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5(토) 음 1. 27
대만 여행중에 철언이 부음을 듣는다
여행 출발 할때부터 불안불안 했는데 용순이에게서
전화가 오는 순간 덜컥~~! 한다
얼른 계산을 해봤더니 귀국 다음날이 발인이다
그나마 조금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저러나 그 소식을 들은 뒤부터는 구경이 구경도 아니고
가이드 설명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들이 자꾸 떠오른다
15. 8. 17
불일폭포부근 산행을 마치고 '두리'에게서 암 말기라는 말을 처음 듣는 순간이다
15. 8. 20
항암치료 들어가기 전날 급히 연락하여 송천동 커피숍에서 지인들이 모였다
정작 본인은 태연했다
2015. 8. 27
두번째 항암치료를 받기 전날 찍은 가족사진
2015. 9. 1
영흥관에서 '뫼가람'이 물짜장 사던 날
2015. 9. 15
자유식당에서 5천원짜리 백반
2015. 9. 30
6번째 항암치료를 받고 좀 안좋아져서 열린병원에 입원함
2015. 10. 25
항암치료가 다 끝나고 황달끼가 있어 대학병원에 잠시 입원
2015. 10. 30
피아골 산행 전에 잠시 광속정에 있는 철언이를 보러 들름
이때도 산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빤닥빤닥~
2015. 11. 1
인호랑 봉진이랑 철언이 집으로 문병
2015. 12. 12
소양의 성바오로복지병원에 입원
2015. 12. 16
'왕따'형님과 '강산애' 문병
2016. 1. 4
잡탕밥 한그릇을 깨끗이 비움
2016. 2. 9
성바오로복지병원 성당에서 '바오로'란 세례명으로 영세를 받음
(이날부터 코에 산소를 공급)
2016. 2. 14
요놈들이 같이 한장 찍어주려했더니 모두 고개를 돌리고 숨고 해버리네...
2016. 2. 29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떼어갔었는데 다시 가져 왔다
코에만 꽂았던 호스를 떼고 마스크로 바꾼다.
2016. 3. 1
'아멜리아'와 철언이의 마지막 만남
"빨리 나으셔서 잡탕밥 한그릇 뚝딱 해치우셔야죠~~"
그리고 내가 대만으로 나가던 3월 3일 아침 6시 30분경
"어이, 대만 가서 선물 사다줄께...
그리고 선용엄마 몰래 담배 한모금 빨게 해줄테니 기둘려~~"
2016. 3. 6(일)
오후 7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짐도 없겠다 자동출입국심사대를 거쳐 부리나케 매표소로...
우리 일행이 10명인데 19:30 표는 아예 매진이고 20:00 3장
그리고 나머지는 20:30차를 타야 한다고...
20:00차로 3명이 먼저 출발한다
다행이 김포나 익산을 경유하지 않고 다이렉트로 2시간 45분만에 온다
12시 넘어서 장례식장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11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다
여기가 언제 생겼지?
저 사진을 내가 예전 사진들을 뒤져서 제일 나은 것으로 골랐는데 뒤에 나뭇가지가 거슬리네
왜 포샵할때 그 생각을 못했지?
슬플줄 알았는데 덤덤하다....
아팠던 모습 보다가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근사하네
춘식이 부부 '왕따'형님 부부 늦게 까지들 다 계신다
'산돌이'는 지가 피우고 싶으니까 철언이 준다는 핑계로 한껏 빨고 있다
쩝 저거 한모금 꼭 빨려주고 싶었는데...
철언 : "술 생각은 별로 안나는데요 담배는 한모금 빨고 싶네요"
2월 말경에 유영순 몰래 나한테 살짝 한 말이다
내가 담배만 피웠어도 그 즉시 빨려 줬을텐데...
'왕따'형님은 이날 나수 취하셨다
'강산애'가 억지로 모셔감
장남 선용의 친구들...
우리 팀 외에는 거의 빠져나가고...
우리도 빨리 빠져 줘야 상주들이 쉬지...
-들어 온 화환들 -
교대해 줄 사람이 없어 많이 피곤 하겠다
미망인 유영순과 션경 친구들...
오늘밥 잠자리 걱정해 주는 중
옳지 그렇게 웃어야지 슬퍼만 하면 속 다버립니다~~
집으로 들어왔다
철언이 진혼제 지낼때 담을 분골함을 챙긴다
내가 이럴줄 알고 만들어 놓은 건 아닌데...
2016. 3. 7(월) 발인일
아침 문인 인사 후...
술이 다 깨셨을까?
'왕따'형님의 등장
아직 결혼 전인 사돈, 만곤 부부와 사위 종영
4월 30일이 결혼 날짜인데
다행하게도 49제 후에 잡혀있다
약혼에 해당하는 언약식은 철언이 생전에 이미 맺었다
임종 당시를 셜명 하는 중
철언이의 형님...
아침식사를 떠 보려 하지만.....
막내동생을 보내고 도저히 넘어가지가 않으시는지....
연신 눈시울이 젖는다
진행되는 장례식 내내 나를 제일 가슴아프게 한 분이 저 형님이시다
이제 장례식장에서 마지막 제를 올린다
딸과 사위도 한잔 올리고...
사위놈이 제법 똘똘하고 의젓하다
선경이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철언아~~
묵념~~
형님, 형수... 그리고 누나들...
출상 준비...
영정 사진을 내리고...
위폐는 선용이가... 영정사진은 사위 종영이가...
입관 장면을 남기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
영구차로 모실 시간
선용이 친구놈들이 운구를 해야는데 너무 어리고 오지도 않은 것 같다
'왕따'형님과 '두리' '작은세개'... 그리고 앞 우측이 명기인가??? 하는 친구
마지막에 너무 말라서 관이 가벼운 느낌이다
운구차 문을 닫기 전에 다시 묵념....
넘버에 4자를 많이 넣으려고 애는 썼는데 2개밖에 없네
이제 승화원으로...
승화원에 와 있는 전 직장 동료들과 사돈겸 친구인 만곤이...
우리는 10시 30경에 왔는데 화장 시간은 1시에 예약되어 있다
먼저 해보려고 백방으로 찔러 봐도 꽉 짜여져 들어갈 자리가 없다
보통 2시간 타임을 주는데 이장화장이나 파묘화장 등 유골만 있는 화장을 1시간으로 줄어드니
그 틈을 노려야 하는데 오늘은 그런 케이스가 없어 어쩔수 없이 제 시간까지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에 '작은세개'와 매점에서 맥주 한 잔...
'왕따'형님은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출근한 '강산애' 차에서 찾긴 했는데 그 때문에 왔다리 갔다리...
화장시간이 너무 늦게 잡혀있어 춘식이 부부와 '왕따'형님 부부는 좀 있다가 가셨다
나온 종서... 치열하게 있는 재성과 석삼..
션경과 그의 친구들....
"선경아 친구들이 왜그리 다 언니 같냐??"
어젯밤 모텔로 선경이 친구들을 데려다 줄때는...
"느그들은 선경이 보다 훨~~ 어리게 보이는데 친구 맞아?"
상조 책임자와 뭔가 상의를 하는 철언이 형님
드디어 차례가 왔다
운구차를 기다리고...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가신 '왕따'형님 대신에 수용이가....
육신과의 작별.....
저렇게 적히니 실감이 난다
화로로 들어가는 모습을 모니터로 보여준다
가장 슬픈 시간이다...
목메인 기도가 시작되고...
냉정하고 차디찬 나인데도 이 순간은 울컥하네...
아~~ 또 이 형님....
우측의 두 처남이 많이 애썼다
철언이가 저렇게 하늘로 가는구나~~
화장을 하는 시간에 점심식사를 한다
'작은세개'와 나는 소주 한병씩...
이 매점겸 식당은 완전 독점이다
전주시설관리공단에서 입찰을 하여 들어왔다는데 입찰이 아주 치열하다고...
카운터에 여자주인이 있는데 친절하긴 한데...
음식이 영 형편없고 값도 비싸다.. 그래도 어쩔거여....
다음에 아는 사람 중 이런 경우가 생기면 도시락 등으로 준비하라 해야지..
밥을 절반도 못 먹었네....
선용이는 아예 밥을 안 먹고....
션경이 요녀석은 아저씨가 카메라만 대면 고개를 돌리네...
예상시간 13분 전에 화장이 완료된다
유골 인도실로...
화장된 유골을 보여준 뒤 유골함을 들여가 곱게 가는 작업을 하고....
함에 담겨 나온다
진혼제에 모실 유골을 우리도 함에 받았다
이제 승화원을 떠나 천호성지로....
입구는 적막감이 도는 호젓한 곳이다
부활성당.... 이름이 참 좋네...
성당은 1층이고 추모관은 지하에 있다
은퇴 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미사 분위기는 슬프기 보다 안온하다는 느낌이다
나중에 선용엄마의 자리까지 미리 잡았다고...
철언이 자리 번호이다 이번호를 잊지 않기 위해 7행시를 지어본다
제목 : 천호성지
(4) 사는 것
(2) 이리 허망할까
(0) 공수래 공수거라
(6) 육신도 스러져
(4) 사진만 덩그러니...
(0) 영면하십시오
(4) 사랑합니다
이거 좀 길지???
짧게 해야지
(右) 우리의 기도가
(三) 삼위일체 되어
(上) 위에까지 전해지도록
(五) 오늘도 기원하겠습니다.
우측에서 3번째 위에서 5번째이니까...
앞쪽 유리 덮개...
미사가 끝나고...
모셔질 자리에 축성을 하고....
축성의 기도
엄숙하고 경건하게 안치~
정말 분위기가 아늑하고 좋다
나도 냉담 풀까?
앞 유리를 닫고 고정을 시키려는데...
깜박 잊고 넣지 않은 것이 있다
성바오로병원에 있을때 수녀님이 주신 나무 십자가....
철언이가 아주 마음에 들어 했었다
수녀님이 주신 나무십자가
중앙에 심장을 상징하는 결이 있다
거기가 오돌토돌해서 철언이가 만지는 걸 좋아했다
쩝 믿지도 않았던 놈이 천당 가려고 몇일 전에 세례를 받지를 않나
십자가를 좋아하지를 않나...
문을 닫기 전 작별 인사를 하고...
이제 문을 닫는다
아~~! 또 이 형님....
막내 동생의 유골함을 찍는 마음은 어떨까?
오늘의 일정이 모두 끝난다
이제 내 머리맡에서 5일 동안 나랑 같이 잘거다
2015. 3. 9(수) 삼우제
네비가 고장나 10분 늦게 11시 10분에 천호성지에 도착한다
아무도 없다
유영순에게 전화를 해보니 꺼져 있다
만곤이에게 전화를 하니 추모관 밖에서 커피 한잔 하고 있다고...
나와서 올라가 봤더니
모두 1층 성당에서 미사중이고 '두리'랑 '혜일' 만곤이가 서성이고 있다
저 나뭇가지 좀 포샵해 줘야지...
나도 세례명이 바오로 인데 저도 바오로네...
이렇게 철언이는 갔다
돌아오는 12일(토) 만복대에서 또 한번 더 보내줘야 한다 *
첫댓글 아프신 분도 그옆 의 가족도
또 이런 귀한 기록을 남기신 분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만복대님의 편안하신 영면을 기원합니다
참 안타깝고 짠하고 그리운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만복대님은 하늘나라에서 고마운 광속단 여러분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할것 입니다
만복대님한테서 아침 일찍부터 틈날때마다 문병와 주신다는
프록켄다님의 고마운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광속단 여러분들께서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있으세요
만복대님 하늘나라에서는 이승에서보다
더 행복하시길 기원 드림니다.
정말 가슴아프네요!
장례식장에서는 철언형님이 돌아가셨다는 느낌이 안들었는데,
아침 출근후에 읽은 이 글이 뒤늦게 괜시리 눈물이 납니다.
프록켄타 형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