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 전문회사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용카드사와 은행, 통
신업체 등의 연체율 급증과 신용불량자 양산으로 인해 “부실채권을 회수해
달라”는 일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불법 업체까지 난립하고 있다.
채권추심 전문회사란 연체된 지 평균 3~6개월 이상이 돼 도저히 회수하
기 어렵다고 판단한 부실 채권을 넘겨받아 돈을 받아내는 업체로 현재 금융
감독원에 20개 업체가 등록돼있다.
17일 금감원과 신용정보업계에 따르면 채권 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20개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 9월 말 현재 4천6백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
간(3천6백여억원)보다 22% 늘었다. 채권추심회사들은 회수율에 따라 돈을
받기 때문에 회수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매출을 올린다.
업계 전체 매출액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미래신용정보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30% 늘어난 1천6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국민신용정보는 9월
말까지 2백7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 동기(1백5억원)대비 2.65배나 많
은 매출을 거뒀다. 솔로몬, 국은, 글로벌, 우리신용정보 등 주요 업체들이
매출액 1백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국민신용정보 관계자는 “연체율이 급증하면 부실채권이 늘고 이에 따라
수주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통상 연체율 급증 이후 6개월 이
후부터 물량이 채권추심회사로 넘어오기 때문에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연체율을 줄이고 자산을 건전화하기 위해 과거보다
연체일수가 적은데도 조기에 대손상각처리한 뒤 채권추심회사로 넘기기도
한다. 미래신용정보 관계자는 “과거에는 평균 6개월 이상 연체돼야 넘어오
던 부실채권이 최근에는 1개월만 연체해도 이쪽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전
했다.
일거리가 늘면서 불법업체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
는 “불법업체가 200개를 넘는 것으로 안다”며 “이들은 신용정보업의 적
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폭언이나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
예 부실채권을 사들여 자체적으로 채권을 추심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모
기업구조조정회사(CRC)는 최근 서울 영풍상호저축으로부터 채권가액의 15%
를 주고 부실채권 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처럼 너도나도 채권추심에 나서는 것은 3개월 이상된 부실채권이라 하
더라도 회수율이 평균 20~30%로 높은 데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금액
이 2백만원 미만의 소액으로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이다. 금감
원 관계자는 “과도한 추심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불법 추심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채권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신용정보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 다. 기존 소규모 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 과 보험사 등 대규모 금융업체들이 속속 채권추심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자산관 리㈜가 채권추심 및 신용정보업 허가를 신청, 이르면 1월중으로 인가가 날 전망이다. 농협자산관리는 자본금만 99억원으로 업계 최대규모다.
농협자산관리는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의 해 설립돼 농협중앙회의 부실자산을 관리해오던 회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업태의 법적 근거를 분명히 하기 위해 허가 신청을 했을 뿐 영업 확대를 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 4월 삼성·교보생명이 공동출자 한 ‘A&D신용정보’가 급성장하고 있는데다 지난해말에는 신한은 행의 ‘신한신용정보’가 출범,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기 때 문에 농협자산관리의 신용정보업계 진출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다. 자본금 규모 50억원으로 출발한 A&D는 영업시작 9개월만인 지난 연말까지 순이익만 1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캐피탈이 최근 A신용정보사에 지분참여를 하면 서 업계 자체가 대규모 금융사 위주로 재편되는게 아니냐는 전망 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미래신용정보 등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기존 소규모 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어 업계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서울신용평가정보가 이미 지난해말 구조조정전문회사(CRC)인 SB파트너스에 넘어갔으 며 코람데오가 경영난으로 주주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해 인가취소 조치를 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융업체들이 시너지효과 등을 노리고 자 회사 설립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에 대응한 소규모 업체 들간의 인수·합병(M&A)도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고려신용정보(대표 윤의국)는 20일 중소기업은행과 조흥은행의 전입세대 및 임대차 조사서비스 업무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고려신용정보는 지난해 국민은행, 한미은행, 제일은행, 삼성생명, 교보생명, 신동아화재보험 등과 조사업무 대행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총 8개 금융기관과 민행대행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윤의국 대표는 "약 260여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들의 채권추심 및 관리를 위한 금융권의 각종 민원서류 발급이 최근 들어 부쩍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권들이 민원대행업무를 전국 지사네트워크와 숙련된 직원을 확보한 전문적인 신용정보회사에 아웃소싱을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고려신용정보는 민원대행업을 시작한 이래 2001년에 11억원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두배이상 늘어난 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민원대행업에서 약 50억원의 매출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금융권의 틈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민원대행업은 금융기관 및 기업들이 민원의뢰, 채권추심, 신용정보(재산)조사 업무를 진행할 때 발급해야 할 제반서류를 허가 받은 신용정보업체가 관련기관(동사무소, 구청, 등기소, 법원 등)에서 발급을 대행하는 금융서비스 전문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