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같이 읽기
아빠가 이 책을 읽기 전에
강헌의 <명리>를 읽었잖아.
<명리>를 읽으면서 예전에 사두고 읽지 않은
이 책 고미숙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란 책이 생각났어.
<명리>를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으면 이해하기 더 쉬울 것 같았어.
그리고 <명리>에서 읽은 내용의 기억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기억을 수 있고 말이야.
그래서 이 책을 찾아내어 읽게 되었단다.
강헌의 <명리>와 고미숙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연달아 읽었더니,
명리에 대한 이해가 더 좋았던 것 같구나.
잘했다 싶더구나.
고미숙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에서도 음양오행과 명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어.
강헌의 <명리>에서는 원국에 대해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실전편이라고 하면,
이번에 읽은 고미숙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는 명리와 사주팔자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론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이번 독서편지는 강헌의 <명리>에서 중복된 내용은 가급적 생략을 할께.
1. 사주 플러스
대중음악평론가인 강헌, 인문학자인 고미숙.
그 밖에 많은 사람들이 명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명리를 업신 받는 경향이 있는데,
지은이 고미숙은 그 이유를 서양의 오리엔탈리즘에서 찾았단다.
오리엔탈리즘이란,
서구의 시각으로 다른 지역의 문화를 타자와, 하위주체화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야.
그래서 서구의 문화와 가치관을 받아들인 동양에서
오랫동안 중시 여겨왔던 것을 무시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거지.
오행(五行)에 대해 다시한번 이야기해보면, 목화토금수.
‘목’은 시작을 의미하는 거야. 그래서 계절도 봄을 나타낸다고 했잖아.
그런데 무슨 일을 시작하면서 木처럼 해야 하는데,
火처럼 하는 경우가 있어. 출발부터 형식을 집착한다는 것이지.
봄을 건너뛰고, 여름으로 가버린 그런 것. 제대로 될 리가 없겠지.
모든 일은 순리가 있는 법. 오행이 이런 삶의 교훈도 알려주고 있단다.
아빠가 이번에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이 말을 명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
고미숙은 사주 뿐만 아니라 관상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사주는 시간적 관찰이고, 관상은 공간적 관찰이라고 하면서,
사주가 관상이고, 관상이 곧 사주라고 이야기하고 있단다.
그리고 사주와 관상은 곧 나의 생로병사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동양의학에서 관상과 사주는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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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사계절이 있듯이 삶에도 생로병사가 있다.
고로, 나를 아는 것이 곧 우주의 이치를 아는 것이다.
이렇듯 인생과 우주, 미시와 거시가 중첩, 교차되다 보니 ㅇ
음양오행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앎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풍수지리와 관상, 의학과 사주명리, 기문둔답과 매화역수 등등.
특히 동양의학을 하려면 관상과 사주명리는 필수적이다.
이 둘은 몸에 대한 정보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사주명리는 생년월일시를 가지고 평생의 운을 읽어내는 것이고
관상은 얼굴에 드러나 있는 운명의 지도를 읽는 것이다.
오장육부의 기운적 배치는 반드시 얼굴에 드러나고
그 얼굴에 드러난 기운에 따라 일생의 리듬을 밟아 간다는 것이 기본원리이다.(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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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주역과 명리를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해 주어서,
누군가 주역과 명리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보면 답할 수 있을 것 같더구나.
주역은 사건을 중심으로 보는 것이고,
명리는 인생 전체의 지도를 보는 것이라고 말이야.
…
이 책을 읽으면서, 사주 명리가 철학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단다.
명리라는 것이 곧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거들…
철학도 아빠가 알기로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거든…
….
가끔 혁명이나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나를 희생하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어.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래.
나를 희생하면서 바꾸는 것은 모순이래.
왜냐하면 내가 곧 우주이고, 자연이 곧 나의 연장이기 때문에,
곧 내가 가야 하는 길이라는 것이야.
혁명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자신의 운명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는구나.
2. 관계가 중요하다
아빠가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단다.
바로 흑룡띠, 백호띠, 그리고 올해는 붉은 원숭이 해라고 말할 때,
도대체 색깔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이지? 궁금했거든.
아빠는 그냥 장삿속으로 갖다 붙이는 줄 알았어.
그런게 그것이 아니더구만.
그것은 그 해를 육십갑자를 부를 때 천간을 이루는 오행을 색깔로 표현해서 이야기하는 것이야.
예를 들어서, 2010년이 경인년으로 60년만에 오는 백호, 즉 하얀 호랑이띠 해라고 했어.
그리고 2012년은 임진년이었고, 흑룡, 즉 검은 용띠 해라고 했고,
올해는 병신년 빨간 원숭이띠 해야.
육십갑자 중에 십이지지가 나타내는 것은 띠를 나타내는 거야.
경인년의 ‘인’은 호랑이띠, 임진년의 ‘진’은 용띠, 병신년의 ‘신’은 원숭이띠를 나타내는 거야.
그리고 육십갑자의 십천간은 아래와 같이 오핵과 연결이 되고,
그 오행이 의미하는 색깔도 아래와 같이 맺어지는거야.
갑, 을 -> 木 -> 녹색
병, 정 -> 火 -> 빨간색
무, 기 -> 土 -> 노란색
경, 신 -> 金 -> 흰색
임, 계 -> 水 -> 검정
그러니까 경인년의 ‘경’은 오행으로는 金이고, 그것은 흰색을 의미하는 것이고,
임진년의 ‘임’은 오행으로는 水이고, 색깔로는 검정을 의미하는 거야.
그리고 올해 병신년의 ‘병’은 오행으로 火, 색깔은 빨간색을 의미하는 것이란다.
….
팔자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간이었어. 생각나지?
각각의 음양오행 뿐만 아니라 관계도 중요해.
동양 사상에는 “관계가 존재를 우선한다”라는 말이 있대.
그래서 일간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0
일간을 중심으로 각각의 팔자들의 관계 또한 중요한거야.
오행의 개수보다 어떤 생극적 관계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이야.
그런 관계는 사실 사회생활의 근간이 되잖아.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할 때 혼자하는 것보다
같이 협력해서 하는 것이 더 중요하잖아.
그런데, 그런 관계보다 개인의 능력을 더 중시하는 사회가 되어서,
사회가 더 삭막해 보이는 것은 아닌가 싶구나.
다시 예부터 내려오는 동양사상의 중요한 가치인 “관계”를 중시 여기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
잠시 이야기가 나의 잡생각으로 빠져나갔는데, 다시 책 이야기를 할께.
그 오행은 우리 몸과도 관계를 맺게 돼.
이것은 <동의보감>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야.
오행과 우리 몸과의 관계는 다음과 같단다.
木 - 간, 담
火 - 심장, 소장,
土 - 비장, 위장
金 - 폐, 대장
水 - 신장, 방광
….
관계만큼 또 중요한 것이 있어.
바로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는 것.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한자 성어가 있어.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라는 뜻이야.
이것이 사주팔자에도 중요해.
만약 내 사주팔자에 넘치는 것이 있으면, 줄여주어야 하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보충해 주어야 하는데,
그것을 해주는 것이 지장간이라는 것이란다.
그런데 아빠가 강헌의 <명리>를 읽고 나서도 이야기했지만,
지장간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패스~
3. 책에서
이 책에서도 사주명리학은 숙명론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
사주팔자를 네비게이션에 비유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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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주명리학을 말하면 숙명론이 아니냐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인생을 결정된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숙명론은 정해진 운명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운명에 대한 해석을 전적으로 외부에 맡기는 것을 뜻한다.
몸이 아플 때 의사나 묘방만을 찾으면 그것이 곧 숙명론이다.
왜 아플까? 그 인과를 찾기 시작하고 그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풀어 가게 되면
그건 숙명론이 아니라 운명에 대한 비전탐구가 된다.
그런데 비전탐구를 하려면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그것이 작용하는 원리와 좌표를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사주팔자란 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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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팔자를 고치고 싶다면, 깨달아야 한다고 하는구나.
여기서 깨달음은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깨달음이 아니라,
지혜를 의미하는 것이고,
지혜는 삶의 모든 과정을 배움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는구나.
팔자를 바꾸고 싶다면 지혜를 사랑하는 훈련을 하라고…
아빠와 같이 삶을 배우자꾸나. 그렇게 어떻게 배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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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정보는 소유와 축적의 대상이지만 지혜는 깨달음의 영역이다.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깨다'와 '도달하다'의 합성어다.
낡은 사유의 지평을 깨고 새로운 경계를 열어젖히는 것이 깨달음이다.
그게 가능하려면 앎과 몸 사이의 '간극'이 없어야 한다.
간극이 없으면 깨닫게 되고 깨달음이 있으면 간극이 줄어든다.
고로, 삶의 모든 과정을 배움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곧 지혜다.
그러므로 지혜가 없이, 지혜에 대한 열정이 없이 잘 살 수 있는 방법,
팔자를 바꿀 수 있는 길은 단연코 없다!
팔자를 고치고 싶은가?
그럼 가장 먼저 지혜를 사랑하는 훈련을 하라!
그러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용신이 무엇인지 절로 드러나게 될 터이니.(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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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지은이 : 고미숙
펴낸곳 : 북드라망
페이지 : 280 page
펴낸날 : 2012년 08월 22일
책정가 : 13,000원
읽은날 : 2016.02.15~2016.02.18
글쓴날 : 2016.02.24,2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