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서구 청소년수련관이 새 주인을 만나는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련관을 이용하는 회원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3년 간 4억원에 이르는 적자운영에 허덕이다 계약을 포기한 (재)대구YMCA와 새 위탁운영업체인 (사)21세기 으뜸세상이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 위탁업체는 현재 천막을 쳐놓고 신규 회원을 접수하고 있다.
특히 대구YMCA는 지난 11월 초 총 34개 문화강좌 중 분기별 강좌 대부분을 중단한 뒤 신규 접수를 하지 않아 이미 회원 상당수가 빠져나간 상태. 또 5~7세 아동을 대상으로 인기가 좋았던 '아기스포츠단'도 당초 내년 2월 졸업예정이던 것을 이달로 앞당기는 바람에 회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회원 박모(36·여·달서구 용산동)씨는 "새 주인이 수련관 앞에 천막을 설치해 접수 및 상담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믿고 등록할 수 있겠냐"며 "구민을 위해 지어진 수련관인데 마치 운영업체들이 주인인 것처럼 감정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정작 회원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수영장을 이용하는 김모(38·여·서구 평리동)씨는 "지난달보다 수영장 수질이 많이 나빠졌고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대로라면 다음달 수영회원에 재등록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또 기존 초빙강사들이 대거 바뀔 가능성도 있어 부모들의 원성이 높다.
주부 이모(33·달서구 장기동)씨는 "동화구연이나 유아용 음악 강좌의 경우 강사가 바뀌면 교육의 연계성이 끊길 수밖에 없다"며 "강사가 그대로 있는지 아니면 다른 강사로 바뀌는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천막 속에서 접수·상담을 하는 으뜸세상 관계자들도 겨울철이 수영 비수기인데다 '아기스포츠단' 접수도 어렵다며 발을 구르고 있다.
추병호 으뜸세상 대표는 "YMCA가 수련관 내 홍보 전단지를 비치하는 일이나 강의실, 탈의실 등의 시설점검도 허락하지 않고 있어 새 프로그램 홍보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대부분 강좌가 이달부터 새 회원을 모집해야 하는데 현재 상태라면 3월이나 돼야 제대로 강좌가 시작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YMCA측 김덕기 관장은 "수련관이 서구청 재산인 만큼 YMCA와 으뜸세상 간의 인수인계 문제를 구청이 맡아서 교통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인수인계를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