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은옥
저자 최은옥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여주에서 자랐다. 2011년 푸른 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고 작가의 길로 들어섰고, 2013년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어린이 친구들이 신나고 재미있게 읽는 이야기를 쓰려고 언제나 귀를 쫑긋 세우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사라진 축구공》 《방귀 스티커》 《잔소리 붕어빵》 《그림자 길들이기》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이 있다.
그림 오정택
그린이 오정택은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과 공예디자인을 공부했다. 늘 열정을 쏟은 그림으로 아이들을 만나기를 바라며 동화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그림책》 《너는 커서 뭐 할래》 《코끼리가 최고야》 《화장실에 사는 두꺼비》 《믹에게 웃으면서 안녕》《까만 얼굴의 루비》 《어이없는 놈》 《착한 엄마가 되어라, 얍!》 《진정한 일곱》 등이 있다.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그림책》으로 제14회 국제 노마 콩쿠르 은상을 받았다.
● 목차
레옹이 간다!
책 사용법 대회
비밀의 방
책을 읽는다고?
내 말 좀 들어 봐!
계획이 있어!
누가 누가 잘하나?
최고의 책 사용법은?
● 책 속으로
레옹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갔어요. 시원하게 똥을 누고는 변기 옆에 쌓아 둔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랐지요. 그러고는 북북 힘차게 책을 찢어 엉덩이를 닦기 시작했어요. 구석구석 깨끗하게 말이에요. 잠시 후, 레옹은 너덜너덜해진 책과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은 자기 엉덩이를 번갈아 봤어요.
시장님은 뭔가를 발견했는지 느닷없이 큰 소리 웃기 시작했어요.
“푸하하하하, 푸하하하! 저 바보 같은 녀석들 좀 봐! 책을 세워 놓고 높이뛰기나 하고 있으니! 으하하하, 저 족제비 녀석은 책으로 썰매를 타고! 토끼들은 책을 쌓아서 담장을 만드네! 하하하하! 멍청한 것들! 밥통 같은 것들! 책이 읽는 건 줄도 모르고! 으하하하!”
시장님은 금방이라도 뒤로 넘어질 듯 웃어 댔어요.
“크하하하! 책을 읽어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으니, 책이 코앞에 있으면 뭘 해? 바보들! 멍청이들! 으하하하!”
마지막 장을 다 읽은 레옹이 하늘까지 닿을 듯 솟구쳐 올랐어요.
“우아! 대단해! 대단해!”
레옹은 연신 소리를 질러 댔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어요. 하찮게 보이던 네모반듯한 종이뭉치 속에 놀라운 세계가 있었어요. 레옹은 부랴부랴 화장실로 뛰어갔어요. 변기 옆에 있던 책과 바닥에 있는 책을 모아서 방으로 돌아왔어요. 하마터면 똥 닦는 걸로 사라질 뻔한 책들이지요.
● 출판사 서평
도대체 책에 어떤 힘이 있기에, 시장은 독서를 못 하게 할까?
꼬마 돼지 레옹이 사는 버드나무 마을에서는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다. 책은 물론 많지만 책의 용도는 무척 엉뚱하다. 뱀 할머니는 책을 햇빛 가리개로 사용하고, 곰 아저씨는 베개 대신으로 쓴다. 심지어 주인공 돼지 레옹은 책장을 한 장 찢어 똥 닦을 휴지로 사용한다. 심지어 이 마을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책 사용법 대회가 열리는데, 책을 가장 기발하게 사용하는 주민이 일 등이 되고, 명예와 상을 얻는다. 이번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위해 출간한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는 이런 이상한 마을을 배경으로 쓰여진 상상력 넘치는 동화이다. 자신보다 똑똑해지는 게 두려워 책을 못 읽게 하는 시장과 그런 시장의 음모를 우연히 알게 된 돼지 레옹의 활약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며 눈앞에 ‘책’이라는 보물을 두고도 사용하지 않는 요즘 아이들 모습을 풍자한다.
《책 읽는 강아지 몽몽》《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등 기발한 소재로 아이들 심리를 재미있게 표현한 작가 최은옥은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서’가 얼마나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을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알려 준다. 책을 읽지 않고 책장에만 꽂아두는 요즘 사람들 역시 버드나무 마을 사람들과 마찬가지 아닐까? 자신만 똑똑하기를 바랐던 시장처럼 독서의 힘을 아는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독서를 방해하는 최첨단 기기의 등장을 어느 누구보다 기뻐하지 않을까? 책을 읽는다고 모두 다 시장이 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책을 많이 읽을수록 세상을 더 폭넓게 알고, 꿈을 크게 꾸며 그 꿈을 향해 움직일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 아이들이 모두 책 읽는 즐거움을 안다면, 몇 십 년 후 어떤 변화가 생길까? 그런 즐거운 상상을 해 보며 이 책을 권해도 좋을 듯하다.
● 줄거리
돼지 레옹은 책을 똥 닦는 데 사용한다. 버드나무 마을 사람들도 다 책을 이상하게 사용한다. 뱀 할머니는 책을 햇빛 가리개로 사용하고 곰 아저씨는 베개로 이용한다. 개구리들은 뜀뛰기 연습을 위한 장애물 정도로만 여긴다. 아무도 책을 읽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을 시장이 그렇게 알려 줬고 책 읽는 것을 제외한 다양한 책 사용법을 장려했다. 레옹은 이런 시장이 왠지 의심스럽다.
어느 날 레옹은 제일 친한 친구 샤샤가 아프자, 망원경을 고쳐 오라는 샤샤의 심부름을 대신 해 주고 시장 집으로 간다. 샤샤네 가족은 대대로 시장 집에서 일하고 있다. 레옹은 망원경을 갖다 놓으러 시장 방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있는 수없이 많은 책들이 꽂힌 서가를 발견하고 놀란다. 막 방에서 나가려는 찰나, 시장이 비밀 통로로 들어오고 놀란 레옹은 책상 아래에 숨는다. 시장은 마을 전체를 내려다보고 책을 이상하게 사용하는 마을 사람들을 비웃은 후에 의자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곧 하하 호호 웃고 슬퍼하고 화를 내고 즐거워하고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어리둥절해진 레옹은 집으로 돌아와, 똥 닦는 데 쓰던 책을 읽기 들고 시작한다. 곧 이야기에 빠진 레옹은 책 속에 담긴 무궁무진한 지식과 새로운 세상을 보고 깜작 놀란다. 자신만 책을 읽고 똑똑해지려는 시장의 계획을 눈치 챈 레옹. 레옹은 이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결심하고 일 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책 사용법 대회 날’, 무대 위로 올라가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장의 비밀을 알고 감쪽같이 사라졌던 하인들을 구해 와 시장의 음모를 폭로한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뉘우친 시장은 용서의 의미로 마을에 도서관을 만들 시장직을 내려놓고 도서관 관장으로 일한다. 레옹과 샤샤는 매일 함께 도서관에 들려 즐겁게 책을 읽는다.
● 상세이미지
첫댓글 안녕하세요~^^ 신간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 가 출간 되어 인사드립니다.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