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맛있는 봄찬 마흔 일곱번째, 조선배추김치입니다.
조선배추는 봄과 가을에 재배 수확합니다. 늦봄과 늦가을에 만날수있는데요. 간단찬에 '김치'도 첨가해 김치가 만만한 찬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 비록 지금은 낯설어 생뚱맞아 보이기까지 하는 조선배추를 남다르게 보고, 사랑해줄수 있는 마음이 솟아나길 바라는 마음 하나, 이렇게 담았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익숙한 배추는 중국종자 배추입니다. 물론, 긴시간 개량되었지만, 명실공히 우리배추라 여기기 힘듭니다. 여기에는 여러 역사적 요인들이있는데요. 일제시절 강압적으로 중국종자배추를 재배하기를 종용했던 것도 있고, 1960년대 이후 다량생산에만 목을 매면서 토종종자들을 외면하고 비료와 농약에 강한 외래종자를 대거 끌어들여왔던 탓에, 우리땅에 오래도록 길들여지고 가꾸어온 소중한 종자, 토종식재료들이 철저하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많은양을 생산해야하고, 빨리 우람하게 크는것만 '돈'이 되니, 비료와 농약을 퍼부어도 잘 자라는 외래종자가 범람하게되었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먹거리사건사고는 실제, 사건 그자체에 있다기 보다, 식재료의 근본인 종자에서부터 발생합니다.
태생부터가 우리땅에 맞질않기에, 거기에 드는 사회적비용이 더 많고, 그로인해 땅도 병들고 먹는 우리들도 온전할리가 없습니다.
워낙 사회적으로 이미, 외래종자, 외국산 식재료로 뼛속까지 길들여진탓에 토종식재료가 오히려 낯설테지만, 언제나 시작하면 따라잡을수있고, 바꿀수 있습니다. 허니, 찬찬히 관심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낯선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심이냐가 더 중하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라도 건강한 식재료를 먹고 즐기고 누리자면, '종자'문제, 토종식재료 복원, 재생은 반드시 풀고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근본 즉, 먹거리의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뿌리가 알차지 못한데, 열매를 맺을턱도 없을뿐만 아니라, 열매도 보기전에 제대로 성장하지도 못할테니깐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부분의 식재료들은 외래종자로 키운 식재료들입니다. 허니, 종자문제, 토종식재료를 관심갖으면, 우리사회가 어디부터 고쳐나가야 하는지를 들여다볼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에겐 어마어마한 힘을 갖게 됩니다.
무엇을 고쳐야하는지를 함께 공감한다면, 고치는건 순식간이기 때문입니다. 허니, 외면하지 마시고 자석처럼 토종식재료들을 끌어당겨봅시다.
이미, 몇해전부터 꾸준히 소개해왔지만 이번에 만난 조선배추는 더 특별합니다. 아...이렇게 생긴것도 있구나하문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래 사진 윗줄에 있는 조선배추인데요. 흠... 뭐라..표현할 길이 없네요. 쪼그리고 앉어서 재배한 농민(판매하시는 분)과 이것저것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어찌 먹나요? 이렇게 생긴 조선배추는 처음인데.." 하문서 물으니, 쌈싸먹어도 되고, 김치해도 되고, 국거리해도 되고...등등등 결론은 뭘해먹어도 맛나다 였습니다. 배추는 세포기인데, 하나는 백여개 넘는 잎이 풍성히 있고 하나는 우람씩씩한 열무같이 생겼고, 하나는 튼튼하고 길쭉한 얼갈이처럼 생겼어요. 거기다가 가격 2000원. 꽤나 묵직했는데 맛도 궁금하고 또, 이맘때 조선배추를 안먹으면 늦가을까지 기다려야 하고, 늦가을에는 여러 겨울김치 담그느라 사실 신경써 조선배추를 먹기가 어렵기도 하고, 또 열무김치 다음김치가 필요했기에, 무겁지만 냉큼 사왔습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한 조선배추, 어쩜 하나같은 것이 없어요. 다량재배농산물들은 똑갈이 찍어낸듯한데, 토종식재료들은 죄다 각양각색이여요. 거기다가, 조선배추에 익숙해지면 일반배추는 양념맛으로 먹지만, 조선배추는 배추맛으로먹어요.
조선배추따라 다르지만, 윗줄배추는 갓처럼 살짝 톡쏘는 맛도 있구요. 아래줄 배추는 씹는맛이 너무 좋아요. 겉절이로 먹어도 맛있고, 익혀서 두고 먹어도 너무 맛있고, 데쳐서 나물로 해도 배추자체가 맛있으니깐 그것도 맛나고요.
친숙해지면 느리고 천천히 크지만 농약과 비료없이 잘 자라는 토종식재료를 버린, 우리사회가 우리 근현대역사가 얼마나 미워지는지 몰라요.
토종식재료를 낯설게 만들어버린 우리 식재료의 역사, 그것이 문제이지 낯설어하는 우리들 잘못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고 부실하고 불량한 저질 외국종자와 외국식재료가 범람하는 밥상을 일생동안 먹어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우리땅이 농작물이 자라지 못하는 몹쓸땅도 아닌데, 외국에 종자(뿌리)에서부터 가공품까지 빌어먹는다는 건, 뭐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조선배추는 제철찾기여정에서 '종자'의 중요성도 가르쳐주었고, 오늘날 우리들의 식문화가 얼마나 기형적이고 거품이 많은가에 대해, 또 지금까지 일생을 길들여온 입맛도 기형적이고 거품투성이였음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런 배움만으로도 벅찬데, '맛'까지 사랑스러우니 두루 두루 좋은 식재료입니다.
안타까운건, 마트나 시장에서는 만나기 어렵고, 5일장터나 직거래장터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다량재배하질않기에 유통되지 못하는 것이니 판매하는 곳으로 찾아가야 만날수 있습니다. 늦봄, 늦가을 시기에 판매합니다. 이맘때, 장터를 가신다면 놓치지말고 꼭 맛봐야할 1순위 식재료입니다.
혹여, 자신은 못 구입할거라면서 아예 덮어두지 마시고, 생김새라도 알아두면 그 언젠가는 꼭 만나게 됩니다.
허니, 조선배추 얼굴 잘 기억해 두시길.
사오자 마자, 김치부터 일단 담그고, 무성한 잎을 가진 조선배추는 여린잎은 절반가량 떼어내 쌈으로도 먹고, 나물로도 먹었습니다. 비빔고추장에 쓰윽 비빈 뜨끈한 밥에 쌈싸먹으니 너무 맛나더만요. 톡쏘는 맛이 강하질 않아서 아주 매력적이게 맛있습니다. 나물도 아삭아삭하니 맛나고요.
김치는 살짝만 익힌후 냉장고에 넣어 겉절이 느낌으로 먼저 먹다가, 익어가는 맛을 하나씩 채워가며 먹고 있습니다.
▲ 위사진은 첫 사진보다 익은상태입니다. 그리보이죠?
익으면 아삭한 식감이 더 좋아져요. 요즘 한창 너무 잘 챙겨먹고 있습니다.
김치담근 다음날, 꺼내 먹기 시작했는데요 첫자리가 통녹두죽과 함께 곁들였는데, 김치가 참 맛있다면서 엄청 먹었?습니다. 녹두죽과 유달리 잘 어울리는 겐지.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이날 죽보다 김치를 더 많이 먹었습니다.
친근해지면 질수록 매력덩어리인 조선배추! 사랑 아니할수 없습니다.
지금이 (5월 중하순-6월초순경) 한창 제철이오니, 장터에 발걸음 하신다면 꼭! 신경써서 구입해 맛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처음은 조선배추가 상당히 낯설어(생김새도 맛도) 하는데요, 우리가 보통 여짓껏 먹어온 배추는 사실 양념맛으로 김치를 먹어요. 근데, 조선배추는 배추맛으로 먹게되요. 그 차이를 금새 배우기는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찬찬히 채워가시길 권합니다. 우리입맛이 워낙 외래종자, 외국식재료에 길들여져서 그것을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하기때문에 그러합니다.
허니, 찬찬히 채우고 찬찬히 배우며 우리 토종식재료의 소중함을 삶으로 하나씩 채워냈으면 합니다.
조선배추김치
재료: 조선배추 3포기 (크기가 각각 다름, 모양도 각각 다름),양파1개, 쪽파 크게 세줌
절이기: 물3리터에 굵은소금1컵, 웃소금반컵
찹쌀풀: 물1컵+찹쌀가루1큰술반에 물4큰술
양념: 고춧가루1컵, 액젓3큰술, 새우젓3큰술, 과일청6큰술, 다진마늘2큰술, 다진생강1/2큰술
※조선배추는 오래 절이지않습니다. 대략 1시간정도 절이기를 해주면 좋습니다.
㈎준비
㉠ 먼저, 찹쌀풀부터 쑤어놓습니다.
- 물1컵을 작은냄비에 담고 끓여줍니다. 작은컵에 찹쌀가루1큰술반에 물4큰술을 섞어 잘 풀어준후 끓고있는 물에 쪼로록 따라부으면서 저어주기를 하면 됩니다. 투명하고 되직하게 변하면 됩니다.
㉡ 부재료는 쪽파 또는 부추를, 양파 또는 과일 정도 준비하면 됩니다.
㈏절이기
㉠ 조선배추를 적당한 길이로 썰어줍니다.
㉡소금물(물3리터에 굵은소금1컵)에 썬 조선배추를 푹 담갔다가 건져 다른볼에 담아주고 웃소금약간을 뿌려줍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차곡차곡 담아둔후 남은소금물은 채에 밭쳐 부어준후 남은 웃소금 뿌려줍니다.
㉣1시간 남짓 절여주기를 합니다.
㈏양념하기
㉠절여지는동안, 계량한 양념모두를 넣고 잘 섞어줍니다.
㉡ 쪽파와 양파 손질해 채썰어줍니다. .
㈐버무리기
㉠ 절이기가 끝나면 바로 헹구어 내고 흙물이 나오지않을때까지 씻어 물기빼놓습니다.
-조선배추는 물빼기를 오래하지않습니다. 참조
㉡ 준비한 양념에 버무려주고 보관통에 담습니다.
㉢ 반나절 또는 하루 상온에 두었다가 냉장보관합니다.
- 익힘 정도는 취향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조선배추3포기인데, 3포기가 각각 다릅니다. ▼아래사진 ①조선배추는 정말 처음 만나는 얼굴이고, 사진②와 사진③은 그간 만나왔던 조선배추입니다.
다시한번, 사진①의 배추를 확인하면, 전체크기는 일반배추만합니다. 그런데 잔잎이 백여개는 넘는듯 합니다.
얍상한 잎 절반가량 떼어내고 거기서1/3분량은 밥에 쌈싸먹고, 1/2분량은 데쳐서 된장과 참기름에 버무려 나물로 먹었습니다. 쌈은 아주 맛있더이다. 아삭거리는 식감이 워낙 좋아 나물로도 맛있었습니다.
사실, 요배추는 언제 또 만날지 모르는 배추라, 또 소개할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쨌거나 만난다면 낯설어 하지마시고 맛나게 챙기세요!
찹쌀풀 쑤기
손질하기전에 먼저 풀을 쑵니다. 한김 식혀둬야 하니깐요.
아주 간단하니, 후딱 만들어두고 손질에 들어가면 됩니다.
물1컵을 작은냄비에 담고 끓여줍니다. 작은컵에 찹쌀가루1큰술반에 물4큰술을 섞어 잘 풀어준후 끓고있는 물에 쪼로록 따라부으면서 저어주기를 하면 됩니다. 투명하고 되직하게 변하면 됩니다.
그대로 식혀둡니다.
절이기
조선배추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줍니다.
소금물을 만들어(물3리터에 굵은소금1컵) 썰어둔 조선배추를 담갔다가 건져 다른볼에 담으면서 웃소금을 뿌려줍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차곡차곡 담아내고 남은 소금물은 채에 밭쳐 부어줍니다.
1시간 가량 절여두기를 했으면, 깨끗하게 헹궈 물기를 빼놓습니다.
버무리기
쪽파는 손질해 적당한 길이로 썰어놓고 양파는 채썰어 놓습니다.
준비한 양념재료를 모두 넣고 섞어줍니다.
물기 살짝 뺀 조선배추 넣고, 쪽파와 양파채 넣고 쓰윽 버무려 주면 끝!
보관통에 담고, 반나절 또는 하루 정도 숙성시켜 냉장보관합니다.
자~
그릇에 담습니다.
세가지 배추가 섞인 것이라 어떤맛일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갓맛 보다는 약한 톡쏘는 맛이 있는 탓에 더 특별하고 맛있습니다. 워낙 조선배추는 식감이 좋아서 오래두고 먹어도 물러지지않고 생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익으면 익을수록 또 맛있어집니다. 담그고 보니 3리터정도 분량이더라구요. 아쉬워하며 잘 챙겨먹고 있습니다.
조금 익숙해지니, 그간 배추를 양념맛으로 먹어왔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조선배추는 오로지 배추맛으로 먹어요.
'배추가 가진 맛'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하고, 그 맛이 정말 중요한 맛임을 알게해줍니다.
초여름까지 만날수 있고, 길게는 한여름에도 만나곤 해요. 장터를 가신다면 눈여겨 찾아 꼭! 맛보시길 권합니다.
그간, 우리들이 자라면서 길들여온 식재료들이 '제맛'은 아니여요. 그것을 깨달아야 '맛'이 있다는 말이 무슨말인지, 그간 맛있다며 좋아라 했던 것들은 식재료 그 자체맛이 아니라 양념맛이 아니였는지 들여다보게 됩니다.
식재료의 제맛이 살아있어야 '맛'이 살고, '맛' 있어집니다. 제맛을 가진 식재료가 중요한 까닭입니다.
조선배추는 늦봄과 늦가을에 두번 만나니깐요. 찬찬히 친근해지면서 '배추'의 제맛이 무엇인지, 그간 무슨맛으로 배추맛을 배워왔는지 들여다보면 '배추'가 얼마나 소중한 식재료인지 배운다면 그것보다 귀한배움은 없습니다.
그런 기회가 많아지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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