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어느 아버지 의 마음 ~LG 구본무회장ㅡ
안타깝지만 가슴 찡하고
감동적인 글을 전해드립니다.
얼마전 육군 모사단의
상병이 사격장의 유탄에 맞아 죽었다.
억울하게 죽은
아들의 부모 마음이 어떠하였을까??
군대에 간 아들이
전투하다 죽는다 해도 원통할 터인데,
느닷없이 사격장의 유탄에 맞아
죽다니 얼마나 억울하랴?
그 유탄을 쏜 병사가
죽이고 싶도록 밉지 않겠는가?
당장 찾아 엄벌을 하라고 하지 않으랴?
또 마땅히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그 사병의 아버지는
전혀 다른 말씀을 하셔서
우리를 놀라게하고 또 감동케 하는 것이다.
“그 유탄을 쏜 병사를 찾지 말라.
그 병사도 나처럼 자식을 군대에 보낸
어느 부모의 자식이 아니겠느냐?
그 병사를 알게 되면 나는 원망하게 될 것이요,
병사와 그 부모 또한
자책감에 평생 시달려야 하지 않겠는가?”
이 아버지의 바다같이 너그러운 마음.
이 각박한 사회에서도 이런 분이 계시던가?
나는 옷깃을 여미었다.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나같았으면 어떻게 하였을까?
사격장을 그렇게도 허술하게 관리한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고,
국가에 대해서도
아들을 죽인 데 대한 배상을 요구하였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게 정의라고 외쳤을 것이다.
그러나 이 아버지는
전혀 나 같은 소인배와는 달랐다.
참으로 어진 분이셨다.
죽은 내 자식은 이미 죽은 놈이지만,
산 사람을 괴롭힐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 병사의 부모에게까지
마음을 쓰는 것이다.
이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우러르고 싶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어 더욱 큰감동을 준다.
이 기사를 읽은 LG의 구본무회장이 감동을 받아
그 병사의 유족에게
사재1억원을 기증하였다는 것이다.
구 회장에게야 1억원이야
큰 돈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없으면
어찌 단 돈 1원 인들 내놓으랴?
그분도 “그 아버지의 사려 깊은 뜻에
감동을 받았다.” 는 것이다.
갖가지 나쁜 기사들로 우리를 짜증나게하여
신문 보기가 겁나는 요즘에
이런 기사를 보니 참으로 따뜻하다.
그리고 훈훈한 마음이다.
나도 이런 마음이 되려고 노력을 해야겠다.
다시한번 우러러 두 분에게 감사하고,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차가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는 좋은 미담입니다.
ㅡ 인간 구본무 ㅡ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어린 시절 진주의 조부모 집을 오가며 자랐다.
어느 날 지나가던 스님이
물 동냥을 왔다가 소년 구본무와 마주쳤다.
스님은 소년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어허, 저기 돈 보따리가 굴러다니네."
부자들로 넘쳐나는
재계에서도 그의 얼굴상은 으뜸으로 쳐줬다.
허영만의 만화 '꼴'에서도
돈이 따라붙는 만석꾼 관상으로 등장한다.
스님의 관상풀이대로
구 회장은 평생을 돈 보따리를 끌어안고 살았다.
하지만 일상은
남을 먼저 배려하는 소탈한 에피소드로 넘쳤다.
무조건 20분 전엔
약속 장소에 나가는 습관이 유명했다.
먼저 와 있는
구 회장을 보고 상대방이 황송해하는 일이 부지기 수였다.
음식점 종업원에겐
만원짜리 지폐를 꼬깃꼬깃 접어
손에 쥐여주곤 했다.
골프장에 가면
직접 깃대를 잡고
공을 찾아다니며 캐디를 도와주었다.
아랫사람에게도 반말하는 법이 없었다.
옳은 일 한 의인이 나타나면
개인 재산을 털어 도와주었다.
LG의 인상은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유교적 가풍을 이어받은 경영자였다.
온화한 가부장 같은
리더십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샀다.
10년 전 금융 위기 때
그가 내린 지시가 화제였다.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면 안 된다."
그는 눈앞의 이익보다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겼다.
휴대폰 사업이 거액 적자 냈을 때도
LG전자는 감원 없이 버텼다.
덕분에 그의 회장 취임 후엔
노사 분규가 거의 사라졌다.
직원들 애사심도 유별나다.
투박하지만 끈끈한 기업 문화를 만들었다.
그는 평생 책을 딱 한 권 기획해 펴냈다.
'한국의 새'라는 조류 도감이다.
그의 탐조(探鳥) 취미는 유명했다.
여의도 집무실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틈만 나면 한강변 철새들을 관찰했다.
새를 통해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것일까?
그는 바람에 순응해
하늘을 날듯 순리를 쫓는 삶의 방식으로 일관했다.
남과 다툴 일을 만들지 않았고,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았다.
그 흔한 비리나 구설수 한번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랬다.
천하의 덕장(德將) 구 회장도
분노를 참지 못한 일이 있었다.
IMF 때 강제 '빅딜'로 반도체 사업을 빼앗겼을 때다.
그날 밤 구 회장은
"모든 것을 버렸다"며 통음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다시 일어섰다.
기업인이 존경받지 못 하는 오늘,
정말 옆집 아저씨 같던
재계 총수를 떠나보내며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낄 사람이 무척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