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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반 죽전역 3번 출구에서 만난 사람은 전부 다섯 명이었다. 지난 4월 14일
불곡산 산행 때 참가 인원 6명으로 최소 인원 기록을 세웠는데 두 달도 못 된
사이에 기록을 갈아 치웠다.
주요 결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김회장 내외: 동남아 여행
한영구 제2대장: 8순의 수녀님한테 교리 공부하기
김종남 고문: 목포 여행
임종수 내외: 전정원 내외와 함께 밴쿠버를 출발, 캐나다 동부까지 자동차 여행.
이어 미국-멕시코를 아우르는 48일 간의 남-북 미주 대륙 종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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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수가 차를 갖고 나와 일행을 등산로 입구까지 실어 나른다. 자기는 불가피한
결혼식이 있어 1차 쉼터까지만 갔다가 돌아간단다.
기자: 그럼 오늘은 참가자가 몇 명이야?
김총무: 5명이지.
기자: 현해수는 중간에 빠꾸오라이 한다는데...
임종홍: 그러면 4.5명이다.
9시 50분 산행 시작. 일명 법화산 노인정으로 불리는 1차 쉼터에 10시 20분 도착.
증명사진 몇 장 찍고 현해수는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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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가자가 적을 것이란 얘기 미리 듣고, 김총무 혼자 카메라 들고 이리저리
뛰는 게 안쓰러워 좀 도움이 돼보려고 카맹인 기자도 캐논 똑딱이를 들고
나갔는데 카메라 전문가 수준인 김총무의 촬영 지시가 떨어진다.
"한 사람 한 사람 인물 사진을 close-up 해서 찍어라. 내가 재미있게 만들어
줄 테니...”
산행 중 화제는 신문에 많이 나는 친박, 반박, 진보당, 박지원, 안철수 등이다.
임종홍은 친박임을 확인한다.
기자: TK치고 친박 아닌 사람 거의 못 봤다. 내가 찍고 싶은 X은 김문수다.
임고문은 노사모 전통을 이어 받아 문재인 찍을 건가?
임한석: 문재인 그 X을 왜 찍어? 내가 찍고 싶은 X은 따로 있다.
기자: 김두관?
임: 안철수다.
기자: 그, 눈치만 보고 있는 X을?
임: 눈치 보는 게 아니다. 신중하게 삼고초려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를 찍다니...항상 어긋나는 데서 깊은 의미를 찾는 임한석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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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하나 알려줄 게 있다. 강용석이 조선TV에서 매주 토요일 밤 11시 시사고발
프로를 진행한다.
김총무: 강용석이 누군데?
임한석: 여자 아나운서 성 비하 발언으로 유명해진 X 있잖아.
기자: 그 친구 괜찮더라. 말도 솔직담백하게 잘하고, 문제의 그 발언도 공개석상
에서 해서 구설에 올랐지 그 내용이 크게 틀린 건 아니잖아?
11시 정상 도착. 이제 천주교 묘지로 가서 고복수 묘도 보고 옆길로 내려가면
마북동에 이를 것이다. 임종홍이 길을 잘 안다고 리드했는데 한참 내려가다 보니
왼쪽에 골프장 카트가 나타난다. 전에 못 보던 풍경이다. 임종홍 말이 이건
한성CC라고 한다. 김총무가 카트까지 내려가 골퍼에게 천주교 묘지를 어떻게
찾아가느냐고 물었더니 법화산 정상까지 올라가서 오른 쪽으로 가라고 한다.
왔던 길 되돌아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려니 죽을 지경이다. 오늘은 법화산 두 번
오른다고 아우성이다.
김총무가 늘 갖고 오는 홍삼꿀차로 원기를 회복한다. 좋은 거 얻어먹고는
감사하는 마음만 가지면 좋으련만 임종홍은 또 토를 달고 김총무를 긁는다.
“윤기가 요즘 산에서 왜 그리 잘 걷는가 했더니 마누라가 늘 이런 걸 멕여서
그렇구나.”
“야, 그건 손님 접대용이다. 평소에 집에서는 구경도 못한다.”
“그럼 집에서 주로 먹는 건 녹용이나 사향 같은 건가?”
마침내 천주교 묘지. 숲속 하산 길은 시원하고 고즈넉하다. 임종홍이 길 좋다고
계속 칭찬한다.
12시 50분 하산. 꼭 3시간의 산행이었다. 정상을 두 번씩 밟는 바람에 40여 분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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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어디서 먹을 것인가? 설왕설래 끝에 “현해수가 세계에서 고등어졸임 제일
잘하는 집이 이 근처 어디 있다던데 거기로 가자” 하니 김총무가 미금역이란다.
26번 버스타고 30분 후 미금역 3번 출구 부근 “어굼터”식당으로 갔다. 조그마한
식당이었다. 고등어졸임, 갈치졸임, 고등어구이로 막걸리 여러 병 마셨다. 참가
인원이 적다고 총무가 회비도 안 받았다. 모처럼 산악회 기금으로 含哺鼓腹한
즐거운 산행이었다.
참가자(4.5명): 김윤기, 박정수, 임종홍, 임한석, 현해수(½).
첫댓글 산행기 쓰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읍니다. 그런데 사진이 왜 안 올라가지? 다시 한번 처음부터 해보시지. 카메라에서 사진을 삭제 하지 않았다면 PC에 옮기고 그것을 산악반창에 올리는것으로
ㅉ ㅉ, 4인만의 산행이라니,,, 어쩌다가 ,,,, 앞으로는 산행에 따른 imcentive 가 주어져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럴 것 같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한 것이라지만 incentive가 필요하다면 추진하지요? 좋은 idea 부탁드립니다.
어차피 해가 갈 수록 줄어들게 되어 있는,말하자면 '非成長産業'이니 슬퍼 말고 '座標'를 인식하고'現實'을 받아들여요.車馬費준다고 공개 모집하면 좀 모일거 같은데......아니면 '순천만','홍도'같은 참신한 프로젝트를 발표하든가.....
"非成長" 정도가 아니라 아주 쪼그라드는 萎縮産業으로 보입니다. 회원이 아니면서도 항상 산악회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 주시, friendly advice를 아끼지 않는 연소암 선생께 감사, 또 감사!!!
내려가다가 만난 골프장이 한성CC가 아니고 88CC였을것입니다. 끝까지 같이 못해서 미안했읍니다.
재미있는 산행 하셨군요. 참석하지 않은 분들의 사유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것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나이에 여행보다 더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게 뭐가 있겠습니까?
Leader가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유재! 고군분투, 일인다역, 사면초가, 동병상련,괄목상대, 청출어람, 대기만성, ???
해송의 놀랍고도 놀라운 博學多識!!!
전정원과 나는 자동차 여행만 한 것이 아니라 하루에 한시간 이상씩
록키산을 걸었습니다. 그 유명한 레이크 루이즈에서도 호수주변을 반바퀴나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17산악회원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여러분 인원이 줄어든다고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나갑시다.
물론입니다. 저도 이번여행에서 여러분들로부터 부러움을 많이 샀읍니다. 뭔가 적당한 인사말이기도 하겠지만,,, 17산악회 덕분입니다(그때마다 김종남고문을 떠 올리곤 했지요.).
장하도다, 임종수. 그리고 김회장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왔는지 말 좀 해보세요.
천문대 오르는 계단에서 쉬고있는 카나다에서 온 은퇴한 부부를 만났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나눈 말... <두개의 stick으로 아주 잘 하네..> <실은 한달에 두번 산에 가요..> 그 분들이 놀랐읍니다.
장가계에 가 본 적이 없어서 두 딸과 함께 여행사에 합류했지요. 무릉원, 유리棧道, 협곡, 천문寺, 천문대 등등 적당히 많이(?) 걸었읍니다.
그러면 김회장 행선지는 동남아가 아니라 동북안데.. 어쨌든 Brava!
산은 가고 싶은데 결혼식에는 않가자니 껄끄럽고 여러번 이리갈까 저리갈까 망서리다가 결혼식 에 참석하였는데 좋은기록이 나와 댓글창이 재미있게 전게되어 잘된일인 것 같네요 결혼식이 토요일에 많이들 하니 어찌할고?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망서리다가..." 이런 심경을 묘사한 옛날 영화에 "岐路의 女心"이란 게 있었지요, 혹시 기억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