 못앉아있지 지금.
숙희 : 내가 부탁했니? 지가 좋아서 한 거지.
황관장 : 언니, 어떻게 이렇게 뻔뻔해? 세상에 공짜 없는 거 몰라?
숙희 : 그랬니? 몰랐다.
황관장 : (기막혀 째려보고)
숙희 : (받아서 째리는데)
무원, 들어오다가 그런 둘 보고, 인상 찌푸려지는.
무원 : 두 분 뭐하세요?
황관장 : (일어나 가며) 너 앞으로 우리 나윤이 만나지마. 꿈도 꾸지마.
숙희 : (질 새라) 그래, 너 나윤이 안돼! 나 걔 반대야!
황관장 : (허, 기막히고 열받아 나가고)
무원 : (황관장 나가자마자) 황관장님하고 어울리지 말라고 했잖아요.
숙희 : 걱정마, 지금 이 순간부로 절교했어.
무원 : (어이없어 앉으며) 왜 부르셨어요?
숙희 : 어, 김상무하고 강전무가 내 오른팔 왼팔로 나서주기로 했거든.
무원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숙희 : 이 자리 다질려면 준비 해야지.
무원 : 어머니?
숙희 : 너 이 동네 바꾸고 싶다며? 그럴려면 힘 있어야 된다? 힘없이 그걸 어떻게 해? 목적을 생각해. 끝이 좋으면 좋은 거란 말 몰라?
무원 : 맘대로 하세요. 단 저한테 뭐든 걸리심, 제가 어머니 내부고발해요. 회장님 처지 되고 싶으심 맘대로 하세요.
아, 그럼 또 그 자리 비겠네. 제가 앉을까요? 끝이 좋으면 좋은 건데 뭐 끝 안나는 그 끝, 제가 차지하죠.
숙희 : 어머 얘.
무원 : (짐짓 엄하게 보며)
#8. 병원 앞
지헌이 탄 택시 도착하고, 운듯한 얼굴의 장비서, 기다리고 있다가 얼른 간다.
장비서 : 왜 이제야 나타나? (하고, 미터기 확인) 택시비도 많이 나왔네? (하며 내는)
지헌 : 도대체 무슨 일이신데요?
장비서 : (울먹) 그게에...
#9. 차회장 병실
TV에 나오는 영화. (혹은 태블릿 PC에 나오는)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나오는 ‘버킷 리스트’ 보는 차회장.
그러면서 차회장, 애써 담담하려 하지만 축축한 눈으로 노트에 ‘차봉만의 버킷리스트’.
그 밑에 이미 항목들 적혀 있고 계속 적고 있는.
‘지헌이와 서로 등 밀어주기’, ‘지헌이와 여행가기’, ‘지헌이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 보기’,
‘내 자리 지헌이한테 물려주기’, ‘지헌이한테 자랑스러운 아버지 되기’, ‘지헌이랑 데이트하기’, ‘가족에게 손수 밥해주기’,
‘엄마, 업어주기’, ‘외로운 엄마 남자친구 만들어주기’, ‘장비서 장가보내기’, ‘장비서 노후대책 세워주기’,
‘자서전 쓰기’, ‘차봉만답게 안무서워하고 떠나기’ 등등 써 있고.
지금은 ‘숙희, 용서하기’를 어렵게 쓰고 있다. 글씨도 잘 안써진다.
간신히 쓰는가 싶더니 엑스표 죽죽 긋고. 그랬다가 다시 또 어렵게 적는...
(버킷리스트는 나중에 지헌이 따로 볼 것임으로, 이 씬에서 다 드러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10. VIP 병동 복도 정도
지헌이 김박사에게 얘기 듣고 있는.
장비서, 옆에 같이 듣는.
지헌 : 조직 검사요?
김박사 : 놀랄 건 없어, 물론 정확한 건 결과 나와 봐야 알겠지만 양성이래도 내 소견상 1기 정도야.
통증은 암이 아니라 협심증 때문이시구.
지헌 : (어쨌든 충격으로)
장비서 : (김박사 말 바로 이어 지헌에게) 회장님 충격이 아주 크셔.
김박사 : 엄살이 너무 심하신 거죠.
장비서 : 어쨌든 이 사실은 극빕니다 김박사님. (지헌 보며) 이 사실 밖에 알려지면, 회장님 힘 더 약해지실 거구
그럼 차본 처지 더 열악해질 거라구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셔.
지헌 : ...
장비서 : (이어서) 뭐 물론, 알려져 봤자 또 쇼한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란 계산도 있으시지만.
지헌 : (멍한 채 들으며)
#11. 차회장 병실
차회장은 없고 지헌, 들어오는.
어디 가셨나? 둘러보다가 침상에 있는 메모장 보고 들어서 본다.
버킷리스트 항목 넘겨보며 어이없고.. 피식 웃음 나고.. 또한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져서 마음 짠해지기도 하는데.
지헌 : (짐짓) 하여튼 유치하셔.. (하는데)
화장실 물소리 들리자 얼른 내려놓는 지헌.
차회장 : (지헌을 보자마자 울컥하지만, 감추려 괜히 버럭) 야 임마, 넌 내가 이 꼴이 됐는데, 노은설 고거랑 희희낙락하고 있어?!
내가 걔 만나지 말라 그랬어, 안그랬어?!
지헌 : 꼴이 뭐 어때서요? 고작 조직검사 받으시는 거 같구 엄살은.
차회장 : 시끄러, 임마! 이게 다 스트레스 때문이야. 나 이 꼴 난 것보다 너 본사 일 다 무원이한테 넘겨준 것 땜에
내가 얼마나 속 뒤집혔는 줄 알어?!
지헌 : (부러) 네, 다 저 때문이죠.
차회장 : 그래, 그러니까 제발 정신차리구 일 똑바루해서 니 자리 찾아. 노은설 고거다시 만날 생각 꿈에두 말구!
지헌 : 일 원하시는 대로 열심히 할게요. 단, 노은설 문젠.. 안되겠어요.
차회장 : 그러다 나 잘못되면?!
지헌 : .. 아버지, 잘못 안돼요.
차회장 : 그런다는 보장이 어딨어? 그럼 그때 너 어뜩할 거야. 더 이상 너 보호해줄 나 없으면, 어떡하냐구! 그 생각만 하면 내가..
(심장께 통증 느끼며)
지헌 : (좀 놀라서) 괜찮으세요?
차회장 : (됐단 듯 밀어내고, 통증 가라앉히며) 안그래도 너 못잡아먹어 안달인 인간들이 깔렸어.
그런 니가 보잘 거 없는 한낱 비서에, 내부고발자라고 소문까지 난 노은설을 만나봐. 너.. 진짜 설 자리 없어.
지헌 : ...
차회장 : 니가 물려받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쫓겨는 나지 말아야지. 내 회산데, 니가 내 아들인데.
지헌 : ...
차회장 : 부탁이다. 제발 정신차려. 너 이런 꼴 보고 잘못되면 나 눈도 못감아. 큰 거 안바랄게. 그냥 뺏긴 니 자리라도 찾아..
내가 너 생각하면 맘 편히 아프지도 못해 임마.
지헌 : (마음 아프다, 아파서 피식 웃고) 알았어요. 제가 막 멋져지는 거 되게 체질에 안맞는 놈인데, 할게요. 하면 되잖아요.
지금 추진중인 일 성과 올려서 당당히 이사회 승인 받고 제 자리 찾고, 그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
그런다고 맘 편히 아프진 마세요. 아버지 엄살 피는 거, 못봐드리겠으니까..
차회장 : (끄덕끄덕) 그래.. 고맙다.
지헌 : (막막하지만 씩 웃어 보이며) ...
#12. 나윤 아파트
세 여자, 모여 앉거나 눕거나 한 채 수다 중이다.
나윤 : 거긴 괜찮은 남자 없니? 지헌이 같은 거 빵 차버리구 거기서 골라봐.
은설 : (피식) 총각두 없다.
명란 : 근무환경 너무 열악한 거 아니야?
은설 : 내 말이. (하고) 그래서 댁은 무느님이랑 진전 있어?
나윤 : (급우울) 진작에 무원이 좋아할 걸. 솔직히 난 내가 진짜 이해 안가. 어떻게 무원일 두고 지헌이 같은 그런 애한테 목을 맸을까.
(동의 구하듯) 이해 가?
은설 : (듣기 안좋다, 슬쩍 소심히 째리곤 우연인 것처럼 나윤 손 살짝 치면)
나윤 : (먹던 과자나 치킨 같은 것 옷에 떨어뜨리고) 노은설씨?! (주워서 은설에게 던지면)
은설 : (피하며)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명란 : 이것들이, 어디 음식을 갖구! (치킨일 경우, 어디 치킨님을 갖구!)
나윤 : 이게 먼저 건들잖아.
은설 : 이게? 지금 이게랬어. (말 끝나기도 전에)
나윤 : (얼른 은설 입에 뭔가 집어넣어주는)
은설 : (짐짓 째리면서 슬쩍 별 관심 없는 듯) 근데 몇시야?
#13. 마트 근처 벤치
은설, 슬쩍 온다. 또 슬쩍 주변 둘러보고 시간 확인하고.
슬그머니 괜히 쭈뼛 스스로 민망해하며 벤치에 앉는.
은설 : (그랬다가, 벌떡) 존심 상해.
일어나 간다. 그러다가 다시 돌아오긴 하는데..
은설, 주변 살피고 어딘가 숨을만한 데 찾고 가서 숨는.
은설 : (스스로에게 변명하듯) 차지헌 하는 거 봐서.. 결정하면 돼..
그렇게 숨은 채 조금쯤 설레는 기분으로 지헌이 오나 안오나.
중간 중간 얼굴만 쏙 내민 채 휙휙 살피고 숨었다 쏙 내밀고하며.
#14. 병원 복도
지헌, 나오다가 막 들어오려는 장비서와 마주친다.
지헌 : 아, 장비서님. 저 아버지 차 좀 빌릴게요. 장비서님 핸드폰하고 비상금도 좀 꿔주시구요.
장비서 : 어? 어.. (좋진 않지만, 차 키, 지갑, 핸드폰 등 꺼내고) 핸드폰은 좀 그런데.. (하는데)
지헌 : (핸드폰 낚아채고, 지갑도 확 낚아채고 씩) 금방 고대로 돌려드릴게요. (하고 가는)
장비서 : (씨이, 울상) 아니 지갑을 통째로.. (하다) 근데 어디 가는데? 송여사님도 막 옷가지 챙겨서 오신다고 했는데..
지헌 : (그대로 가고)
#15. 차회장 차
지헌, 복잡한 얼굴로 운전 중이다. 그러다가 기어이 못참고 핸들 정도 퍽 치며. 그랬다가 피식..
#16. 마트 근처 벤치
숨어있던 곳에서 다리 아픈 듯 쪼그려 앉아 있던 은설. 시간 확인해 본다. 많이 흘렀다.
은설, 혼잣말.. “뭐 세 시간 후..?” 안되겠다, 열 받고 상처입어서 일어나 나온다.
은설, 그래도 잠시 서 있다가.. 홱 돌아서 가는데.
지헌의 차가 와서 서며. (거리 특성상 안되면, 지헌이 은설 뒤쪽으로 오며)
지헌 : (E) 어딜 튀려구?
은설 : (홱 돌아보면)
지헌 : (씩 웃으며 서있다)
은설 : (당황, 민망) 댁 기다린 거 아니야.
지헌 : 노은설도 이딴 식의 뻥을 치나?
은설 : 1분 전까진 기다린 거 맞는데, 지금은 아니거든. (가려는데)
지헌 : (뒤에서 안고) 기다려줘.
은설 : (뿌리치려며) 너 너무 늦었어.
지헌 : (안놔주며) 이왕 늦은 거 조금만 더 기다려주라.
은설 : (그 말에 이상해서 손 떼어내고 돌아본다)
지헌 : 그래줄 거지?
은설 : .. 지금, 기다려달란 말 하려구.. 기다리라고 했던 거야?
지헌 : 꼰대가 좀 아파.
은설 : (화나서 부러) 왜, 구급차에 또 실려 가시기라도 하셨어?
지헌 : (미소로) 응, 그랬어.
은설 : (농담인가 진담인가 모르겠어서) 뭐야, 똑바로 말해.
지헌 : 아들 노릇 해야 한다고 말했었잖아. 조금만 더 하고 갈게.
은설 : (보고)
지헌 : 오랜 안거릴 거야.
은설 : 싫어! 안기다릴 거야. 문 닫쟀다 열쟀다 또 기다리라는 널 내가 왜 기다려? 변덕 죽 끓는 널 어떻게 믿어?
지헌 : 노은설은 곧 돌아가겠단 날 안믿어도, 난 노은설이 날 기다려줄 거란 거 믿어.
은설 : 말장난하지 말랬지. (하는데)
지헌 : (안는)
은설 : (밀어내려는데)
지헌 : (미리 떨어지고, 이번엔 뽀뽀할 듯 다가가면)
은설 : (흠칫, 몸 뒤로 밀리면)
지헌 : (씩) 좋아, 지금 못한 것들은 다 킵해놓지, 다음에 해.
은설 : (어이없으면서도 걱정으로) 무슨 일인데? 무슨 일 있는 거야?
지헌 : (씩) 안되겠다, 지금 하자. (하며 안는)
은설 : 안떨어져? (하면서도 저항하지 않은 채, 걱정이 일며) ...
지헌 : 알았어, 떨어질게. (하면서 여전히 안은 채)
은설 : 빨랑 떨어져.
지헌 : 응, 알았어.
말만 그렇게 하며 두 사람, 안은 채...
#17. 차회장 병실
차회장, 잠들어있다.
지헌, 들어온다. 보면, 차회장 눈가에 눈물자국 있는.
지헌, 피식 웃고... 잠든 차회장 손 살짝 잡아주며.
#18. 트럭
은설, 한산한 밤도로를 달린다.
은설의 눈에 살짝 물기가 어린 듯도 하다. F.O.
#19. 은설집 하숙방 (시간경과 느낌)
은설, 엎드려 다이어리 쓰고 있다.
은설 : (E) 기다리지 않겠다고 선언해놓곤, 차지헌을 기다린지, 오늘로서 꼭 11일 째..
은설, 쓰다가 말고 핸드폰을 들어 검색해본다. 차지헌, 누르려지만 누르지 못하겠는..
#20. 물류센터 (다른 날)
은설, 물건 나르다가 문득 어떤 느낌에 확 돌아본다.
입구 쪽, 은설을 지켜보던 지헌이 막 사라진다. 마치 은설의 시선을 피해 숨듯.
(참고로 실제의 지헌이나, 은설에겐 실제인지 환영인지 헷갈리는)
은설, 부러 모른 척하고 일에 집중하지만 안되는데.
빈 박스 정도를 밖으로 옮긴단 핑계로 나가서 보면. 지헌은 흔적도 없다.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은설, 박스 거칠게 던지듯 놓고 서 있다가 다시 돌아가 묵묵히, 더 열심히 일하며.
#21. 바닷가 (다른 날)
지헌과 은설이 마주 서있다.
은설 : (불시에 퍽 주먹 날리며) 한달 넘게 전화한통 없다, 이렇게 불쑥 나타나서 뭘 어쩌잔 거야, 이 나쁜 자식아!
지헌 : (헉, 턱 돌아간 채) 말했잖아, 기다려줄 거라고 믿었다구.
은설 : (흥) 믿어도 너무 믿었지!
하고 뒷걸음 쳐 조금 물러났다가 확 달려가고.
지헌, “잠깐, 이성을 되찾아, 노은설” 말 마치기도 전에 은설, 날아서 지헌의 턱에 킥을 먹이고.
지헌, 턱이 확 하늘 향해 꺾이고 휘청.
은설, 그런 지헌에게 헤드락을 걸거나 확 매쳐 엎거나 주먹을 날리거나 중 아무거나 하며 말하는,
은설 : 너만 인내심 없는 줄 아니?! 내가 그동안 좀 있는 척했는데, 사실 나도 별루 없거든?! 쥐뿔도 없는 인내심으로 기다리느라
내가 얼마나 늙었는지 알아?! 안보여, 눈가 자글자글해진 거, 이 자식아?!
지헌 : (겁먹었다) 왜 이래, 노은설?! 폭력은 그 어떤 순간에도 옳지 않아. (하는데)
은설, 그래도 화가 안풀린다. 빈 캔이 눈에 띈다.
훗, 주워서 확 날라 차고 지헌에게 명중시키고.
지헌, 확 무너지고.
그 앞에 씩씩대며 서있던 은설에게 카메라 들어가다 빠지고 나와 보면 그런 은설 앞, 텅 비어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바닷가. 은설, 혼자만 있는.
은설 : (피식 쓰게 웃는) 이젠 아주 미쳐가는구나.
은설, 자조적으로 한숨 삼키고 피식 웃으며 홀로 걸어간다. 그런 위로,
은설 : (E)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할 무렵.. TV와 신문에 차지헌이 나타났다.
#22. 기자회견장 (어느 호텔 룸 정도, 너무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의)
플랜카드 적당히 붙어있고. (제작사 문의)
제품 관련 사진이나 자료들, 적당히 배치되어 있고.
지헌, 기자들 앞에서 제품 설명 중이다.
지헌 :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CEO는 태블릿 PC로 언제 어디서나 기업 ERP에 대한 전반적 내용과 결재, 관리, 운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21세기 모바일 서비스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3. 하숙집 (다른 날)
위의 지헌 런칭 때의 사진이 실린 신문. (기자회견 사진이 힘들다면, 어쨌든 지헌의 얼굴이 실린)
은설, 보며.. 지헌의 사진에 낙서하는. 못나게 이것저것. 분풀이 하듯.
은설 : (그러면서, 쳇) 남행열차 불러주지 말 걸.. 이젠 말도 되게 잘하네..
#24. 물류센터 (다른 날)
은설, 물류센터 직원들에게 꾸뻑 인사하고 있다.
은설 : 죄송합니다, 오래 버티겠다고 해놓구 이렇게 관둬서요.
직원1 : 아니야, 노은설씨 제대로 버텼어.
직원2 : 아쉽긴 하다. 그냥 관두지마.
은설 : (미안해서 웃고) 그럼 저도 좋겠는데, 계속 이렇게 머물러 있을까봐요. 안기다리려구요 저.
직원2 : 응?
은설 : (웃고) 다들 감사했습니다. 건강하세요. (꾸뻑하며)
#25. 서울 어느 도로
은설, 치킨 배달 오토바이 타고 달리고 있다. 어느 건물에 도착해 들어가려다가 빙고! 보는.
벽에 붙어있는 구인공고.
은설, 얼른 볼펜 꺼내 손바닥에 지원요강, 연락처 등등 메모하고 올라간다. 그런 위로,
은설 : (E) 차지헌을 기다린지 3. 5개월, 차지헌을 기다리지 않은지 0.7개월 째,
#26. 어느 면접장
큰 사무실 아니고, 작은 영세업체 정도의 느낌의 사무실.
은설, 면접 보는 중이다.
면접관은 한명, 많으면 두 명 정도.
은설 : (면접관에게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경력직 모집에 응시한 노은설입니다.
그런 위로,
은설 : (E, 윗씬 이어서) 나는 이렇게 88만원 세대로 돌아와 있다.
#27. 무원룸
무원, 막 직원에게 결재서류 사인해주며.
무원 : 아무리 중국이 글로벌 유통 포화 상태라 해도 가장 주력해야할 해외마켓 중 하나란 거 잊지 마시고
꾸준히 시장 체크 해야 합니다.
직원 : 네, 차전무님.
무원 : 아, 그리고 협력사 자금지원 강화 방안 말이에요. (하는데 핸드폰 울리는) 잠시만요.
(보는데 나윤이다. 그제야 무원, 아 약속 까먹었다, 난감한 얼굴로)
#28. 레스토랑 혹은 카페
나윤, 열 받은 얼굴로 앉아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일어나는데,
무원, 들어오며 미안한 얼굴로 나윤, 잡는.
무원 : 미안, 일이 많아서 늦었어.
나윤 : (노려보면)
무원 : (미안한 미소로) 화 풀고 일단 앉자. (하며 나윤 어깨 잡아 앉히는)
나윤 : (노려보면서도 앉긴 하는) 나, 한 시간이나 기다렸어. 아니?
무원 : (앉고) 진짜 미안. 근데 정말 정신없었어.
나윤 : 그렇다고 기다리란 전화 한통 못해? 전무 됐다고 뻐기니? 나도 전무야, 서전무. 잘난 척하지마, 차전무.
무원 : 그러게 안될 거 같다 그랬잖아, 서전무. 왜 빡빡 우겨서 약속을 잡아?
나윤 : 차전무 너 지금 내 탓하는 거니?
무원 : 그게 아니라, 요즘 나 정말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바빠. 여러번 설명했잖아, 서전무.
나윤 : (씨이) 그만해. 나 장난하는 거 아니야. 도대체 난 너한테 뭐니? 니 일 반의반은 되니?
무원 : 대꾸할 가치 없는 질문이니까 패스할게. (하고) 배고프지, 뭐 먹을래?
나윤 : 불리하면 맨날 패스야. (째리고, 메뉴 고르는)
무원 : (피식 웃고, 메뉴 보며) 노은설씬 어때, 괜찮게 지내?
나윤 : 몰라, 도대체 지헌이 걔 뭐니?
무원 : 뭐.. 생각이 있겠지. (하는데 전화 오는) 잠깐만. (하고 받는) 네. (했다가, 일어로) 아, 그렇잖아도 연락 기다렸습니다.
네, 보내주신 자료는 확인했구요. (미안한 얼굴로 나윤에게, 입모양으로, 미안 중요한 전화라서, 하고 일어로)
그런데 우리 쪽 계산하고 좀 틀린 부분이 있더라구요. 네. 글쎄요, 과다산정됐다가 우리 측 판단입니다.
나윤 : (그런 사이, 또 시작이구나 싶어 보며) ...
#29. 레스토랑 앞
나윤, 화난 얼굴로 나온다.
무원이 급히 따라와 나윤을 잡는다.
무원 : 이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나윤 : (돌아보며) 너 이런 거 한 두 번 아니야.
무원 : 미안해, 앞으로 주의할게. 근데/ (대화하는 순간 동시에 무원 핸드폰 또 울리고)
나윤 : (OL) 아니, 그럴 거 없어. 나 정말 너한테 아무것도 아니구 방해만 되는 거 같아.
무원 : (OL, 핸드폰 벨 소리 안나게 처리하며) 그런 거(아니야)/
나윤 : (OL) 이렇게 스토커처럼 졸졸 쫓아다니구 간신히 애원해서 만나는 거 나두 질렸어.
무원 : 당분간이야, 이러는 거.
나윤 : 아니, 중요한 건 마음이야. 근데 넌 진짜루 나한테 마음이 없는 거 같아. 니 마음은 도대체가 진전이 없어.
무원 : (뭐라 말하고 싶지만 갑갑한데, 또 핸드폰 울리는)
나윤 : 됐어, 받아. (하고 가는)
무원 : (이런 모든 상황이 역시 화가 나듯, 잡지 않은 채, 핸드폰도 받지 않은 채 꾸욱 쥐고서) ...
#30. 갤러리
황관장과 박상무, 마주 앉아있다.
박상무 얼굴, 역시나 눈에 띄게 초췌하다.
황관장 : 왜 이래요, 박상무? 나 할 도리 다 했어요. 감방 빼달랬다 넣어달랬다, 그 변덕 다 들어줬잖아요. 뭘 더하란 거야 진짜?
박상무 : 이러시면 안돼죠. 전 지금 회장님 따라 회살 나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것도 모른 채 말라가고 있거든요. 제 얼굴 안보이세요?
황관장 : (안됐긴 하지만) 아, 몰라요. 이번 일로 난 이득본 거 하나 없어요. 혼자서 이득 본 숙희 언니한테 가서 따져요.
박상무 : 신사장님은 자긴 책임 없다, 일 벌린 당사자한테 가라, 그러세요. 도대체 전 어디로 가야하는 건데요, 네?
와이프 외국서 사고 쳤다구 돈 송금해라 난린데, 그렇게 쌍으로 입을 닦으심 전 어쩌라구요?! 저 불쌍한 기러기 아빠예요.
황관장 : 아, 난 할만큼 했다니까. 그리고 한번만 더 대놓구 찾아와 봐요? 남 눈 무서운 것도 모르고 기막혀서.
(하고 경호원들에게 눈짓)
경호원들, 와서 박상무 끌고 가는.
박상무, “황관장님, 이러시면 안돼죠, 벌 받습니다, 하늘이 안무서우세요?!” 등등하며 끌려가고.
나윤, 우울한 얼굴로 들어오다가 그런 박상무 보고.
나윤 : 뭐예요, 엄마?
황관장 : (시침) 암 것도 아니야.
나윤 : (또 무슨 일 벌이는 건가, 미심쩍은 눈으로 보면)
황관장 : (괜히 화내듯 말 돌리는) 뭘 그렇게 봐?! (하고) 할 얘기 있어. 앉아봐, 얼른.
#31. 갤러리 앞
경호원들에게 내동댕이 쳐지듯한 박상무. 경호원들 들어가자 몸 탁탁 털어내며 씨이.
박상무 : 내가 이대로 곱게 당할 줄만 알어, 내가 누군 줄 알구?! 나 물귀신이야, 이 여편네들아!
씩씩대며, 째리며, 걸어가는.
#32. 갤러리
나윤과 황관장, 서로 노려보듯 앉아있다.
황관장 : 왜 그렇게 말을 안들어 쳐먹니? 무원인 안된다고 했잖아.
나윤 : (좋지 않은 얼굴로)
황관장 : 엄마 말 듣고 선봐. 자꾸 이렇게 엇나감, 니 그 아파트 갈아엎어버린다?!
나윤 : 알았어요.
황관장 : (어머) 진짜 갈아엎으란 거야?
나윤 : 그게 아니라.. 엄마 말 알았다구요.
황관장 : (되려 놀라서) 어? 그럼 무원이 관두고 정말 선 볼 거야?
나윤 : (그렁해지려는 거 참으려며) .. 네. 그러려구요.
황관장 : 그래, 잘생각했다. (좋으면서도 궁금) 근데 갑자기 왜 이러는데? 응?
#33. 나윤 아파트
나윤, 티슈로 눈물 닦아내며 엉엉 울고 있다. “차무원 이 나쁜 놈” 하며.
은설과 명란, 어쩌지도 못한 채.. 안쓰럽게 보고 있는. 그저 나윤이 티슈 다 쓰면, 뽑아 건네주며...
나윤 : (그렇게 울다가) 오늘 자구 가. 자구 가줄 거지? 응?
은/명 : (끄덕끄떡하고, 어, 대답하거나하며)
#34. 동 잠시 후
잠을 청하고 누운 세 여자. 다들 잠든 척하고 있으나 잠 못든.
나윤 : 노은설씨, 자?
은설 : 아니.
나윤 : .. 내가 정말 무원이랑 끝낼 수 있을까...?
은설 : (고개 돌려 보며, 웃어 보이며) 아니.
나윤 : (피 째리듯 하고) 지헌인.. (하다) 관심 끊었댔지?
은설 : ...
나윤 : 걘 나한테두 연락 없다? 하긴, 나한테 할 일이 없지.
은설 : ...
나윤 : 근데.. 정말 관심 끊었어?
은설 : ....... 아니..
나윤 : ... (모로 돌아누워서 팔 뻗어 은설을 안 듯)
은설 : (픽 웃고, 발을 뒤로 좀 뻗어 발로 안아주듯)
명란 : (잠든 듯 했으나, 속으로 안타까운 맘에 한숨 삼키고)
그렇게 누운 세 여자.
#35. 치킨집 앞 (다른 날)
막 가게 앞에 도착해 오토바이에서 내린 은설, 가게로 들어가려는데 핸드폰 온다.
은설 : (받는) 네. (사이) 제가 노은설인데요? (좀 놀라) 네? 누구시라구요?
#36. 카페
은설과 헤드헌터 마주앉아있는.
은설, 헤드헌터의 명함을 요리조리 살핀다.
은설 :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쏘아보며) 진짜루 헤드헌터시라구요? 절 헤드헌팅 하시겠다구요?
헤드 : 몇 번을 물어보셨는지 알려드릴까요?
은설 : 죄송한데요, 세상이 절 이렇게 만들어서요. 근데 도대체 왜요, 뭘 보구 절 스카웃하겠다는 건데요?
납득 가는 이유 못대심, 취업사기 간주합니다.
헤드 : (뭐야 싶지만) DN 차지헌 본부장 비서였다면서요. 이 바닥에서 아주 이상하고 까다롭기로 악명 좀 있는 사람인데,
그 사람 버텨냈잖아요. 그거 아주 쳐주거든요.
은설 : (그 말에 좀 수긍 간다) 그렇긴 하죠. 제가 그 인간을(하다) 그 분을 버티긴 버텨냈거든요.
(하고 화색) 알아주는 사람이 있긴 있구나... (하고) 의심해서 죄송했습니다.
#37. DN 백화점 앞 (다른 날)
은설, 헤드헌터 따라 걸어오며 갸우뚱.
은설 : DN 백화점이라곤 말씀 안하셨잖아요.
헤드 : (대수롭지 않게) 했는데요? (하고 가는)
은설 : (뭔가 수상한 느낌으로 따라가며)
#38. 백화점 사무실 층
은설, 헤드헌터와 걸어가며 번쩍! 생각나며.
은설 : (알았단 듯) 차무원 본부장님이시죠, 그쵸?!
헤드 : 아니요, 그 분은 본사 전반적인 거 담당하시잖아요.
은설 : (그럼 뭐지 싶은, 약간의 설마도 있지만, 말 그대로 설마인 심정으로)
#39. 백화점 내 임원 사무실
은설, 들어서면 책상 의자 돌려져 있고 의자에 앉은 지헌, 몸 깊숙이 묻어져 은설에겐 뒷모습도 잘 보이지 않는.
은설 : .. (꾸뻑) 안녕하세요? 노은설입니다.
지헌 : (대꾸 없이) ...
은설 : (뭐야 싶지만) 저기.. 절 스카웃하시고 싶으시다고 해서 왔는데요.
지헌 : (비로소 의자 천천히 돌리기 시작하면)
은설 : (미처 보기도 전에) 처음 뵙겠습니다. (꾸뻑 하는데)
지헌 : (의자 돌려 앉으며 씩) 글쎄, 우리가 처음은 아니지?
은설 : (고개 들다가) ...!!! (마저 들어보면)
어딘가 좀 더 남자다워진 듯한 지헌, 은설을 향해 웃고 있다.
은설 : (멍한데)
지헌 : 보고 싶었어, 노은설. (씩 웃고 일어나 다가가려는데)
은설 : (멍하다, 지헌이 움직이자 정신 든 듯 가방을 던져버린다)
지헌 : (확 받고 또 씩 다가오며) 고마워, 바람 안피고 잘 기다려줘서.
은설 : (점점 그렁해지며) 그래, 기다렸다. 주먹이라두 한 대 날리고 쫑내자, 눈물나게 이 날을 기다렸다 이 자식아!
(하며 주먹 날리는데)
지헌 : (예상했단 듯 몸 뒤로 해 피하며) 그 동안은 일부러 맞아준 거야. 내가 꼰대한테 맞은 경력이 얼만데 이 정도 못피하고(순간)
은설 : (퍽 발 뻗고)
지헌 : (얼른 피하지만, 그래도 살짝은 맞았다) 제대로 맞았음 내장 터졌겠어, 노은설. (하는 순간)
은설 : (지헌의 멱살 확 잡고 끌어당겨서, 그 바람에 얼굴 가까워진) 사람을 갖고 놀아두 어떻게.. 야.. 돈 있구 힘 있으니까
이렇게 갖고 노냐?! 근데 너 사람 잘못 골랐다. 나는 당한만큼 갚아주자 주의거든.
지헌 : (그러건 말건 미소로 보고 있는)
은설 : (말하다가) 어쭈, 웃어? (확 이마 받으려는데)
지헌 : (확 피하고) 참신성이 떨어지잖아. 머리통 한두번 박나 노은설이?
은설 : (우씨, 싶어 멱살 더 끌어당기는데)
지헌 : (더 가까워져 미소로, 그렁한 은설 눈가 보며) 미안해, 노은설.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은설 : ... 그래, 오래 걸렸어. 그 덕에 내 머리통엔 너 따위 없어 이젠. (확 밀치고 나간다. 그러다 다시 돌아와 가방 주워들고 가는)
지헌 : (피식 보다가 따라 나가고)
#40. 백화점
은설, 사무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고.
지헌, 이내 은설 따라가는. 가다가 직원이 인사하면 지헌, 받아주며.
은설, 엘리베이터 앞에 서지만 아직 서려면 많이 남았고.
지헌, 은설 옆에 와서 서면.
은설, 피해서 계단으로 가는. 지헌, 보다가 따라가고.
#41. 백화점 계단
은설, 내려가고 지헌, 좀 더 빠르게 내려와 계단참에서 막아서는.
은설, 피하면 지헌, 막고.
은설, 꾹 참고 또 피하면 지헌, 막는. 은설, 또 피하려는데.
지헌 : (은설의 얼굴 양 손으로 잡아 고정시키는)
은설 : (노려보며, 양볼 눌린 채) 진짜루 팬다?
지헌 : 꼰대가 아팠어.
은설 : ..?! 근데?
지헌 : 뭐 심각히 아픈 건 아니었는데 워낙 엄살이 심해서, 꼰대 기분 좀 맞춰주고 일도 좀 하구 그러다보니까 늦은 거야.
은설 : 그래서, 괜찮으셔 회장님은?
지헌 : 너무 괜찮아서 문제야.
은설 : .. (지헌의 손을 들어서 살핀다) 멀쩡하네 손가락. (홱 손 집어던지듯)
지헌 : 꼰대랑 약속한 게 있어서 전화 못했어. 대신 몰래몰래 가끔 훔쳐보긴 했었는데, 눈치 빠른 노은설한테 들킬 뻔두 하구.
은설 : (그래도 화 안풀려 노려보듯 보는데)
지헌 : 이유가 너무 부실한가? 영 화가 안풀려?
은설 : 이유는.. 정 이해안가는 건 아니야.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싶어, 근데.
지헌 : 근데 화는 안풀려?
은설 : 안풀려. 그 동안 오만가지 상상하면서, 열받았다 걱정했다 열받았다 걱정했다했던 내가 너무 불쌍하구,
그 시간들이 억울해서라도 난 너 이렇게 못받아들여. 문 꽁꽁 닫혔어!
지헌 : .. 알겠어.
은설 : (그 말에, 오히려 당황스런) 알겠어..?
지헌 : (끄덕) 노은설 뜻 잘 알았어. 어떻게 할지 생각해볼게.
은설 : ...
지헌 : (보고 있고)
은설 : .. 알았음 비켜.
지헌 : (비켜준다)
은설 : (내려가고)
지헌 : (보며) ..
#42. 백화점 앞
은설, 나온다.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다가.. 멈춰서 돌아보는.
은설 : (홱 돌아보고) 잡지도 않는다? 와 뭐 저런.. (도로 홱 돌아서 열받지만 흥, 그러든 말든 신경끄자, 오기로 씩씩하게 걸어가고)
#43. 김박사 진료실
차회장과 김박사 앉아있다. 검진 온 상황.
김박사 : 예후가 아주 좋아요. 걱정할 거 하나 없습니다. 1기 A에 수술한 거, 진짜 천운인 줄만 아세요.
차회장 : 김박사, 거짓말 치는 거 진짜 아니죠, 그쵸? 그랬다간 그냥(하는데)
김박사 : (OL) 아, 적당히 하셔야지. 거짓말탐지기 테스트라도 해요?
차회장 : 그러란 게 아니라.. (하다) 건 그렇구, 어쨌든 내가 암환잔데, 그 사회봉사 명령 진단서 떼면 어떻게 취소해주지 않을까.
김박사 : 뻔히 안되는 거 아시면서. 그냥 운동 삼아 한다 생각하고 하세요. 그게 건강에 더 좋습니다.
차회장 : (침울해져서) ...
#44. 차회장 차
차회장, 타 있고 조수석엔 장비서.
차회장 : (수술 전에 썼던 버킷리스트 메모 본다) 죽다 살아난 거나 마찬가진데.. 실천을 해야겠어.
(하고 장비서 장가보내기, 보며) 장비서, 이상형이 어떻게 되나?
장비서 : (뜬금없어) 네? 제 이상형이요?
차회장 : 장비서도 한번 갔다 왔지? 내 돌싱으로 알아볼게.
장비서 : 네?
차회장 : (대꾸 않고 넘겨보는데, 엄마 업어주기 보이는)
#45. 차회장 정원
차회장, 들어오는데 정원일 하는 송여사 보인다.
차회장, 그 모습 새삼 감사로 보며.
차회장 : (송여사에게 다가가며) 엄마?
송여사 : (보고) 김박사 뭐래? 다 좋대지?
차회장 : 그럼 누구 아들인데 다 좋지.
송여사 : 그래야지. (하고 집 쪽으로 들어가는데)
차회장 : (앞에 등 대고) 엄마, 업혀요.
송여사 : (당황해서) 뭐?
차회장 : (재촉하듯 등 대고) 업히라니까.
송여사 : 아, 왜 이래 이 눔아? (등짝 때리는데)
차회장 : 아, 좀 그냥 업혀 봐요. (하며 업고)
송여사 : (어어, 업히며) 아, 왜 이래?! 미쳤나 이 눔이!
차회장 : (그러건 말건 업고 가며) 좋으면 그냥 좋다 그래.
송여사 : 좋긴 뭐가 좋아, 아 어지러. (그러면서도 나쁘지 않은데)
차회장, 뭉클한 기분으로 송여사 업고 들어가며.
#46. 지헌룸
지헌, 오랜만에 방에 온. 살짝 기분이 뭉클하기도 하고 그런데...
무원 : (자료 들어 들어오며) 왜, 오랜만에 와보니까 막 감격스러?
지헌 : (피식) 짜증나, 먼지가 너무 많잖아. 하여튼 김비서 저 자식은 청소 좀 해놓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어, 확 갈아치워야겠어.
무원 : (의중 알겠어 피식 웃음나지만 모른 척 하고, 서류 책상에 홱 던지듯 놓으며) 업데이트할 자료들이야.
지헌 : 이딴 거 안줘도 되는데.
무원 : 도무지 감사를 몰라. (집어 들며) 그럼 도로 갖구 가?
지헌 : (씩, 서류 잡고)
무원 : (픽 하고) 너 돌아오는데 내 힘 컸어. 그것만 잊지 마라. (하고 가려는데)
지헌 : 내가 실적을 냈으니까 가능했던 거지.
무원 : 것만으론 불가능했어. 그 정도로 대단한 실적은 아니야, 너.
지헌 : 그래? 그럼 너 실수한 거야. 이제부터 나한테 막 밀릴지 모르거든.
무원 : (짐짓 한심해서) 여자 문제 하나 해결 못하는 놈이 무슨. (하고 나가면)
지헌 : 야, 그런 넌!
무원 : (나가고)
지헌 : (쳇, 보다가 서류 들춰보며)
#47. 숙희 차
숙희와 무원, 뒷좌석에 앉아 있다.
숙희, 서류 보고 있고 무원은 서류 손에 든 채 잠시 피곤한 듯 살짝 눈 붙이고 있는.
숙희 : (문득 그런 무원 보고) 세상에, 피곤했구나 아들. 어제도 못잔 거야?
무원 : (눈 뜨며) 적당히 눈 붙였어요. 걱정마세요.
숙희 : 너 근데 요즘 나윤이 안만나는 거 맞지?
무원 : 어머니, 그건 제가 알아서 할 문제란 생각 안드세요?
숙희 : 너 황관장 싫어하잖아. 그런 장모 얻고 싶니?
무원 : (그건 그래서) ..
숙희 : 그리구 나윤이 걔도 지조 없어. 지 엄마 시킨다구 쏠랑 선이나 보러 나가구.
뭐 차라리 잘된 거야. 그렇게 생각해 아들도. (하는데)
무원 : 나윤이가 뭐를 해요?
숙희 : 황관장 고게 유치하게 문자 보냈드라. 오늘 우리 딸 선본다, 그러구.
무원 : .. (무시하려지만, 무시가 안된다) 미팅 혼자 하세요.
숙희 : 어?
무원 : 저 없이도 혼자 하는 버릇 들이셔야죠. (하고, 기사에게) 좀 세워주세요.
숙희 : 왜? (했다가) 얘, 너 뭐할라구?
그러는 새 차 서고, 무원, 숙희가 “얘, 아들, 어디 가게?” 잡지만. 무원, 내려서 가며.
#48. 호텔 식당 룸
나윤, 선보고 있다.
나윤, 얼굴 불쾌한 얼굴로 우아하게 칼질 중인.
남자 : DN 사촌형제들하고 썸씽은 저도 소문 들어 알고 있어요.
나윤 : (뭐야, 싶어 칼질 삑사리 나지만 가다듬고 다시 조용히 칼질하고 우아하게 스테이크 포크로 찍어 먹는)
남자 : 부모님은 아무래도 우려가 있으시지만, 전 또 그런데 의외로 쿨하거든요. 세간의 평판 같은데 별루 안휘둘립니다.
나윤 : 제가 알기론 그 쪽 부모님이 어렵게 어렵게 이 자리 마련한 걸로 아는데요?
나윤, 열받는. 안타깝게도 내가 지금은 교육의 힘 따위 개나줘버려서. 하며 상대하는.
어떻게든 나 잡아서 재계 50위 권이라도 들어보려구 그런 속셈인 거 몰라? 어디서 나쁜 남자 흉내야, 주제에.
#49. 호텔 복도
남자 열받아 쫓아와 나윤 잡는데 무원 멋지게 막고 나윤에게 버럭버럭 화내는.
짐짓. 조련한다. 알아썽? 다시 또 이럴 거야? 무단 가출하던 정신은 어디갔어?
#50. 호텔 라운지 정도
무원, 나윤.
#52. 치킨집
지헌 오고. 은설, 놔요, 나 닭 튀겨야돼요. 같이 튀겨버리기 전에.
손님에게 혹은 주인에게 혼나고 있는 은설, 끌고 간다. 손해배상하고 멋진.
#53. 몽타쥬
- 가게 앞 (#52 같은 날)
은설, 지헌.
- 은설집 앞 (다른 날)
면접 보러 가는 은설. 지헌, 와서 다시 스카웃 제안.
- 어느 건물 앞 (다른 날)
면접 보고, 면접증 달고 나오다.. 속상해서 확 떼어내는 은설.
그 앞에 지헌 차. 창문 열고, 다시 스카웃 제안. 월급 10%씩 올리는.
지헌, 은설에게 제안. 다시 비서로 와달라. 파격월급인상. (몽타쥬 여러번 갈 수도)
- 은설에게 삼고초려하는/
#54. 은설집
은설과 명란, 누워서..
은설 : 내가 그냥 끝까지 웃기시네, 멋지게 발로 뻥 까주고 싶은데..
명란 : 근데?
은설 : 먹고 사는 게 참.. 그래. 도저히 멋있게 존심 세우면서 살 수가 없게 만들어. (하고 보며) 이거는 뭔가 사회구조가 잘못된 거야.
왜 나 같은 청년실업잔 만들어서 자존심이구 신념이구 다 개나 주게 하냐구, 왜 사람 구질스럽게 만드냐구. 안그래?
명란 : (픽 보며) 사설이 쓸 데 없이 길다.
은설 : 뭐가?
명란 : (팔꿈치로 퍽 치며) 솔직해도 괜찮아. 좋잖아, 이렇게라도 본부장군이랑 다시 붙게 된 거.
은설 : 붙긴 뭘 붙어?! 안붙었구 안붙을 거거든?!
명란 : 괜찮아, 내숭은 연애의 필수코스야.
은설 : (좀 찔리긴 하지만, 이게, 괜히 명란을 덮치며, 뭔가 레슬링 기술 걸지만)
명란 : (이내 제압하며)
#55. 차회장 정원
차회장과 지헌, 앉아있다.
지헌 : 나중에 아시고 딴 소리 하실까봐 보고는 드려야겠다 해서 말씀드리는 거예요. 저 노은설, 다시 비서로 들입니다.
차회장 : 야 임마, 잘하다 왜 또 삑사리가 나?
지헌 : (씩) 그죠, 아버지도 인정하신 거죠. 저 잘했다구. 아, 그랬음 상이 있어야지. 당근도 줘야, (하다) 당근은 싫고 사탕을 주셔야
저도 뭐 보람이 있죠. 아버지 시키는 대로 죽어라 일했는데 얻는 게 있어야할 게 아니에요, 저두.
차회장 : 사탕 줄게. 노은설 빼고, 다 줄게.
지헌 : 노은설 빼곤 다 별룬데요?
차회장 : 얌마?! (하다 안되겠어, 가슴께 짐짓 잡으며 엄살 펴보는데)
지헌 : 엄살 안통하세요. (하고) 저 본사 다시 돌아가면 분명히 다시 생각해보겠다 그러셨잖아요.
차회장 : (시선 피하며) .. 원래 화장실 들어갈 때 나올 때 다른 게 사람이야, 몰라?
지헌 : 아 그렇죠, 그럼 저도 아버지처럼 입 싹 씻고 마음 돌려먹어야겠네. (일어나며) 일이구 뭐구 다 때려쳐야겠네.
차회장 : (씨이 보다가) 알았어 임마, 단 조건이 있어.
지헌 : (돌아보고) 조건 참 좋아하셔.
차회장 : 무원이 이기구, 내 복귀 도와.
지헌 : (보고)
차회장 : 그리고, 비서로서만이야. 그 이상은 안돼 아직, 알았어?!
지헌 : (픽) 봐서요. (들어가고)
차회장 : 얌마, 보긴 뭘 봐?! 야 임마!
지헌 : (그러건 말건 들어가고)
차회장 : (아우, 열받으면서도 나쁘지 않은) 저 놈이 배짱이 생기긴 했어.. (살짝 흡족해져서)
#56. 은설집 앞
지헌 기다리고 있고 은설 결국 허락, 합의하고 비서보스가 되기로.
#57. 어느 거리
차회장. 거리 봉사. 문득 지나가는 날라리들 보고 오오 그리운. 은설 생각.
날라리들, 뭘꼬라봐요 아저씨? 차회장은 사람 좋게 보는 건데.
차회장, 안돼 독하게 마음먹어야지. 흔들릴 때마다 그걸 생각해.
<인서트> 노봉만. 법원 앞.
#58. DN 건물 앞
은설, 와서 선다. 다시 이곳에 출근하는구나 두려우면서도 벅차오르는.
목에 걸린 사원증, 힘을 얻듯 힘차게 잡아보곤 들어가는.
#59. 비서실
은설, 들어온다.
은설 : (씩씩하게 인사하며) 또 뵙겠습니다, 선배님들. 잘 부탁드려요.
일동,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좀 놀란 얼굴로.
추 :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노은설씨?
강 : 그래, 우리도 사정 좀 알자.
김비서 : (나서며) 차본이 워낙 변덕이라 그래요. 이해하세요들.
은설 : (웃으며) 뭐.. 부정은 안할게요. (하는데)
무원 : (E) 나두 거기에 한 표 던질게요.
은설 : (돌아보면)
무원 : (출근길이다. 미소로) 잘 왔어요.
은설 : (미소로 보다 꾸뻑) 고맙습니다.
#60. 지헌 룸
지헌 오고 트집 일부러 불러서 얼굴 가까이 등등.
사심 있나? 사심은 본부장님 있으신 듯. 응 난 있어. 몰랐지? 일주일에 한번 훔쳐봤는데. 떨어지고.
은설, 향수 뿌리며. 일부러 지헌 얼굴 가까이.
지헌, 일부러 그랬지? 나가서 식사 사온다, 당장! 2인분으로. 째리면.
(씩) 비서와 보스라며? 나 원래 비서한테 이런 사람이야. 까먹었나? 당장.
씨이, 뛰어나가는.
#. 거리 (다른 날)
정신없이 사오는. 씨이하며.
#. 로비
박상무 만나는. 흠칫. 우울한 박상무. 축 쳐져서... 양복 끝자락 손가락으로 돌돌 돌리며. 왕따처럼.
은설, 또 뵙네요. 바빠서 이만.
박상무, 심장 부여잡고. 아파... 혹은 배.
#. 지헌 룸 (다른 날)
은설, 들어오면. 늦었잖아. 또 먹으라구요 여기서?! 흘리지말고. 휴지 큰 거 준비해 깔고.
흥, 이럴 줄 알았단 듯. 제법이군.
지헌은, 자료 왜 안보내, 김비서? 알았어. 하곤 동영상 다운. 노은설한테 보내. 다운 받고. 자료 파악 정리해서 올려.
그러다가 은설, 휴지 밖으로 흘리면. 째리고. 닦으며. 까딱까딱. 입가 닦아주는. 그리곤 손 내민다. 닦아줘.
은설, 째리고. 지헌,
#. 황관장 갤러리
황관장, 찌라시 소식에. 숙희에게 전화. 언니 짓 아니야?
얘 나 바빠. 나 회장대행이야. 하곤. 틀린 말 아니잖아.
#. 회장실
숙희, 이사진. 내부고발. 차지헌본. 송고문님 전문경영인부터 계열사장 실적들 보고 있고.
숙희, 고뇌. 그래두..
#66. 무원 룸 (다른 날)
무원, 컴퓨터 모니터의 인터넷 기사 보며 놀란.
(기사 내용, 추후 보완. “DN에서 또 흘러나온 구설수” 내용은 내부고발자로 추정되는 여비서와 DN 차지헌 본부장의 스캔들)
무원 : (키폰으로 양과장 부르려 드는데)
양과장 : (노크하고 먼저 들어와서) 기사, 보셨어요 전무님?
무원 : (끄덕하며) 출처파악부터 (하다가) 아니, 노은설씨 출근 전이죠? 혹시 기자들 와있을지 모르니까 피하라고 연락부터 넣으세요.
양과장 : 알겠습니다. (나가면)
무원 : (도대체 뭘 노린 건가, 고민에 빠지듯) ...
#67. DN 건물 앞
은설, 아무 것도 모른 채 출근 중인데.
그런 은설 앞을 가로막는 기자들. “노은설씨죠?”, “차지헌 본부장 비서 노은설씨 맞죠?” 등등하는.
은설, 당황해서 기자들을 보다가. 이윤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은설 : 아닙니다. (하며 들어가려는데)
기자들, 은설을 막아서고.
마침 지헌의 차, 도착하고.. 지헌, 무슨 일인가 보다가 기자들 틈 은설을 보고 놀라는.
지헌, 급히 차에서 내려 다가와서.
지헌 : 무슨 일들 이십니까?
은설 : (지헌을 보고)
기자들, “두 분 염문설이 사실입니까?”, “내부고발은요? 그거 역시 사실이었던 겁니까?”,
“내부고발자와의 연애가 정말 사실이십니까?” 하는.
은설 : (당황해서)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하는데)
지헌 : 네, 맞습니다.
은설 : ...!!
기자들, 역시 의외의 대답에 일순 조용해진다.
그 중 한기자, 그 틈에 묻는.
기자 : 내부고발자면.. 차회장과 차지헌 본부장을 곤경에 처하게 만든 당사잔데 연앨 한다구요?
지헌 : 네. 그래서요?
기자1 : 그래서라니.. (하는데)
지헌 : 멋있잖아요. 나쁜 거 나쁘다고 말하는 거. 안그런가? 난 멋진데. 그래서 제가, 반했거든요. 제가 아주 뻑 갔습니다.
(하며 미소로)
기자들, 벙찌고.
은설, 역시 멍해서 지헌을 보고.
지헌, 그런 은설을 보며 씩.
그런 모습들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