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옮겨온 학교에선 순회하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과 사람없는 공간의 불과 냉난방을 끄고 화장실 변기 고장으로 줄줄 새는 물을 막는 즐거움에 쓰레기를 관리하는 즐거움이 추가된다. 새학교의 쓰레기 관리가 수준급(많은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된 복도에 쓰레기통을 설치한게 신의 한수였다.)이라 내가 조금만 더 신경쓰면 모범 사례가 될수 있다고 판단했기때문이다.
나처럼 약간 모자라는 인간은 세상이 전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런 일들에 자원 절약과 환경 보존을 통한 후손들의 삶의 보호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벗어나지를 못한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지킴이실 불을 끄고 살다 근무 태도가 바르지 못하다고 쫓겨난게 불과 한 달도 안된 일이지만 나는 옳은 방식을 틀린 방식과 바꿀 마음이 없다.
따라서 나 혼자 거주하는 배움터 지킴이 실에는 쓰레기통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쓰레기통도 결국엔 쓰레기이기때문이고 나같이 살면 쓰레기 발생이 거의 없을뿐더러 어쩌다 발생하게 되면 그 즉시 즉시 분리하여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새로 근무하기 시작한 이 학교의 지킴이실은 두 명이 함께 쓰다 보니 쓰레기통이 별도로 존재했으나 학교의 다른 공간들과 달리 분리 수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채 아래 첫번째 사진과 같은 거대한 비닐 봉지에 온갖 쓰레기가 한가득 담겨져 쓰레기장 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꼴을 보지 못하고 철저하게 분리하여 재활용 쓰레기를 골라 재활용 쓰레기통으로 보내고 나니 그 부피가 거의 1/10로 줄어 들었다. 더러웠긴 하지만 성자는 역시 다르다는 자부심에 만세를 부른다.
복도 쓰레기통 중 한 곳은 아주 더럽게 유지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쓰레기통의 뚜껑과 본체의 표지가 잘못된데 있었다. 비닐과 종이가 뒤바뀌고 캔과 플라스틱이 뒤바뀌어 두 종류의 쓰레기가 뒤섞여 범벅이 되다보니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다. 담당자가 해주기를 기다리다 일주일이 지나도 개선이 되지 않기에 할 수 없이 내가 시간을 내서 정리에 나섰다.
그리고 다음의 두번째 사진에서 보듯 아주 말끔한 상태로 정리를 해버렸다. 역시 더럽기 짝이 없는 일이었지만 내 덕분에 맑아진 세상을 보며 행복에 겨워 어쩔줄을 모른다.
세번째 사진은 학원 홍보용으로 나눠준 휴지들이 일반이나 재활욧 쓰레기통에 버려져 더러워진 것을 주워내서 오물을 닦아내어 되살린 모습이다. 이 작업도 더러웠지만 내 마음이 맑아지는 것으로 보상을 얻는다.
교내 순회를 하다가 하루에 한 번 고무장갑을 끼고 잘못 버려진 쓰레기들을 손봐 주는데 이 또한 더러운 일이라 아내에게는 비밀로 해야만 한다.
그리고 쓰레기장에선 한 여사님이 매일 나와 재활용 쓰레기들을 관리하고 돈되는 쓰레기를 팔아 용돈벌이를 하는데 내가 하는 역할하고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양이 많고 더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그 여사님 역시 환하게 웃는 얼굴로 보람을 가지고 일을 하며 내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일까지 허락하신다. 배움터지킴이처럼 세상이 천하게 보는 활동에 자부심을 가지기에 가능한 일이다. 장담하건데 OECD 국가 중 쓰레기 관리가 가장 잘되는 학교는 현재 내가 근무하는 이 학교임에 분명하다.
PS : 이 학교 근무 3주만에 생활지도부장에게 치하를 받는다. 내가 열심히 해준 덕분에 학교의 골치아픈 문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해서 너무 고맙다고...
교육에서만큼은 자기 자식이 대상이든 남의 자식이 대상이든 동급은 있어도 나보다 더 유능한 사람은 없다. 피교육자가 너무 쉽게 가장 큰 학업 성취를 이루고 좋은 인성을 가지도록 만들어준다. 이런 바른 교육이 학교와 실력을 벗어난 공간에선 피교육자에게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첫댓글"배움터 지킴이가 쓰레기 처리까지 하나?" 라고 생각할지는 모르나 우리가 생활지도부에 소속된(?) 봉사자이다 보니 생활지도부 업무에 '교내 청소' 와 '청소 구역 배정' 등 환경 정화가 있답니다. 고로! 뱀터샘이 청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천혜님의 그 정신은 누가 따라 갈꼬! 박수를 보냅니다. ㅉㅉㅉㅉ
그런 일을 학교측에서 먼저 하라고 했으면 왜 지킴이가 그런 일을 하느냐고 거부했을거에요. 요는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고 그리고 그것에 행복 을 느낀다는 거지요?하지만, 자신의 행복이 남의 불행이 될수도 있고, 공짜가 반복되면 권리가 되는 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면 그런 일도 계속하면 지킴이가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같이 봉사하시는 다른 지킴이샘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하루에 한번 하신다는 청소 여사님과의 쓰레기 분리 수거는 재고를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천혜푸하하하!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잘 하시는 겁니다. 저는 교장샘이 1회용 비닐장감을 끼고 1교시 마치고 쓰레기 줍는 것을 보고는 차라리 '내가 싹쓸이 하자' 라는 기분으로 자발적으로 합니다. 같이 하는 지킴이도 없고 눈치 볼 동료도 없어서 혼자 하는 것이 이렇게 편할 줄이야. 해운대 모 고교에서는 의견이 맞지 않아 "차라리 내 혼자 다 하겠다"고 학교에 부탁한 재춘도 있습니다. 오죽하였으면.....
첫댓글 "배움터 지킴이가 쓰레기 처리까지 하나?"
라고 생각할지는 모르나 우리가 생활지도부에 소속된(?) 봉사자이다 보니
생활지도부 업무에 '교내 청소' 와 '청소 구역 배정' 등 환경 정화가 있답니다.
고로! 뱀터샘이 청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천혜님의 그 정신은 누가 따라 갈꼬! 박수를 보냅니다. ㅉㅉㅉㅉ
네! 봉사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은 일이면 뭐든 하면 됩니다.
그런 일을 학교측에서 먼저 하라고 했으면
왜 지킴이가 그런 일을 하느냐고 거부했을거에요.
요는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고 그리고 그것에 행복
을 느낀다는 거지요?하지만,
자신의 행복이 남의 불행이 될수도 있고,
공짜가 반복되면 권리가 되는 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면
그런 일도 계속하면 지킴이가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같이 봉사하시는 다른 지킴이샘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하루에 한번 하신다는 청소 여사님과의 쓰레기
분리 수거는 재고를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교직원중 제가 그런 일까지 한다는걸 아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짝지 지킴이 샘도 당연히 모르십니다.
순회하면서 슬쩍 하는 겁니다.
@천혜 푸하하하!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잘 하시는 겁니다.
저는 교장샘이 1회용 비닐장감을 끼고 1교시 마치고 쓰레기 줍는 것을 보고는 차라리 '내가 싹쓸이 하자' 라는 기분으로
자발적으로 합니다. 같이 하는 지킴이도 없고 눈치 볼 동료도 없어서 혼자 하는 것이 이렇게 편할 줄이야.
해운대 모 고교에서는 의견이 맞지 않아 "차라리 내 혼자 다 하겠다"고 학교에 부탁한 재춘도 있습니다.
오죽하였으면.....
@hongall 그래도 광내는 것을 좋아해서 이곳에 올렸습니다. ㅋ
안전생활부 쓰레기통 정리는 모르게 할 수가 없어서 아싸하면서 광을 내고 시작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