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 "어이, 너거 '대가리'에는 뭣이 들었노?" -
권다품(영철)
말에는 그 사람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 사람만 나타는 것이 아니라, 그 가족들의 수준이나 배움도 나타나고, 그 말만큼의 인품이 나온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배움이 있는 집안의 자녀인지 무식한 집안의 자녀인지 나타난다는 말이겠다.
일부러 한잣말이나 고사성어를 찾아쓰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서, 일제 시대 때 배운 티 내려는 인간들이 일본어를 쓰듯이 영어까지 섞어쓰며 배운 티를 내고 싶어하는 인간들이 많다.
그런데, 오래 만나면서 술을 한 잔 하거나 긴장이 풀려서 편하게 지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말이나 행동으로 나오고, 인품도 들통난다.
배움이 있고, 의식이 바로 박힌 사람들이라면, '남의 나랏말을 사용할 줄 안다고, 결코, 많이 배우고 인품이 훌륭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 것이다.
'그냥 졸업장만 높은, 배울 인품이라고는 없는 인간'이라는 것도 능히 짐작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말에는 자신의 무식함은 물론, 부모형제들의 무식함도 묻어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부모들은 무식한데, 그 자녀들이 일부러 한자어나 고사성어, 그리고 영어를 더 많이 쓴다면, 그건 왜 그럴까?
혹시, 성만 양반이면서, 선비의 자손임을 과시하고 싶고, 자신 집안의 무식함이 탄로나지 않기 위한 의도가 숨겨진 것은 아닐까?
중국 사람도 아닌데 한자어를 안 쓴다고 무식한 것일까?
미국 영국 사람도 아닌데 영어를 모른다고 무식한 것일까?
우리가 우리 나라 말을 쓰는데, 왜 무식하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 사람이 무식한 사람이라고 나는 단언할 수 있겠다.
요즘은 무식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방송국의 뉴스나 토론, 대담에서도 너무 많이 쓴다.
그 방송에는 나름 학벌좋다고 소문난 인간들이 나오니까, 그것을 보고 배운 사람들은 남의 나라 말을 오히려 똑똑함을 자랑하듯이 쓰는 판이다.
대한민국에도 대통령이 있고, 장차관도 있고, 똑똑한 척하는 정치인들도 많다.
그런데, 어느 한 인간도 "우리 말을 써야 우리 민족의 혼이 지켜진다. 남의 나랏말 쓰지말고 우리 말을 쓰자."라고 말하는 인간이 없는 것 같다.
또,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과연 여기가 대한민국이 맞을까' 싶을 정도고, 한자어로 우리 말을 지저분하게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서, 영어까지 하도 많이 나오다보니, 연세드신 어른들은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아?
"어이, 너거 '대가리'에는 뭣이 들었노?"
한 번 빠개보고 싶다.
2023년 8월 28일 낮 12시 3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