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일그러진 진흙도 다시 빚으시는 사랑
PACOMIO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1독서: 예레 18,1-6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
복음: 마태 13,47-53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제목: 일그러진 진흙도 다시 빚으시는 사랑
우리 삶은 때때로 뜻대로 되지 않고, 작은 실수나 죄로 인해 쉽게 금이 가고 일그러지곤 합니다. 겉으로는 무던한 척 살아가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이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오늘 말씀은 이처럼 흠집 투성이인 우리를 하느님께서 어떻게 바라보시고 거두시는지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1. 옹기장이 손에 들린 우리 삶
예레미야 예언자는 옹기장이의 공방을 조용히 들여다보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물레 위에서 돌아가는 진흙은 언제든 터지거나 일그러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옹기장이는 흠이 생겼다고 해서 그 진흙을 가차 없이 버리지 않습니다. 다시 모아 주무르고 빚어, 자기 눈에 드는 또 다른 그릇으로 새롭게 만들어 냅니다.
“옹기장이는 진흙을 손으로 빚어 옹기그릇을 만드는데, 옹기그릇에 흠집이 생기면 자기 눈에 드는 다른 그릇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그 일을 되풀이하였다.”(예레 18,4)
이 말씀은 은총 그 자체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부족함과 죄로 깨어지고 일그러졌을 때조차 우리를 내던지지 않으십니다. 당신의 한결같은 사랑과 인내의 손길로 우리를 다시 주무르시며 새 출발의 희망을 선물하십니다.
2. 세상이라는 바다에 펼쳐진 자비의 그물
하느님의 이 자비로운 손길은 개인의 삶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전체로 넓게 펼쳐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부들의 친숙한 일상을 통해 하늘 나라를 설명하십니다.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마태 13,47)
세상이라는 바다 안에는 선함과 악함, 정결함과 부족함이 늘 함께 섞여 떠돌아다닙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처음부터 선별하여 버리지 않으시고, 당신 은총의 그물을 넓게 던져 모든 이들을 자비 안으로 먼저 모아들이십니다. 옹기장이가 흠 있는 진흙을 버리지 않고 다시 빚으시듯,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온갖 부족함마저 당신 자비의 그물 안에 보듬어 안으시는 분입니다.
3. 그분 손길에 나를 맡기는 삶
그렇다면 자비의 그물에 들어온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복음화가 눈에 보이는 성과나 수치를 자랑하는 '물고기를 많이 잡는 행위'가 아니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외적인 실적에 연연하는 것은 참된 신앙의 길이 아닙니다. 진정한 복음화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더 깊은 데로 나아가, 삶 전체로 신앙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완벽해서 부름받은 것이 아닙니다. 흠집 투성이인 진흙 그대로 하느님의 자비로운 손길에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맡겨야 합니다. 옹기장이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 뜻대로 아름답게 빚어내시도록 우리 자신을 그분께 온전히 내어 드립시다. 언제나 나를 다시 빚으시는 주님의 손길을 신뢰하며, 오늘 하루도 담대하게 살아갑시다.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