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퐁맹 성모 발현지
개요
18기 년 나폴레옹 3세의 오만과 판단 착오로 벌어진 프로이센-프랑스전쟁에서 프랑스가 계속 패배하면서 프랑스인들의 오랜 자부심도 땅에 떨어졌다. 이때 풍맹과 라발을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 국민들이 묵주기도를 드린 결과 성모님이 발현하셨고,라발을 향한 프로이센의 공격이 중단되어 풍맹만 아니라 프랑스 전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프랑스는 비록 전쟁에서는 졌지만 국민들의 단합으로 엄청난 배상금을 지불하면서 프로이센 군대를 완전히 몰아낼 수 있었고,이후 프랑스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여 안정과 번영의 시대로 진입하였다.
성모님의 발현
첫 번째 단계
18기년 1월 17일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브르타뉴 지방의 작은마을 동맹에서 성모님이 발현하셨다. 혹한의 날씨에 폭설까지 내린저녁 6시경 12세의 외젠 바르베데트와 10세의 조제프 바르베 데트 형제는 아버지 세지르와 함께 헛간에서 말에게 먹일 건초를 다듬고 있었다. 이웃인 자네트가 방문하여 군대에 징집돼 3주일 동안소식이 없던 이복형 오귀스트 프리토가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하자 그들은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작업을 잠시 멈추었다.
외젠은 이야기를 듣다가 날씨를 확인하기 위하여 문으로 가서 밖을 내다보다가 건너편 집의 지붕6미 위 공중에서 키가크고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가 가족들을 불러 지붕 위를 보라고 했으나 자네트와 아버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고,동생 조제프만 황금색 별이 새겨진 푸른색 옷을 입고 있는 여인이 있다고 말하였다. 아버지는 아이들이 잘못 본 것이라 여기며 다시 헛간으로 가서 작업을 계속하였다. 어머니 빅투아르가 헛간에 왔다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붕 위를 보았지만 그녀의 눈에도보이는것이 없었다.
어머니가 두 아들에게 성모송 5번을 암송한 다음에 다시 지붕 위를 보라고 했는데,아이들은 여전히 비탈린 수녀처럼 키가 큰 여인이 보인다고 말하였다, 6시 15분경 집으로 들어와 저녁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외젠과 조제프가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도 여인은 여전히 지붕 위에 있었다. 어머니가두 아들의 학교 교사인 비탈린 수녀를 서둘러 불러왔지만,수녀 역시 아무것도 안 보인다며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비탈린 수녀가 학교에서 만난 3명의 아이들을 헛간으로 데려와 지붕 위를 보게 하였더니,11세의 프랑수아즈 리셰르와 9세의 잔마리 레보세 만이 두 형제가 이야기한 대로 황금 별이 새겨진 짙은 푸른색 옷을 입고 있는 여인이 보인다고 말하였다. 이때 마리에두아르 수녀가 도착하였으나 그녀 역시 아무것도 볼수 없었으며 호기심 많은 마을 사람들까지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마리에두아르 수녀는 풍맹 성당의 게랭 신부에게 달려가 떨리는 목소리로 굉장한 발현이 있는 것 같으니 빨리 가자고 재촉하였다.
두 번째 단계
50명 정도의 동네 사람이 모였으며 마리에두아르수녀와 게랭 신부도 도착하였다. 신부가 기 도하자고 제안하자 마리 에두아르 수녀 와 마을 사람들은 함께 묵주기도를 시작하였다. 그때 라발 근처를 막 다녀온 조제프 바빈이라는 주민이 “프로이센군이 라발까지 들어왔어요.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라고 외치자 신부의 지도로 모두「마니피 캇」과「순결하신 어머 니」를 외며 더 열심히 기도하였다.
그러자 여인의 모습에 변화가 생겼다. 여인을 감싸는 푸른색 타원형 프레임이 생겨났고 프레임 안쪽에는 불이 켜지지 않은 4개의 양초가 나타났는데 2개는 여인의 어깨 양쪽에,나머지 2개는 무릎 높이 정도에 나타났다. 이어 여인의 왼쪽 가슴에 작고 붉은 십자가가 생겨났으며 여인의 옷에 새겨진 별들의 수가 증가했고 프레임 밖에 있던 별들이 여인의 발밑으로모였다.
4명의 아이는 40개 정도의 별을보았지만 마을 사람들은3개만 보였다고 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당시 풍맹의 인구는 150명 전후로 추측되는데,100명 정도가 자리를 함께했고,강추위에 60명 정도는 헛간에 들어가서 상황을 주시 했다. 여인의 발아래에 높이 1m 정도의 현수막과 같은 흰색 판이 나타나더니,보이지 않는 손에의하여 천천히 금색으로 한 글자씩 대문자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첫 번째 문장은 엠M 자로 시작하였는데 아이들은 큰 소리로 글자를 따라 읽었다.
(“오, 나의자녀들아, 기도하여라.”)
그리고다른문장이 이어 나타났다.
(“하느님께서 곧너의 기도에 응답하실 것이다.”)
(“나의 아들이 움직일 것이다.”)
아이들이 읽는 소리를 들은 마을사람들은 곧 전쟁이 멈출 것이라는 희망에 차올라 기뻐하면서,‘나의 아들’이라는 표현으로 미루어 지붕 위에 있는 여인이 성모님 이라고 생각하게 되 었다.
세 번째 단계
사람들이 다시 그 지역 성가인「희망의 어머니」를 부르자성모님의 모습이 새로운 단계로 변화하였다. 성모님은 매우 슬픈 표정을 지으셨고 공중에 있던 흰색 판과 글자는 사라졌다. 성모님은 양손을 펼쳐 어깨 위로 올리시고 성가의 리듬에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무엇인가 말씀을 하시는것처럼 보였지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네 번째 단계
사람들이「주님,용서하소서」를 부르자 네 번째 단계가 시작되었다. 성모님의 가슴에 등장한 붉은 십자가를 양손으로 붙잡고 계셨는데 붉은 십자가 위에 있는 작은 흰색 판에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적혀 있었다. 성모님 발아래 1 개의 별이 나타나 움직이면서 초에 닿자촛불이 켜졌으며 별이 계속 이동하여 4개의 촛불이 모두 켜지고 별은 성모님의 머리 위에 위치하였다. 성모님은 슬픈 표정으로 수난 받으신 붉은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를 한참 동안 바라보셨다.
다섯 번째 단계
그리고 다섯 번째 단계가 시작되었다. 마리에두아르 수녀가「바다의 별이신 성모」를 부르기 시작했다. 성모님의 가슴에 있던 붉은 십자가가 사라지면서 양손을 아래로 내리시자 양쪽 어깨
에 희망을 나타내는 흰색 십자가가 나타났다. 게랭 신부의 지시에 따라 모두 무릎을 꿇고 저녁기도를 시작하였다, 4개의 촛불이 켜진 상태에서 성모님 발아래부터 커다란 흰색 천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천이 올라오자 푸른색 프레임과4개의 촛불이 사라졌으며 성모님은 마지막으로 미소를 보여 주셨다. 밤9시경에 아이들이 침묵하자 신부가 아직도 성모님이 보이냐고 물었고 아이들은 “아니요,모든 것이 사라지고 끝났습니다”라고 답했다. 마을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모든 두려움이 사라졌으며 평화가 다시 찾아왔다.
발현 장소
프랑스가 프로이센에 연이어 패하면서 프랑스의 도시와 마을이 함락되어 약탈당하는 엄청난 피해가 이어졌다. 라발도 프로이센의 공격을 받는다면 함락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또한 라발이 점령당하면 4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아무런 요새가 없던 작은 마을 풍맹도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성모님이 발현하시어 라발과 풍맹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극적으로 살아남게 되었던 것이다.
성모님이 발현하신 곳은 바르베데트 가족의 헛간 건너편에 있는 오귀스탱 기드코크의 집 지붕 6m위 허공이었다. 성모님과 지붕 사이 허공에 많은 별이 생겨났고,두 번째 단계에서 흰색 판이 나타났다. 이판에 성모님의 메시지가 말이 아닌 글자로 나타났는데,이는 성모님의 메시지가글로 표현된 유일한 경우이다. “나의 아들”이라는 글자가 나타나자 드디어 사람들은 지붕 위에 있는 여인이 성모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모님은 18세 정도로 보였으며 공중에 떠 계셨고 황금색 별이 새겨진 짙은 푸른색 옷을 입었지만 허리띠는 없었다. 머리에는 검은 베일을 쓰시고 그 위에 간호사가 사용하는 간호모처럼 단순하게 생긴 황금 왕관을 쓰고 계셨는데 왕관 가운데에는 가느다란 폭의 붉은 띠가 둘러져 있었으며 황금색 리본이 달린 푸른색 신발을 신고 계셨다. 이 모습은 발현하신 성모님의 복장 중에서 가장 특이하다고 할수 있다. 현재 기드코크의 집 지붕 위에 크지는 않지만 발현하신 성모님의 모습과글이 쓰인 횐색 판이 세워져 있다.
헛간 정문을 열고 안에서 밖을 내다보면 지붕 위에 있는 성모상과 흰색 판이 보인다. 헛간의 외부 지붕 중앙에는 성모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헛간의 내부 전면 벽 전체에는성모님이 지붕 위에 발현하셨을 때의 상황이 그림으로 재현되어 있으며,또한 전면의 양쪽 벽에는 5개 단계로 변화한 모습의 성모상이 있고,발현 당시 농기구들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풍맹을 순례하게 된다면 대성당만 아니라 이 헛간도 반드시 봐야 한다.
헛간을 나와서 왼쪽을 보면 성당이 또 하나 있는데,이 성당은 외젠과 조제프가 세례를 받은 풍맹 성당으로,발현 당시의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보면 이 성당이 등장한다. 이 성당과 헛간,그리고 기드코크의 집 사이의 넓은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 지붕을 바라보고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올렸던 것이다.
시현자
시현자가 어릴 경우 발현에 대한 목격이 무시당하거나 의심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시현자의 삶도 그리 평탄하지 않은 것이 일반 적이다. 생테티엔르로,라살레트,루르드의 경우 성모님의 발현을 본 시현자가 어린아이 였기에 성모님의 발현이라는 대사건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욕을 먹거나 거짓말쟁이,사기꾼으로 몰렸을 뿐 아니라,감옥에 잡아넣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시현자로 인정받는 것도 어려웠지만 시현자로 인정받은 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삶을 살아야 했다. 풍맹의 발현은 예외적이거나 특이한 점이 많은데 시현자의 경우도 그러하다. 발현이 있는 동안 사제뿐만 아니라 세 명의 수녀도 함께한 것이다. 시현자는 항상 발현을 사제에게 전달하고 그 전달이 진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표징이나 기적과 같은 것을 제시해야만 했다. 루르드의 경우도 베르나데트가 성모님이 말씀하신 ‘무염시태’라는 메시지를 사제에게 전달한 다음에야 시현이 인정되었다. 그러나 풍맹의 경우 발현 현장에 본당사제인 게랭 신부가 있었으며 그때 벌어진 모든상황을 직접 목격하였기에 사제에게 발현을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 없었고 외부로부터의 질문도 사제가 담당할 수 있어서 시현자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
풍맹의 시현자 4명 중3명은 성모님 발현의 시현자 답게 자신의 삶을 하느님과 교회에 바치는 영적인 삶을 살았다. 외젠은 신부가 되었으며 나중에 라발 교구의 여러 본당에서 주임신부로 일했다. 동생 조제프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의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의 사제가 되었다. 이 선교회가 풍맹 성지를 관리하게 되어 조제프는 성모님의 발현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겼다. 잔마리도 보르도 성가정 수녀회에 입회하였다. 마지막으로 프랑수아즈는 가정부 일을 하였고 여러작은 시골 학교에서 교사로도 일했으며 1900년부터 외젠 신부의 집안일을 돌보다가 시 현자 중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났다.
성지 소개
성지는 대성당과 옛 풍맹 성당,광장,헛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모님이 발현하신 기드코크의 집 뒤편에 1873년 성지 성당 건립이 시작되어 1900년 10월 15일 축성되었다. 1905년 성당이 대성당으로 승격되었으며,1908년 9월 추기경 2명과 주교 4명, 신부 600명,신자 15,000명이 모인 가운데 풍맹 희망의 성모마리아 대성당이란 이름으 로 봉헌되 었다.
대성당 내의 모든 십자가는 발현하신 성모님이 들고 계셨던 십자가와 같은 붉은색으로 되어 있다. 제대의 뒤쪽 창에 발현하신 성모님이 대규모 스테인드글라스로 그려진 것은 풍맹이 유일하다. 스테인드 글라스의 푸른색에 해가 비치면 성당 내부는 성모님 옷과 같은 푸른색으로 가득 차서 분위기가 신비롭다. 대성당 앞 광장에는 붉은 십자가를 안고 있는 발현 네 번째 단계의 성모상이 세워져 있다. 대성당 옆에는 성지 안내를 담당하며 숙박도 가능한 사목 센터가 있으며,대성당 뒤에도 ‘렐레 르 보카주’라는 대규모 순례자 숙소가 있다.
[자료: 세계의 성모발현 성지를 찾아서. 분도출판사. 최하경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