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 연과 양파음식전시와 요리대회 참가를 위해
많은 생각들이 헝클어지기도 하고 또한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적극적으로 요리를 한 것은 1년도 채 안되는데
군에서 저를 믿고 군대표로 추천을 해 주어서 무안군을 대표하는 연과 양파를 이용하여
15가지를 개발하고 같이 준비하기 위해 광주에서 동생이 왔습니다.
동생은 항상 제가 요리할 때 수족이 되어주고 파트너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솜씨가 좋고 감각이 뛰어납니다.
하루종일 음식준비를 하고 오후5시에 시누이와 바턴터치를 하고 돌아갔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것은 잔손질이 많이 가기 때문에 혼자하기란 넘 벅찬 일 이었습니다.
밤을 세우다시피하였고 새벽에 교회에 다녀온 후
군청직원과 함께 낙안읍성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는데 다른팀들은 먼저와 셋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셋팅을 마치고 다른팀들이 한 것을 구경하였는데 놀랠노자였습니다.
정말로 전라남도 시군에서 내노라하는 명인들의 작품전시회 였습니다.
제가 만든 것은 음식이었고 그분들이 만든 것은 정말 작품이었습니다.
올해로 남도음식전시회 16회 였는데 “그전에 한번이라도 구경을 해 보았다면 감히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과 “겁 없이 뛰어들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습니다.
셋팅을 마치고 시간이 조금 있어 식당들 구경을 하는데 해남식당에서 자색막걸리를 팔아 호기심에 들어갔습니다.
아침밥 대신 막걸리를 1병시켜 맛을 보니 달큰하니 맛있었습니다.
빈속에 두사발을 마셨더니 머리가 띵하니 몽롱해집니다.
시간이 되어 한복으로 갈아입고 자기작품 앞에서 인사할 준비를 했습니다.
순천시장님 개회인사가 끝나고 전시관 켓팅식을 하는데 음식전시관이어서인지 테이프 대신 가래떡으로 한 것 같은데 참 좋은 아이디어인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가래떡을 나누어 먹으면서 전시관 내부로 들어옵니다.
저는 구경하신 분들게 음식에 관해 설명도 해드리고 조리방법도 알려 드렸더니
모두가 한마디씩 하고 가십니다.
다른 곳은 눈으로만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설명을 해 주니 보기도 하고
배워서 간다고 고맙다고 하십니다.
군청직원이 점심시간이 지났다고 하면서 식사하러 가자고 하는데
사람들이 계속 밀려오니 배고픈것 보다 설명해 주는게 훨 재미있습니다.
그 와중에 인터뷰도 하구요. 다른분들도 하셨을 겁니다.
점심은 군직원이 맛있는 걸로 먹자고 하는데
저는 고기보다 낙지보다 수제비를 더 좋아합니다.
해남음식점에서 고구마 수제비를 먹었는데 바지락을 많이 넣어 국물이 시원하고
맛이 있었습니다.
면에 고구마를 넣은 줄 알았는데 자색고구마와 밤고구마를 채 썰어 고명으로 넣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엄마와 언니가 저를 보러 오겠다고 합니다.
첫날이라 무안군청에서 과장님이랑 다녀가시겠다고 하여
엄마께 토요일날 오시라고 했는데 도저히 궁금해서 안 되겠는지 오시겠다고 합니다.
순천집에서 낙악읍성 까지는 30분정도의 거리이니 어찌 아니 오시겠습니까?
제가 전시한 작품을 보시고 “내 딸 장하다”고 몇 번을 말씀하십니다.
제가 부끄럽다고 했더니 “아니 수수하니 더 좋다”라고 제 편을 들어주십니다.
음식 만들기 전에도 엄마께서는 “미경아! 내가 뭘 하나라도 만들어서 네 짐을 떨어주꺼나?” 하셨거든요. 엄마는 제게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오후6시에 집에 도착하여 목포에서 레크레이션 교육중.
여수에 사는 남동생에게 전화가 옵니다.
“누나가 MBC 뉴스에 인터뷰 한 게 나오는데 얼굴에 달이 떴네”합니다.
다음날 아침 뉴스에 봤더니 정말 나옵니다.
그 많은 명인들과 음식가운데 보성작품이 잠깐 나오고 제가 인터뷰한 것과 제의 작품이
크로즈업되어 나오니 이게 웬일입니까?
다음날 대회 나갈 고구마 양갱을 여러 가지 색과 모양으로 만들어 놓고 또 짐을 꾸립니다.
동생에게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기 위해 전화를 하니 뜸금 없이 “언니야 잡채 할려면 내가 준비를 할까 합니다.”
내일 대회 나갈 사람이 메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예전에 연요리 나갈 때 잡채로 나갔는데 착각을 한 모양입니다.
대회수칙과 메뉴레시피를 인쇄하여 준비하였습니다. 동생 보게 할라구...
2시에 대회가 시작되는데 군직원과 함께 12시 30분경에 도착하였습니다.
다른 곳도 사람들이 속속 들어오는데 호텔차와 외식산업차, 식당차들이 들어옵니다.
동생은 순천집에 들러 부모님과 언니 조카들이랑 같이 왔습니다.
엄마가 도시락을 준비해 오셔서 대회장 옆에 테이불과 의자를 준비하고 식사를 소풍 나온 듯 하였습니다.
대회가 시작되고 저는 동생에게 “우리 오늘을 즐기자”라고 하였습니다.
사회 보시는 분은 예전에 고구마요리로 ‘얼룩말 사투리’ 촬영했던 그분이었습니다.
고구마 돈까스 먹어보았다고 하면서 정말 맛있다고 말씀도 하였습니다.
작품이 완성되고 데코레이션도 제 생각에 넘 잘 된것 같아 만족하였습니다.
입선 가작을 부르는데 속으로 여기서 부르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
우수상을 부르는데 여기서는 불러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
가슴은 떨리고 설마 대상....꽝. 꽝이었습니다. 이럴수가...
원인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소재가 넘 평범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 받는 작품들은 경매를 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시식을 하는데
스텝들이 모두들 제 쪽으로 몰려듭니다.
순식간에 음식은 바닥이 나고 인기짱 이었습니다.
대회 준비할 때에는 대상을 바라보고.
떨어졌을 때에는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면 서운할 것도 없습니다.
음식을 구상하고 준비하는 것은 다시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이 드는데,
정작 당일은 축제이고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많이 배우고 느끼고 즐기고,
행복한 가을 가족여행이었다고나 할까요?...
돌아오는 길에 군직원분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내일 4일간 전시한 작품 시상식이 있는데 주일이어서 참석을 못하니
늦으막하게 가서 그릇이나 수거를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예배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저희 하늘님이 낙안읍성에서 상황실에서 장려상인데 시상식에 참석을 안해서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아니 이럴수가...
꿈에도 생각지도 않았는데 이런일이 세상에...
개인전에서 상 받는 것 보다 군을 대표한 음식으로 상을 받아서 정말 무안군의 명예훼손을 안 시키고 체면치레는 한 것 같아 참 다행이고 감사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 불고 추운 월요일 오후에 고구마 강정과 스프를 15인분 정도 만들어서
인사하러 군청에 들렀습니다.
날씨와 배가 고플 시간이어서 그 자리에서 바닥이 나고
스프가 아침식사 대용으로 좋겠다고 하십니다.
서로 인사가 오고가고 내일 점심을 같이 하자고 하십니다.
화요일 점심식사를 하고 윤덕씨가 내년에도 또 부탁하고, 언제든지 문화관광과에서
콜하면 오케이 하라고 하십니다. 저는 웃으며 “글쎄요”라고 하구요.
오후에는 또 만들어서 기술센터에 인사하러 갔습니다.
문화관광에서 기술센터로 문의 전화가 오니 계장님께서 저를 추천하셨다고 하더군요.
역시 계장님 또한 저를 틀어잡고 연요리 식당 전문점을 할 생각이 없냐고 합니다.
진계장님께서는 제가 상을 받았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머릿속에 전문점에 대한 천리장성을 쌓았다고 합니다.
제는 요리가 전문이 아니고 생명을 양육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였더니 오감을 자극하는것은 요리가 최고라고 하면서 요리프로그램도 하라고 하십니다.
지금까지 개인이 군을 대표해서 나간 것은 제가 처음인가 봅니다.
제가 상을 받을 수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음이 있었습니다.
제를 추천해 주신분, 그릇을 빌려 주신분, 셋팅을 도와주신분,
함께 음식만드느라 고생하신분, 집이 온통 폭탄데도 싫은 소리 안한 하늘님.
좋은 에너지를 보내주신 지인들. 그리고 저와 함께 했던 관광문화과 정대술 선생님.
이 모든 분들의 합작품이었고 모든일에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상 축하드림니다 내마음의 풍경처럼 이가을을 풍요롭게 장식을 하셨네요. 음식도 예술입니다 미경님의 마음을 아름답게 담아내셨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 있지안았나 생각합니다..다시한번 축하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