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백성호 작 하일호 연출의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
공연명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
공연단체 극단 종이로 만든 배
작가 백성호
연출 하일호
공연일시 2019년 3월 9일 오후 7시 30분
공연장소 소월아트홀
관람일시 3월 9일 오후 7시 30분
왕십리 소월아트홀에서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백성호 작, 하일호 연출의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를 관람했다.
백성호 작가는 신진작가로 희곡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를 발표 공연한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는 작가다.
하일호는 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대표다. <루자나에서 춤을> <새벽부인> <시간의 강> <고래> <콘드라베이스와 플롯> <락앤롤 맥베스> <장롱 속의 바다> <너, 돈키호테> 등을 연출했다.
이 연극은 추리 극이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세 계단을 오르는 대를 무대 좌우로 연결시켜 배치했고, 무대 전면 중앙에도 한단 낮게 설치된 협소한 공간을 만들어 놓고 두 개의 술병을 놓고 그 옆에 의자를 거꾸로 뒤집어 놓았다. 객석 중앙통로와 무대 상 하수 쪽이 등퇴장 로로 설정이 된다. 무대 좌우 객석 가까이에 의자를 배치하고 출연진이 착석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여형사 한 명이 무대 중앙 객석방향의 한단 낮게 설치된 협소한 공간에 놓인 빈 술병을 촬영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형사 반장인 듯싶은 또 한명의 여형사가 등장을 하고, 객석 중앙의 통로로 등장한 남녀 출연진이 무대 위로 올라 배경 앞에 놓인 무대좌우로 연결된 계단 위에 자리를 잡는다. 같은 빌라 4층 1,2,3,4,5호에 사는 사람들 중 403호에 사는 아가씨가 죽었다는 설정이고, 이 때문에 여형사 1, 2가 방문을 한다. 그리고 4층 각 방에 사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심문하면서 403호 아가씨의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려고 애쓴다. 우선 타살인가 아닌가? 타살이 아니면 자살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를 심문과 추리가 병행되어 극을 전개해 나간다. 건물주와의 관계, 옆방 고등학생과의 관계, 같은 층에 사는 할머니, 그리고 이혼을 한 여인, 그리고 전과자인 남성, 뚱보 남성 등 4층에 이웃해 살던 인물들과의 관계가 한 장면 한 장면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들 각자와 죽은 여인과의 행적이 드러나면서 모두가 살해용의자로써의 가능성을 갖추고 있음을 알게 된다. 물론 각자 변명을 통해 살해용의자가 아님을 주장하지만 이웃들은 살인범일 가능성을 한 명 한명을 통해 감지하게 된다.
그러나 403호 아가씨의 죽음이 타살이 아닌 독극물을 음용에 의한 자살로 밝혀지면서 각자 살의 용의자에서 벗어나 평소의 생활모습으로 돌아간다. 거기에 덧붙여 자살하기 전 403호 아가씨를 대하던 4층 사람들과 건물주의 동태가 재현된다. 혼자 사는 미모의 여인이라고 남성들은 연령의 고하를 막론하고 수작을 건네고,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의 배필을 삼을 생각까지 했으나 아가씨가 거절하니 미워하게 되고, 또 한 여성은 남편이 아가씨에게 한 눈을 팔자, 남편과 다투고, 남편을 쫓아내기까지 하게 된 사연이 펼쳐진다. 그런 까닭으로 해서 4층 사람들은 아가씨를 나쁘게 대하고 타박하고 욕을 하거나 윽박지르는 것은 물론 남성들의 능글맞은 희롱에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자살을 결심하고 옆방 뚱보 남성에게 독극물에 관한 정보를 입수한다. 그리고 아가씨는 독극물을 마시고 절명한다. 그러니 자살은 자살이지만, 결국 집단 학대가 아가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이었음이 여형사에 의해 밝혀지면서 관객은 4층 사람들이 살인의 공동 정범이었음을 알게 된다. 대단원에서 4층 사람들은 살해 용의을 벗고 희희낙락하는 장면에서 401호의 뚱보남성이 독극물을 탄 술을 권하며 축배를 들자고 하자 모두 함께 마시고 쓰러지는 장면과 뒤에 도착한 형사들이 놀라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보경이 404호 아줌마, 전소현이 405호 할머니, 김진희가 주인공 403호 아가씨, 박경은이 형사반장, 안지은이 형사, 이철은이 건물주인, 김장동이 401호 뚱보남성, 지근우가 402호 고등학생, 이건희가 406호 할머니의 아들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완벽한 감성전달과 대사전달은 연극의 도입부터 관객을 극에 빠져들도록 만들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특히 형사반장 역의 박경은의 열연과 호연은 관객의 뇌리에 깊이 각인될 정도의 명연기다.
조연출 김형용, 조명 김범린, 의상 김선미, 드라마트루크 김나연, 무대 김영표 등 스텝진의 기량도 부각이 되어,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백성호 작, 하일호 연출의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를 장기공연을 권장할만한 수준급 추리 극으로 만들어 냈을 뿐 아니라, 아가사 크리스티의 <쥐덫>을 능가하는 걸작 추리 극으로 탄생시켰다.
3월 9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