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에서 배우리의 땅이름 여행 생방송 시작. `첫 방송은 동백꽃과 여수 이야기부터 120317
동백꽃과 여수
(2012년 3월 17일 방송 내용)
여수 엑스포가 열리는 여수는 지금 봄꽃들이 한창.
여수 고을에서의 봄꽃 구경이라면 단연 그 앞바다에 떠 있는 오동도이겠지요.
오동도는 지금 동백꽃을 비롯한 많은 꽃들이 저마다 환한 빛깔을 뽐내며 봄 소식을 맘껏 전하고 있다.
오동도 동백꽃은 아직 개화 전이다. 기다림을 참지 못해 이미 꽃망울을 터트린 한두 개는 빼고. 오동도 전체를 빨갛게 물들일 준비가 됐다는 듯 곳곳에 살며시 얼굴을 내민 동백꽃의 모습이 마치 익살스럽게 장난치는 어린아이 같기도 하다.
1. 오동도 어떤 섬?
엑스포 유치로 잘 알려진 여수 고을.
뱀머리처럼 바다로 불쑥 머리를 내민 여수반도의 한켠에 위치.
행정구역상의 오동도 위치는 전남 여수시 수정동(水晶洞). 그러나, 수정동의 중심은 여수반도 안에 있고, 오동섬은 바다를 건너 그 동남쪽에 있다.
작기도 하거니와 여수 땅 동쪽 끝에 있어 그 위치로 말해면 좀 외로워 보인다. 그러나, 그래도 이 고을에서는 내로라 하는 관광지 중의 하나라 전국에서 유명.
2. 여수엔 이 섬 말고도 다른 섬들이 많죠?
여수 땅에는 돌산도, 금오도, 연도, 묘도 등 섬들이 많다. 여수 반도를 하나의 길짐승으로 본다면 이 섬들은 그 길짐승이 차마 입에 못 넣어 입 밖으로 뿜어 낸 나뭇잎들 같다. 거문도, 돌산도, 백도, 오동도 등이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많은 섬들 중 '바다의 화원'이라고 부를 만큼 식물과 깊이 관련지어 말할 수 있는 곳은 오동도 외에는 없을 것 같다.
3. 오동도는 섬.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지?
여수에서 700여m 떨어진 10만 평 넓이의 작은 섬이지만, 여수항에서 제방처럼 놓인 연륙교로 연결되어 있어 차량이 들어갈 수 있다. 나지막한 야산에 대나무숲과 동백숲으로 이뤄진 섬엔 동백나무가 정열적인 색깔과 매혹적인 자태로 흐드러져 해마다 이른 봄이면 상춘객들이 붉은 봄기운에 취하고 돌아간다.
4. 오동도라는 이름. 식물 이름과 관련 있어서?
오동도(梧桐島)'란 이름은 동백꽃, 시누대 등의 식물이 울창하게 뒤덮여 있어 아주 딱 어울린다.
오동의 연봉홍 꽃은 이른 것은 2월에 핀다. 내륙에서는 4월까지도 이 꽃이 피어 있음을 본다. 그리고 열매는 구시월에 열린다. 이 곳의 동백꽃은 해마다 2월 20일을 전후로 절정을 맞는데, 그 달 말까지 섬을 온통 빨갛게 물들인다.
사람들은 오동도를 바다의 꽃섬이라 부른다. 그리고, 남녘의 봄은 여수 오동도로부터 온다고 말한다. 해마다 2월이면 매서운 추위를 견디고 이 섬에서 첫 꽃망울을 터트리기 때문이다.
5. 오동도라는 이름. 식물 이름과 관련 있어서?
오동도(梧桐島)'란 이름은 동백꽃, 시누대 등의 식물이 울창하게 뒤덮여 있어 아주 딱 어울린다.
6. 꽃으로 아름다운 섬이니만큼 시인들이 여기서 읊은 노래도 많을 듯.
'새소리도 굴러 떨어지는 칼 벼랑에는 지난 밤 달빛이 쏟아 놓은 억만 동백꽃'이라는 여수 출신 박보운 시인의 노래처럼 코끼리 바위, 거북바위 등의 기암 절벽 뿐만 아닌 해송, 후박나무, 대나무들과 자연스런 조화를 이뤄 보는 이의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하며, 한번 찾은 이들의 갈길을 또 다시 이끈다.
새소리도 졸려 떨어지는 칼 벼랑에는
지난 밤 달빛이 쏟아 놓은 억만 동백꽃
남해 줄 산 건너던 마파람은 아침이 꿰어 간
대숲에 와서 연 종일 쌍피리를 분다.
사계 풍악 귀에 걸고 구름 끝에 앉은 오동도
7. 오동도-. 꽃과 관련한 어떤 전설이라도...
오동도 바닷가는 대개 바위 벼랑. 그 바위 벼랑 곳곳에 움푹움푹 패여진 굴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의 유명한 것이 오동도 남쪽의 바위동굴.
이 동굴에는 오백년 묵은 늙은 지네가 살고 있었단다.
이 지네는 날씨가 흐리면 기다란 촉각만을 밖에 내놓고 몸을 감추고 있었다. 섬에 해조를 채취하러 가는 아낙네들은 이 동굴을 '지네굴'이라 불렀고, 무서워서 그 곳에 접근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으로 이 섬에 해조를 채취하려 왔던 여인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그 동굴 가까이 갔다가 머리가 쌀가마니만한 지네를 보고 놀라 비명을 지르다가 졸도했다.
이 소식을 듣고 남자들은 배를 타고 몰려가 여인을 구하고, 밤낮 사흘 동안 불을 피워 연기를 동굴 속으로 흘러 보냈단다. 지네는 그 연기로 죽었는지 그 후부터는 다시 그 지네를 볼 수 없었다고.
이 동굴은 '용굴'이라고도 하는데, 섬 중간지점 남쪽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 이 곳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필수 코스처럼 되어 있다.
동굴을 자세히 보려면 유람선을 타고 바닷가에서 바위쪽으로 다가가 보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굴 속의 모습까지도 볼 수가 있다.
섬에는 소라바우 등 기이한 바위들이 많다.
8. 동백꽃은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고 있지는 않은지?
'여심화(女心花)'로도 불리는 오동도의 동백은 전설을 간직하고도 있다.
오동도 양지바른 산기슭에 '오동도와 전설'이라고 새겨진 돌비석에 적힌 전설. 길손들에게 자근자근 전하는 그 전설은 이러하다.
멀고 먼 옛날, 오동나무숲이 우거진 오동도에 금빛 봉황이 날아와 오동 열매를 따서 먹으며 놀았더란다. 봉황이 깃든 곳에는 새 임금이 난다는 소문이 나자, 당시의 임금은 미리 겁을 먹고 이 섬의 오동숲을 모조리 베어 없앴더란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그 임금이 고려의 공민왕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씨도 없이 말랐단다.
9. 그렇다면 오동도엔 오동나무가 없어야 하는데...?
이어지는 전설을 들어야 한다. 임금이 숲을 없애고 나서 몇백 년의 세월이 흐른 후의 이야기.
이 오동도에 아리따운 여인과 어부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도적떼에 쫓기던 여인이 거의 잡혀 겁탈을 당할 지경이 되자 벼랑 아래 바닷물에 풍덩 몸을 던졌더란다. 바다에서 돌아온 지아비는 소리소리 슬피 울면서 오동도 기슭에 무덤을 지었더란다.
북풍한설 몰아치는 그 해 겨울부터 하얀 눈이 수북히 쌓인 무덤가에는 여인의 붉은 순정이 동백꽃으로 피어났다지 않은가? 그래서, 이 섬이 '오동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
섬 모양이 오동잎을 닮아 '오동도'라는 설도 있지만, 정조를 위해 목숨을 버린 여인의 슬픈 한을 전하는 전설에 당하지 못한다.
10. 오동도 근처의 볼거리
오동도 섬 중심부에는 오래 된 등대가 하나 있다.
높이가 10.5m이고, 빛이 도달하는 거리가 17마일이다. 여기에 오르면 여수 돌산도는 물론이고, 경남의 남해도까지 보인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훈련시키던 오동도는 1968년 12월 30일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어,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기점이 되었다. '한려(閑麗)'라는 이름은 한산도(閑山島)와 오동도가 있는 여수(麗水)의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
우리 나라에서 남해안(南海岸)이라 하면 부산 송도에서 전남 해남에 이르는 해안을 일컫는다.
이 해안은 해안선이 매우 복잡한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이다. 간만의 차이는 서쪽으로 갈수록 점차 커지고 간석지가 곳곳에 형성되어 있어서 간척된 곳도 많다. 특히, 남해안의 서부에는 2천 개 이상의 섬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어 '다도해(多島海)'라 부른다. 바닷가의 절벽이 다양한 모습이고 그 사이사이 식물들이 산재해 있어서 뛰어나게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많다. 대략 여수반도를 경계로 해서 서부에 다도해해상, 서부의 한려해상공원 등 두 국립공원으로 구분된다.
오동도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면서도 자연자원 외에 볼거리가 별로 없다. 따라서, 찾는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다.
이에, 여수시에서는 오동도에 숨겨진 각종 자원을 자연과 연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추억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등대를 보존하고, 테마 공원이나 산책길을 만들며, 민속공원도 조성키로 했다.
오동도가 속한 여수시 수정동 바닷가에는 유왕암터(幽王岩-)라는 곳이 있다. 해운대터 부근에 있는 이 터는 바닷가에 있는 삼면이 모두 절벽으로 수십 길이 되는데 8.15 광복 전에 일인들이 없앴다고 한다.
수정동 서쪽에는 종고산(鐘鼓山)이란 산이 있다.
높이 199 m로, 여수시의 진산(鎭山)인데, 산마루에는 임진왜란 때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왜적을 물리치고 돌아와서 세웠다는 두 봉수대가 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이곳에서 주민들이 기우제를 지냈다고도 한다. 종고산이란 이름은 이순신이 한산도 해전을 큰 승리로 끝내던 날 이 산이 북소리인지 종소리인지 은은한 소리를 연 사흘 동안이나 내는 것을 보고 지은 것이라고 한다.
산기슭에 해운정(海雲亭)는 정자가 있다. 1957년 12월에 세운 이 정자는 해운대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인데, 활 쏘는 장소로 주로 사용한 곳이라고 한다.
오동도 안 잔디광장에는 목재로 제작된 모형 거북선을 전시하고 있다. 1999년 가을부터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시장에는 임진왜란 당시 여수지역 선소에서 제작되었다는 자료가 있다. 오동도를 찾는 연 1백만명의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롤 역사 학습장으로 기념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모형 거북선 옆에 세워진 비석에 세워진 글)
임진왜란 당시 이충무공이 중앙관리인 지평 현덕승에게 보내는 편지글에서 발췌한 것으로 "만약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라는 뜻이다. 이순신 장군이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곡창인 이 곳, 전략적 요새인 이 호남을 방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충성 어린 글이다.
11. 여수세계박람회
여수시 중심에서 오동도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이 나온다.
오동도를 품에 안은 여수시는 이제 우리에겐 세계박람회로 인해 더욱 익숙히 우리 귀에 다가왔다.
전남 여수시는 지난 해 11월,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했다. 모로코 탕헤르와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승리를 움켜쥐었다. 세계박람회 즉 엑스포(Expo)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에 속하는 대규모 국제행사. 엑스포(Expo)는 전시회 또는 설명회를 뜻하는 영어 Exposition 의 준말로 상품을 팔거나 문화와 정보를 교환하는 행사이다.
여수 세계박람회는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서달 동안 여수시 신항 일대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이라는 주제를 통해 '위기의 바다'를 '희망의 바다'로 바꾸기 위한 비전을 인류에 제시하며 공동노력을 호소한다.
여수에는 전 세계에서 참가하는 80개국별로 주제와 관련한 국가적 특성을 보여주는 국가관, 10개 국제기구의 활동상을 알려주는 국제 기구관이 들어선다. 박람회에 참가하는 관광객은 박람회 기간에 여수뿐 아니라 천혜의 해역인 이 일대 남해안을 둘러보면서 우리 나라 바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게 될 것이다. 그 동안 다른 남해안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졌던 이 곳의 해안 절경이 더욱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수려한 물의 도시 여수, 엑스포로 더욱 화려하게 빛날 여수.
그래서, 이 고을이 지금까지 '아름다운 물의 도시'을 연상케 하는 '여수(麗水)'라는 이름을 달고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 (글. 배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