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734 --- 만원 지폐에 담겨있는 비밀
만원권 전면에 세종대왕의 어진(초상화)이 있다. 어진 좌측에 소나무와 폭포와 국내의 유명한 산을 상징하는 산봉우리 5개가 있다. 빨갛고 하얀 둥근 모양이 해와 달로 ‘오봉일월도’이며 ‘일월오봉도’라고도 한다. 이것은 용상이나 어진의 뒤편에 장식하며 임금님을 상징하기도 한다. 상단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아니 한다.”는 ‘용비어천가’ 2장의 구절이 적혀있다. ‘용비어천가’는 세종 때 정인지 등이 왕명으로 지은, 해동 육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뜻의 악장이다. 조선 창업을 중국 고사에 비유하여 찬송한 것이며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 작품이다.
뒤편 왼쪽에 지구본처럼 생긴 것이 ‘혼천의’로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하던 천문관측기다. 세종 때 장영실이 처음 제작하였으나 분실되고, 현종 때 송이영이 제작한 ‘혼천시계‘이다. 하루 1번씩 회전하여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중앙에는 1,464개의 별자리 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로 해와 달과 5행성(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의 움직임을 알 수 있고, 그 위치에 따라 절기를 구분할 수 있다. 1861년 철종 때 ‘고산자 김정호’가 우리나라 최초 육상지도인 ‘대동여지도’ 목판본을 만들었으며 이보다 훨씬 앞질러서 1395년에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최초의 하늘지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고구려의 천문도를 바탕으로 직육면체의 돌에 새긴 별자리 지도로, 충남 서산 출신 류방택이 새긴 최초의 천문도이다. 우리나라는 고구려의 천문도와 통일신라의 첨성대 조선의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 보듯 일찍이 천문에 관심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화폐의 뒷면 오른쪽에 있는 그림은 경북 영천의 보현산에 있는, 반사식 ‘광학천체망원경’이다. 지름이 1.8 미터로 수억 광년이나 떨어진 우주의 깊고 깊은 곳까지도 육안에서 망원경으로 들여다볼 수가 있다. 단순한 만원 지폐인 것 같지만 앞면에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뒷면은 과학 군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