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은 신앙생활에 있어서 기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17에서도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말씀하고 있고 빌립보서 4:6에서도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말씀하고 있으니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기도는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것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기도를 건너뛰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에 두고, 중요한 일이나 중요한 사역을 앞에 두고 기도보다는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물질이나 시간이나 인력 등을 미리 살피고, 그러한 것들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이 먼저일 때가 많습니다. 그 모든 것에 앞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바울은 에베소교회의 사역을 맡은 디모데에게 “먼저” 기도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1절은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라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새번역 성경은 “무엇보다도 먼저”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에베소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사역을 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도하는 일이라고 말씀합니다. 1절은 기도에 관한 여러 가지 표현이 등장합니다. 물론 모두 기도에 관한 표현들이지만, 약간씩의 미묘한 차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기도입니다. 기도(祈禱, Prayer)는 헬라어로 “프로슈케”(προσευχή)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는 가장 보편적인 표현으로 “하나님을 향하여 구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이 단어는 “~를 향하여”라는 의미를 지닌 프로스(πρός)라는 전치사와 “권하다”, “구하다”(to pray)라는 의미의 유코마이(εὔχομαι)라는 단어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그렇기에 기도라는 단어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를 향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하나님을 향하는 모든 행위가 넓은 의미에서는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구(懇求, Supplication, Entreaty)는 헬라어로 “데에시스”(δέησις)라는 단어인데,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이뤄지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간청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도고(禱告, Intercession)는 “엔튝시스”(ἐντεύξις)라는 헬라어 단어가 사용되는데, 이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 간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흔히 중보기도(仲保祈禱, Intercessory prayer)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에 감사(感謝, Thanksgivings)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사는 헬라어로 “유카리스티아”(εὐχαριστία)라는 단어인데 이 단어는 “좋은 것을 드리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기도가 신앙생활에 있어서, 그리고 사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우선순위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도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해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하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평화로운 상태에서 경건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정치 지도자들을 위한 기도는 그들이 무조건 잘되도록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생활을 안정적으로 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치 지도자들이 제대로 정치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이런 기도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이루어지게 합니다(3절, 4절). 기도와 간구는 마치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도구처럼 취급받기 쉽습니다. 그러나 기도의 결과는 우리 죄를 위해 자기 자신을 친히 대속물(代贖物)로 드리셔서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가 되어주신 예수 그리스도가 증거되고, 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돌아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5절, 6절). 그리고 이것이 사도 바울을 비롯하여 디모데에게도 맡겨진 사역이었습니다(7절). 그래서 이러한 사역이 잘 이뤄지길 위해서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먼저 해야 합니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사람들을 구원하셔서 참된 평강을 얻게하시는 은혜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보다 앞서가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먼저 하나님께 아뢰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할 때 하나님의 역사(役事)를 통해 사역의 귀한 열매를 맺게 될 줄 믿습니다. 기도하기에 앞서 먼저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지 말고, 먼저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는 삶과 사역이 되길 기도합니다. 하다가 안 되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하나님 앞에 기도로 나아가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주어진 사역을 해나가는 저의 사역과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