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후 2일, 내 손자 쌍둥이 중 작은 아기, 몸무게가 1.57㎏이어서 신생아 중환자에 들어갔습
니다. 그래도 젖을 빨 힘은 있어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았고 신생아 중환자실에서는 우
량아였습니다. 10일 후에 1.73㎏이 되어 퇴원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한 가정에서의 ‘세 가지 기쁜 소리(三喜聲)’로 갓난아기 우는 소리와 다듬이
소리, 책 읽는 소리를 꼽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확실히 그러합니다. 세 가지 기쁜 소리 중 갓
난아기 우는 소리를 첫째로 꼽은 것도 적절합니다. 새 생명의 탄생은 이 세상 최고의 축복입니
다. 갓난아기 우는 소리에서 새 생명이 약동함을 듣습니다.
2. 생후 4일, 아기에게는 하루가 세월로 깁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3)에서 감동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영화가 끝날 즈음에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금이빨을 뽑아 만든 반지와 전범으로
몰릴 쉰들러를 염려해 모두의 서명이 된 진정서를 써서 고마움을 표시하는 장면을 꼽고 싶습
니다.
그들이 준 반지에는 “한 생명을 구한 자는 세계를 구한 것이다”라는 탈무드의 글귀가 새겨
져 있습니다. 이 반지를 받아든 쉰들러는 더 많은 유대인을 구해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오
열을 터뜨립니다.
영화『쉰들러 리스트』에서 결국 하고자 하는 얘기가 “한 생명을 구한 자는 세계를 구한 것
이다”가 아닐까 합니다.
불가(佛家)에는 모든 생명의 무게는 다 같으며, “한 인간의 생명의 무게는 지구의 무게와 똑
같다”고 합니다.
한 생명이 소중하고 귀중함을 강조한 표현이지만 그 어떤 묘사와 표현으로도 다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내 손자들이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3. 생후 20일, 왼쪽이 큰 아기, 날 때 몸무게는 2.53㎏이었습니다
4. 생후 30일, 앞이 큰 아기
5. 생후 31일, 큰 아기
병원 신생아실에 가보면 희망과 기쁨이 넘치는 반면 가슴 아리게 안타까운 경우도 봅니다.
태아에게는 만삭 분만(임신 37주 ~ 42주)이 아주 중요합니다. 조산은 태아의 신체 각 기능이
미숙상태일 경우가 많고, 과숙 분만은 태변의 태아 뇌 침투 등의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분만
시 신생아의 몸무게는 정상적인 분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이를 테면 서울대학교병원의 경우, 다른 신체기능의 수치가 다 정상이더라도 몸무게가 1.7㎏
을 넘어야 정상입니다. 그래야 퇴원이 가능합니다. 이에 미달할 경우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
이터에 들어가 몸무게가 1.7㎏이 넘도록 커야 합니다. 모태 1일이 인큐베이터 1달과 맞먹는다
고도 합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가보면 몸무게가 400g, 700g에 불과한 신생아도 있습니다.
흔히 조산일 경우 신생아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데 이런 신생아는 젖을 빨 힘조차 없어 그 힘을
기르는데 많은 시간과 적지 않은 돈이 듭니다.
6. 생후 101일, 큰 아기, 아내는 얼굴을 아기에게 너무 가까이 대려고 합니다
7. 생후 130일, 큰 아기, 눈썹이 나 닮았다고 하여 기분 좋습니다.
한국일보 2014년 7월 1일자 기사입니다.
"대만인 멍빙센 부부는 지난 (2014년) 2월 서울을 방문했다. 서울 여행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임신 7개월이었던 아내가 호텔에서 미끄러진 탓에 뱃속에 있던 아이가 몸무게 1㎏에 불과한
미숙아로 태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칠삭둥이는 담도폐쇄증과 간질환에 시달렸다. 한국
에서 태어난 커리는 순천향대학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겨우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멍씨 부부는 1억 원대 치료비 때문에 안절부절 못했다. 멍씨 부부는 대만 외교부에 도
움을 요청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결국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부족한 돈을 모금
운동으로 충당하려고 했다. 이때 누군가 치료비를 대신 냈는데, 그가 바로 이영애였다.
이영애는 멍씨 부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자 익명으로 치료비와 입원비 약 10만 달러(약 1억
100만원)를 쾌척했다.“
8. 생후 132일, 큰 아기, 조기 교육입니다!
9. 생후 132일, 오른쪽이 작은 아기
태아가 만삭 분만되어 사지육신이 모두 ‘정상’인 것, 기적이고 다행한 일입니다.
흔히 진시황 출생의 비밀이라며 실은 진시황이 승상 여불위가 이미 임신케 한 애첩 조희의 아
들이라는 설에 대해 최근의 학자들은 낭설이라며 일축합니다.
그 유력한 근거의 하나로 조희가 입궁하여 만삭 분만한 사실을 들고 있습니다. 조희가 임신하
여 배가 부른 상태에서 입궁했다면 과숙 분만하게 되는데 정상아일 수가 없답니다. 양수의 고
갈, 태변의 뇌 침투 등으로 바보로 태어날 텐데, 진시황 영정은 진나라 역대 어느 왕보다도 영
명하였습니다.
10. 생후 145일, 작은 아기
아기들도 매일매일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자기에게 눈 마주치는 사람에게는 웃어주어야 합니다.
온몸으로 웃어줄 때가 많습니다.
아기는 하루에 200회 이상 웃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배고프면 울어야 합니다.
울어야 젖을 줍니다.
이유식도 연습해야 합니다.
이유식 한 숟갈 넘기는데 오만상을 짓습니다.
고개 가누기, 엎어지기, 다시 눕기
엎어서 고개 들어 가누려면 힘이 드는지 얼굴이 금방 벌게집니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첩첩산중입니다.
배밀이하기, 기기, 물건 잡기, 옹알이하기, 서기, 걸음마하기 ……
그런데 대체 내가 언제쯤 이 얘들과 함께 산에 갈 수 있을 것이며,
이 얘들이 언제쯤 오지산행에 입회할까?
기대합니다.
11. 생후 145일, 큰 아기, 스스로 엎고는 의젓해 합니다. 다시 돌아눕지는 못합니다.
12. 생후 152일, 모자, 왼쪽이 작은 아기입니다. 몸무게는 태어날 때 차이를 아직까지 유지합
니다.
첫댓글 쌍둥이 손자의 할아버지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손자들과 오지산행 함께 다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아파트에서 보이는 산에 대한 공부는 시키고 있습니다. 고덕산, 아차산, 불암산, 수락산, 천마산 등.
애기들이 100일만 되면 벌써 눈치를 보기 시작한답니다...손주가 할아버지 닮았네유 너무 빨리 산 공부시키믄 싫증냅니다.
저 닮았다니 기분 좋습니다.^^
그래도 책 공부보다는 눈으로 산을 익히는 공부는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산합니다.
나 또한 그만큼 늙는 것이므로.
쌍둥이 얼굴이 엄마 얼굴만 하니 벌써 다 큰 것 같습니다
정말 세월이 빠른네요^^
저렇게 커도 나중에는 지가 잘 나서 큰 줄 알겠지요.^^
손자사랑이 아들사랑보다 훨씬 크다더니 악수님을 통해 느낄수 있습니다.
이제 3가지 좋은 소리중 아기 우는 소리만 남은 것 같습니다.
제 또래들끼리 모여 손자 자랑할라치면 전에는 만원을 내라고 하더니,
요새는 거꾸로 만원 줘서 가라고 합니다.ㅋㅋ
할아버지님의 손자 사랑이 팍! 팍! 느껴집니다. 둥이들아 아프지말구 무럭무럭 자라렴...^^
한 생명의 고귀함을 이야기하려다 보니 손자 사랑, 손자 자랑이 되어버렸넹.
악수님 쌍둥이 손자보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곧,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고, 그렇게 되겠지요.^^
축하드립니다. 둥이들이 건강해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아주 건강합니다. 그게 걱정도 됩니다. 아프지 않고 자랄 수는 없을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