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若虛[장약허]-春江花月夜(춘강화월야)
당나라 시대 장약허(張若虛 서기 660년 ~` 720년)
그는 강남 양주 출신으로 일찍이 하지장 (賀知章), 장욱 (張旭), 포융(包融)과 함께
'오중사사 (吳中四士)'로 명성을 떨쳤으나, 관료의 길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으며
그의 작품은 대부분 실전되어 [전당 시(全唐詩)]에 시 2수가 실려 있다.
그러나 그의 대표 시 <春江花月夜>는 당나라를 대표하는 명시로 회자되고 있다.
중국 역사상 당나라 시대는 중국 한시의 최 전성기 시절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백, 두보, 백거이, 하지장, 맹호연, 왕유,
한유 등 대시인들이 즐비하며, 그들의 작품 역시 수백 편에서 수천 편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무명에 가까운 장약허의 단 2편의 한시 중, '春江花月夜'는
후세 사람들이 평가하기를 '唐詩之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의 시는 당시 유행했던 궁체시 (宮體詩)의 속박에서 벗어나 청려하고
자연스러운 필치로 아름다운 봄날의 정경을 묘사하고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상상해 보시라.. 아름다운 봄날의 고즈넉한 밤,
강물에 교교하게 비추는 달빛, 희끄무런 하늘에 한가롭게 떠가는 흰 구름,
강가에 흐드러지게 핀 봄꽃, 강물에 떠가는 낙화, 유유자적하는 일엽편주,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강물의 도도함, 강물 속에 반사되는 꽃 송이,
달빛과 어울리는 하얀 강모래, 그림 같은 누각, 물결 따라 퍼덕이는 물고기,
서편 하늘로 기우는 달님... 가히 꿈속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신비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다.
특히 아무도 생각해 낼 수 없는 시적 표현,
' 저 달은 언제부터 사람에게 비췄으며, 저 달은 강가에서 누가 처음 보았을까"라는
구절은 가히 어린애의 질문처럼 천진무구하면서도 인생의 깊은 천리를
깨달은 절구로 해석되고 있으며, 중국 전통 음악,
유명 화가의 소재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명시로서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春江潮水連海平, 海上明月共潮生. 봄 강은 밀물에 바다와 평평하고, 강 위의 밝은 달은 조수와 함께 떠오르네.
艶艶隨波千萬里, 何處春江無月明. 일렁이는 물결 따라 천만리를 비추니, 봄 강 어디엔들 달 아니 밝으리.
江流宛轉繞芳甸, 月照花林皆似霰. 강물은 꽃이 핀 들을 에워 돌고, 달빛에 꽃 숲은 싸락눈 내린 듯.
空裏流霜不覺飛, 汀上白沙看不見. 서리가 허공에 내리는지 모르고, 강가 흰모래도 분간 할 수 없네.
江天一色無纖塵, 皎皎空中孤月輪. 강과 하늘이 한 색으로 티끌도 없이, 밝디 밝은 저 허공에는 외론 달만 두둥실. 江畔何人初見月, 江月何年初照人. 강가에서 누가 처음 저 달 보았고, 강의 달은 그 언제 처음으로 사람을 비췄나.
人生代代無窮已, 江月年年只相似. 인생은 대대로 이어져 그침이 없는데, 달은 해가 바뀌어도 그대로이네.
不知江月待何人, 但見長江送流水. 강에 뜬 저 달은 누구를 기다리는가, 장강은 그저 물만 흘려보낼 뿐.
白雲一片去悠悠, 靑楓浦上不勝愁. 흰 구름 한 점 유유히 흐르고, 푸른 단풍든 포구에서 시름에 겹네.
誰家今夜扁舟子, 何處相思明月樓. 이 밤 뉘 집에서 일엽편주의 나그네되리, 그리는 명월루가 어디에 있기에,
可憐樓上月徘徊, 應照離人粧鏡臺. 가련한 누각에는 달빛만 맴돌고, 저 달빛은 아내의 경대도 비추이고 있겠지.
玉戶簾中卷不去, 搗衣砧上拂還來. 달빛은 발 걷어도 걷히지 않고, 다듬이에 떨쳐도 다시 돌아오네.
此時相望不相聞, 願逐月華流照君. 한 시에 서로 바라봐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달빛을 따라가 그대에게 비추었으면 .
鴻雁長飛光不度, 魚龍潛躍水成文. 기러기 멀리 날아도 달빛을 못 넘고, 물고기 뛰어 올라 물결무늬 만드네.
昨夜閑潭夢落花, 可憐春半不還家. 간밤에 꾼 쓸쓸한 강가에 꽃 지는 꿈, 가련한 봄이 다 가도록 못 돌아가네.
江水流春去欲盡, 江潭落月復西斜. 강물은 봄을 다 흘려보내려하고, 강물속의 기우는 달빛은 서쪽으로 비끼네.
斜月沈沈藏海霧, 碣石瀟湘無限路. 기우는 달은 바다 안개에 싸여, 갈석산에서 소상강까지 멀고도 먼 길.
不知乘月幾人歸, 落月搖情滿江樹. 달빛 밟아 고향에 간 이 몇인가, 지는 달만 강가의 숲을 적시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