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만원.
충청도 A병원에서 내과 레지던트(전공의) 4년차로 일하는 Y(38)씨 통장에 찍힌 지난달 급여다. 주당 80~100시간씩 일하고,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려 나오며, 추석과 설 당일을 제외하고는 공휴일에도 쉬는 날 없이 일하지만, 지난해 연봉은 약 2840만원(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기준)으로, 서울의 대학병원 인턴을 할 때보다 1000만원 가까이 줄었다.
Y씨는 "월 180만원으로 3인 가족이 생활하려면 그야말로 아이 유치원비를 걱정하며 '극빈층'처럼 사는 수밖에 없다"며 마이너스 통장에 빚도 7000만원 깔려 있다고 했다. Y씨는 "4년간 버틴다는 생각으로 수련과정을 밟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레지던트라도 어느 병원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연봉이 최대 2.1배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국 83개 수련병원 레지던트(내과·3년차 기준)의 2009년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아산병원으로 약 5070만원이었고, 삼성서울병원(5030만원)·강릉아산병원(5014만원)·울산대병원(5007만원) 등이 높았다.
반면 경기도 K병원은 연봉이 2420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K병원을 포함해 하위 11개 병원은 연봉이 3000만원에 못 미쳤다. Y씨가 일하는 A병원은 83개 병원 중 79위에 올랐다. 경기도 소재 병원에서 레지던트 3년차로 일하고 있는 B씨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이라기보다 '저임금 노동자'로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