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제에 간다.
어제의 배움과 감동에 이어 어떤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된다.
김순애 생활관리사 선생님과 고제의 다른 마을에 들어갔다.
가는 도중, 선생님은 왜 이리도 아는 사람이 많은 건지, 차를 몰고 가는 도중 서행을 계속하며 동네 마을 분들과 인사를 나누셨다.
이것이 어르신뿐만(대상자) 아니라, 그 이웃들과 소통하여 어르신에게 더 잘 다가갈수 있으며, 급한 일이 있을 때 마을 주민들에게 어르신의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여건이 제공되는 수단이기도 했다.
이것이 특별히 만남의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면서 인사를 하며, 지나가는 데 어찌 보면예의상의 인사만하고 가는 것이고, 어찌 보면 친함의 정도가 강하다는 뜻이 아닐까?
오늘 방문할 곳은 경청만 잘하면 된다고 미리 관리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나뵐 분의 이력을 말씀해주시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육사7기, 중령 전역을 하신 최oo 어르신을 뵈었다.
목례로 인사를 하는데 그걸 보시고 엄지 손가락을 보여주셨다. 어떤 할아버지일까?
할아버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러 갔었던 나는 어르신에게 혼이 났다.
내가 초대한 것이라면 내가 이야기 주제를 이끌고 가겠지만, 그게 아닌 아주머니와의 주선으로 만났으면 나에게 대한 질문을 생각하지 않고 왔냐며, 화를 내셨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되, 그 어르신에게 관심 호기심을 보이는 것이 질문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어르신과의 대화에서는 나에게 서당에 간 느낌이 들었다.
어르신은 책을 읽는 것을 강조하셨다. 책 중에서 발췌한 내용중, 좋은 문구가 있는 데,
이것을 같이 보았으면 한다.
“너를 쥐고 있는 靑年은 希望은 가지고, 壯年은 目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보이고, 老年은 외롭지 않게 보인다.”
너가 지금 책을 읽음으로써 희망을 가질 수 있고, 내가 책을 읽음으로써 외롭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책의 중요성을 여러모로 설명해주셨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점이 있었다.
어르신께서 처음에 나에게 읽어보라고 했던 문구가 있다.
“장님에게는 등불이 필요 없다”, “모르는 것은 惡이다” 이 말을 하셨다.
장님에게.... 이 문구는 내가 받아 들이기에 무식한 사람에게는 등불, 즉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어르신은 마을에 17년 혼자 사셨지만, 마을 분이 아니셨다고 마을 분들이 얘기하신다. 오로지 혼자만의 삶을 즐기신다.
어르신은 박학다식하시다. 그래서인지 내가 볼 때는 어르신이 마을 주민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르신이 등불이라면 마을 주민들은 장님에 비유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럼 사회사업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떤 구실을 만들어야 할까?
이 어르신의 강점은 유식하시다는 점과 깐깐하시고 이웃과 소통하지는 않지만, 남을 배려할 줄 아시는 어르신이다.
어르신의 강점을 살린다면 서당처럼, 주민들에게 교육, 좋은 글귀를 나누면 좋겠지만, 주민들이 그것을 하려고 할까?
기관실습이라는 명분하에 오늘이 아니면 뵙지 못할 수도 있는 최oo 어르신.
지금 당장에 내 자신이 어떠한 도움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케이스, 스타일로 남게 되었다.
나중에라도 생활관리사 선생님들의 후기를 잘 읽어보며 다시 한번쯤 생각해봐야겠다.
첫댓글 그래, 잘했다. / 어르신의 상황을 헤아려 성철이가 마음 쓴 것이 기특하다. 생활관리사의 후기를 통해 알아보겠다는 생각이 참 좋다. 생활관리사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살핀 것도 잘 한 일이다. 생활관리사에게 맡긴 것은 정말 잘 한 일이다. / 그 짧은 동행에서도 '사회사업' 을 생각했구나, 어르신의 강점을 헤아여 '만약 성철이가 생활관리사라면 어떻게 하겠다' 는 것을 궁리했구나, 이것도 참 잘했다. / 고맙다, 성철아~
한글프로그램의 글을 복사해서 붙이면 명조체로 옮겨져 웹상에서는 읽기가 불편하지. 웹상에서 읽기 좋은 '굴림체, 돋움체' 로 바꾸고 싶은데 간혹 글씨체가 바뀌지 않는 경우도 있고 --> 한글에서 굴림체를 적용한 후 복사해서 붙이거나, '메모장' 에 옮겨 굴림체로 바꾼 후 다시 게시판에 붙여넣기 하면 '굴림체, 돋움체' 가 적용되지. / 글씨체 수정할 수 있으면 수정 해줘요 ~
어르신의 상황, 삶을 헤아린 점, 그리고 생활관리사 선생님들께 배워 새로이 생각해보고자 하는 점이 참 귀하다. 성철이가 어르신께 바르게 대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