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8주간 월요일
1독서: 예레 28,1-17 <하난야, 주님께서 당신을 보내지 않으셨는데도 당신은 백성을 거짓에 의지하게 하였소.>
복음: 마태 14,22-36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제목: 거센 풍랑 속에서도 시선을 주님께
1. 달콤한 거짓말과 아픈 진실
기원전 6세기 예루살렘 성전에서 두 예언자가 서로 맞섰습니다. 거짓 예언자 하난야는 예레미야 예언자 목에 걸려 있던 나무 멍에를 빼앗아 부수면서, 2년 안에 바빌론의 지배가 끝난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당장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백성들에게는 이보다 더 달콤하고 듣기 좋은 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헛된 거짓 평화였습니다. 참예언자 예레미야는 백성들의 죄 때문에 다가올 재앙을 솔직하게 경고했습니다. 부서진 나무 멍에 대신 더 무거운 쇠 멍에가 씌워질 것이라 선포하며, 당장의 편안함만 찾지 말고 하느님의 정화 과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촉구했습니다. 고통스러운 진실을 담담히 짊어진 예레미야의 모습은, 눈앞의 달콤한 안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뜻에 시선을 고정하는 것이 참된 신앙임을 보여줍니다.
2. 거센 바람과 나약한 흔들림
예루살렘 백성들이 거짓 예언자의 달콤한 말에 속아 하느님을 잊었던 것처럼, 오늘 복음의 베드로 역시 눈앞의 상황에 마음을 빼앗겨 주님을 놓치고 맙니다.
한밤중 호수 한가운데서 거센 풍랑을 만난 제자들은,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겁에 질렸습니다. 이때 베드로가 용기를 내어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 하고 청했고, 주님의 “오너라.”(마태 14,29) 하시는 말씀에 배에서 내려 담대하게 물 위를 걸었습니다.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발을 내디뎠을 때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시선이 주님이 아닌 ‘거센 바람’으로 향하는 순간, 두려움이 덜컥 밀려오며 물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거짓 예언자의 달콤함에 혹했던 백성들처럼, 베드로 역시 눈앞의 거센 풍랑이라는 현실에 마음이 흔들린 것입니다. 베드로가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마태 14,30) 하고 소리치자, 예수님께서는 즉시 손을 내밀어 붙잡아 주시며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마태 14,31) 하고 따뜻하게 건져 올려 주셨습니다.
3. 주님께 고정하는 신앙의 눈길
이처럼 물에 빠져가던 절박한 순간에 경험한 주님의 구원 손길은, 베드로와 제자들의 마음을 뿌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풍랑이 그치고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은 그 앞에 엎드려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마태 14,33) 하고 고백했습니다. 이 강렬한 경험은 훗날 베드로가 제자들의 으뜸으로서 굳건한 신앙을 선포하는 결정적인 바탕이 되었습니다.
만일 베드로가 거센 바람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주님만 똑바로 바라보았다면, 끝까지 물 위를 걸어갔을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달콤한 유혹이든, 아니면 당장 밀려오는 거센 시련이든, 주님이 아닌 다른 것에 마음과 눈길을 빼앗기면 누구나 넘어지고 가라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눈앞의 풍랑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주님께 신앙의 눈길을 온전히 모으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