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의 칼럼 <불법의 평등 요구하는게 애국보수인가?>(1월9일字)와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의 칼럼 <피비린내 나는 무도회와 세월호 7시간>(1월9일字)은, 독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자기변명이자 궤변임을 지적하려고 한다.
金 주간의 논리의 요지는 대강 이렇다. 최순실 스캔들 이후 애국보수단체들이 '과거 정권에서도 대통령 측근비리가 있었는데, 유독 박근혜 대통령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대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애국보수단체들이 일종의 '불법의 평등을 요구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金 주간은 지적했다. 그의 칼럼 일부이다.
<…과거 대통령이 더 나빴는데 왜 박 대통령만 탄핵하느냐는 지적은 남들도 다 교통위반 했는데 왜 나만 딱지 떼느냐는 말과 똑같다. 헌법이 보장하는 ‘법 앞에 평등’은 합법의 평등이지 불법의 평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헌재도 “헌법상 평등은 불법의 평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2014헌바372). ‘불법의 평등’을 요구하는 일부 보수층의 주장이 치명적인 것은 앞으로 어느 대통령이 어떤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를 해도 박 대통령과 견줘 보곤 탄핵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국민의식과 국내외 환경은 놀랍게 바뀌었는데도 이들 보수층만 과거를 기준으로 삼아 나라가 한 단계 도약할 길을 막는 것이 경악스럽다….>
김순덕 주간은 지난 1월7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의 청계광장 연설을 인용하기도 했다.
<…팩트를 신성시한다는 점에서 존경해 마지않는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가 7일 청계천 집회에선 이런 발언을 했다. “조중동과 한겨레, 그리고 북한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까지 한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세운다. 언론이 한목소리를 내니 검찰, 특검이 따라오고 정치까지 휩쓸려 간다. 언론 독재다.” 조 대표 같은 보수층이 분노하는 표면적 이유는 언론 오보에 박 대통령이 마녀사냥을 당한다는 거다. 백번 양보해 작년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에 의문이 있고, 최순실의 태블릿PC가 아니라고 치자….>
金 주간은 '취임 후 일정 기간 (최 씨의) 의견을 들은 적도 있다'는 말로 사실상 최순실의 국정 개입을 시인한 사람이 박 대통령이었다'고 덧붙였다. 金 주간에게 묻는다. 朴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물어봤다고 하자. 朴 대통령이 최순실이든 다른 어떤 국민에게 물어보는 것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국민 그 누구한테라도 물어볼 수 있고 자문을 받을 수도 있다. 그 대상이 특정돼 있는 게 아니지 않는가? 대통령이 최순실이 아닌 金 주간 본인에게 물어봤다면, 그것은 국정개입이 아니고 자문한 것인가? 金 주간과 동아일보가 언론(人)으로서 진정한 양심과 사명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의 '최순실 태블릿 PC'에 대한 의혹도 철저하게 파헤쳐야 할 것 아닌가?
金 주간의 주장대로 문제의 태블릿 PC가 최순실의 것이 아니라고 친다면, 이 얼마나 엄청난 내란선동적 범죄인가? 이런 국기문란 사건을 동아일보와 김순덕은 어째서 넘어가려 하는가? 중요 국정자료가 최순실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았는데도 국가기밀이 최순실에게 전달됐다고 볼 수 있는가? 金 주간이 알고 있는 것처럼 역대 정권에서 秘線(비선)실세는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저지른 수많은 비리와 게이트는 탄핵소추로 이어지지 않았다. 애국보수세력이 '불법의 평등'까지 요구한다는 金 주간의 주장은, 지나친 것 아닌가? 그럼 탄핵을 주장하는 무리들은 깨끗하고 청렴한 자들인가? 조갑제 대표의 주장에 틀린 게 있는가? 살인범과 간첩에게도 반론권과 방어권이 있거늘 하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반론권과 방어권이 있지 않은가? 그것마저 짓밟히며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간의 언론보도는 정말 당당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은 上記 칼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몰락은 국가와 재벌의 동맹으로 굴러가는 박정희 패러다임이 수명이 다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포스트 박정희 시대는 1%의 파워엘리트가 99%의 사회적 약자를 무시한 오만을 반성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내 마음 속의 피비린내 나는 무도회와 세월호 7시간의 非인간성을 지워내는 속죄의 제의(祭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하경 주필에게 묻는다. 당신이 몸 담고 있는 중일일보의 뿌리는 국가와 재벌간의 소산물이 아니고 무엇인가? 중앙일보와 그 계열회사인 JTBC가 國論분열의 선봉에 서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가? 문제의 태블릿 PC에 대한 의혹부터 파헤치는 게 언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런 것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 얼굴에 침이나 뱉는 부끄러운 칼럼이나 쓰고 있는가?
세월호 사고는 누가 뭐라고 해도 해난(海難)사고 아닌가? 그것을 정치쟁점化해 세월호 사고를 정부 탓인 것처럼 중앙일보가 몰아가서야 되겠는가? 중앙일보 기자 가운데 그 누구 하나 세월호가 침몰된 해저에 들어가 직접 현장 취재를 해본 적이 있는가? 바다라는 특수 상황에서 일어난 해난사고 구조작업을 마치 교통사고 구조작업 정도로 취급하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무도회 운운하는 것은 아닌가? 세월호와 대통령의 7시간은 아무 연관이 없음이 청와대 해명을 통해 밝혀졌다. 朴 대통령은 구조 상황을 매시간마다 유선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대통령 탓인가? 대통령이 잠수사인가, 아니면 현장 구조반장인가? 피비린내 나는 러시아 궁중 무도회와 청와대 집무실을 연관시키는 것은 해난 구조작업에 대한 無知의 소치다.
메일에서 받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