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신속한 역학조사와 방역조치를 방해하는 일들이 아주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체포라든지, 구속영장 청구라든지 엄정한 법집행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권력이 살아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꼭 보여주기 바란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 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서울시 방역 강화 긴급점검 회의에 참석, “(일각에서) 대대적인 가짜뉴스를 통해서 정부의 역학조사를 비롯한 방역조치들을 방해하고 있다”며 “아주 신속하고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출입통제가 필요한 곳은 출입을 통제하고, 집합이 금지돼야 하는 곳은 반드시 집합이 금지되게 하고, 행정조사가 필요한 곳은 신속하게 행정조사를 통해서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일부 보수 유튜버 등은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의 코로나 검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부가 ‘방역 실패’를 집회 참가자 탓으로 돌리기 위해서 검사 결과를 조작하고 있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가짜뉴스’는 이런 주장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서울시만의 힘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경찰의 지원을 구하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구하기 바란다”며 “경찰과 중앙정부도 서울시에 해줄 수 있는 지원사항이 있으면 충분히 뒷받침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만약에 역학조사나 방역조치를 방해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런 이들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에는 체포라든지 구속영장 청구라든지 엄정한 법집행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평소에는 공권력은 행사가 최소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며 “그러나 이런 감염병에 대한 방역이라든지 재해재난에 대한 조처, 이런 경우는 개인의 어떤 인권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공동체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권력이 충분히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방역을 방해하는,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이런 일에 대해 공권력이 충분한 대응을 못해서 신속한 역학조사를 하지 못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지 못하고, 그 바람에 방역에 구멍이 생겼다 한다면, 그것은 정말 국민들께 면목없는 일”이라고 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신도가 코로나 검사를 거부하거나 재검사를 받겠다며 무단으로 이탈하는 등 일탈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경기 포천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포천시보건소 관계자들이 50대 A씨와 아내 B씨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았다. 지난 15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해 검사 대상인 이 부부가 검사를 받지 않아 검체를 채취하기 위해서였다. B씨는 "만난 사람도 많은데 왜 우리만 검사를 받아야 하느냐"며 보건소 직원을 껴안았고, 주변에 침을 뱉었다.
결국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이들은 18일 오전 확진 판정이 나왔지만 다시 검사를 받는다며 인근 병원으로 손수 차를 몰고 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까지 출동했고, 결국 오후 2시쯤 119 차량을 이용해 안산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다. 17일 식당에 갔던 보건소 직원 2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 부부가 16일 방문한 포천의 교회에서는 교인 5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는 부부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양주시의 60대 신도는 18일 오전 10시쯤 확진 사실을 전화로 통보한 보건소 직원에게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으니 병원으로 가겠다"며 연락을 끊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약 3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 30분쯤 서
지난 17일 포항에서는 40대 여성 신도 확진자가 병원 이송을 거부하며 남편 팔을 물어뜯은 뒤 도주했다가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18일 새벽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에서는 15일부터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던 50대 확진자가 병원을 탈출해 약 25시간 만에 서울에서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