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에 나온다는 유머를 올리는 사람이 있어 장르가 궁금했는데 소설이다.
내용은 유명 코메디언의 의문사를 추적해가면서 동시에 '유머는 - 살아가는데 필요조건도 아닌데 - 언제, 왜 생겨났을까?'하는 의문과 함께 지구상의 여러 문명 별로 처음 등장하는 유머들을 소개하는 등 역사와 픽션이 묘하게 섞여있다.
중간 중간 챕터 사이에 서양식 유머가 여러 편 삽입되어 있다.
#1. 유머와 웃음
중세 암흑기를 합리적, 과학적 사고로 빠져나와 현재는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대부분 분야의 표준을 선도하는 서양 사람들의 가치 중에는 유머, 사랑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머는 상류층, 사교계의 필요 덕목이기도 하며 프랑스에는 스탠딩 코메디 극장이 별도로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의 미키마우스, 뽀빠이 등 어린이 만화영화에는 꽁냥 꽁냥 사랑 얘기가 빠지지 않고 심지어 '손오공'을 디즈니랜드에서 만화영화로 만들면 쌩뚱맞게 원전에도 없는 손오공의 연인을 추가하여 매 편마다 스토리와 관계없이 서양식 사랑 얘기를 가미할 정도다.
그들은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사랑의 감정을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으로 가르친다.
그런데 유머나 사랑은 그들의 주특기인 이성이나 합리적인 분야가 아니다.
내 의지와 관계없는 웃음, 눈물, 사랑, 흥분(mind&sexual), 우울증, 감동 등 감정 작용은 대뇌의 의지 보다는 자율신경계(호르몬)의 작용이 더 크다.
그런데 그중에 특히 '웃음'은 대뇌(의지)로도 일부 제어가 된다.
의식적으로 웃는 표정을 지을 수도, 참을 수도 있으며 그런 능력은 사회생활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타 감정도 대뇌에 의해 제어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사람이 있기도 있다.)
그러나 내 의지와 관계없이 자율신경계에 의해 무의식적으로(무아적으로) 웃는 환한 웃음은 사람과 하나가 되며 시인은 그런 모습을 '웃음꽃'이라 하고, 요즘 세대는 그런 모습을 앞에 '찐'자를 붙혀 표현한다
찐웃음, 찐사랑, 찐남매 등등...
그리고 신체에서 내 의지와 관계없이 자율신경계에 의해 작동되는 생리작용 중에 '호흡'은 내 의지로도 어느 정도 제어가 된다.
참선(근래 서양에서 상품화된 명상)등에서 호흡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과학자들이 동양의 수행자가 깊은 경지에 들었을 때의 뇌파 등을 연구했는데 자율신경계의 작용이 일반인과 달랐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음식과 운동인 것 같고 나머지는 내 의지와 관계없는 자율신경계(호르몬)의 정상 작동 여부(유전자 프로그램)에 달린 것이 아닐까?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은 건강에도 해당되며 그것은 곧 선칠후삼에서 선칠에 감사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2. 아름다운 우리말
번역서인데도 불구하고 처음 듣는 우리말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이런 아름다운 우리말을 국어학자나 문학가가 아닌 번역가를 통해 알게 되는 것도 신기하다.
(관심있는 분은 찾아보시길....)
미립, 허두, 잗다랗다(잗다란), 곁쇠, 몸피, 한소끔, 겨끔내기, 동 달다(동을 달다), 기신기신, 아퀴, 삽상하다, 잇바디, 오쟁이, 드잡이, 뒤틈바리
(배船 관련) 난바다, 아딧줄(=아디, 앗줄), 하활
우리 나라에서 60여년간 우리말을 하며 살아온 내가 처음 듣는 말이 이렇게 많다니?
이 정도면 국어학자, 국어 샘의 직무유기 아닌감?ㅎ
그런데 이렇게 시대에 따라 死語화되고 신조어가 생겨나고 하는 것이 언어의 특성이라고 하네요.
<유머>
(이미 많이 회자된 이 유머의 출처도 이 곳이다.)
2세 때는 똥오줌을 가리는 게 자랑거리
3세 때는 이가 나는 게 자랑거리
12세 때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
18세 때는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20세 때는 섹스를 하는 게 자랑거리
35세 때는 돈이 많은 게 자랑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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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때는 돈이 많은 게 자랑거리
60세 때는 섹스를 하는 게 자랑거리
70세 때는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75세 때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자랑거리
80세 때는 이가 남아 있다는 게 자랑거리
85세 때는 똥오줌을 가리는 게 자랑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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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아기 낙타가 엄마 낙타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우리는 왜 이렇게 발이 크고 넓적하고 발가락은 두개 밖에 없어요?」
「그거는 사막을 건널 때 모래 속에 빠지지 말라고 그러는거란다.」
「아, 그렇구나~」
다시 아기 낙타가 물었다.
「엄마, 우리는 왜 눈썹이 이렇게 길죠?」
「그건 모래 먼지가 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주기 위해서란다.」
「아, 그렇구나~」
또 아기 낙타가 묻었다.
「엄마, 우리는 왜 등에 이렇게 커다란 혹이 달린 건가요?」
「이 혹은 우리가 사막에서 오랫동안 걸을 수 있도록 물을 저장해주지. 덕분에 우리는 수십 일 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거야.」
「아~ 알겠어요. 그러니까 사막에 적응하여 편리하게 살 수 있게 생겼단 말이죠?
그렇다면 정말 이상한걸요?」
「뭐가 이상하다는 거니?」
「그런데 왜 지금 우리가 동물원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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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불멸을 믿어요?"
"내 영혼은 믿고 싶어하고 내 육체는 의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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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최고의 유머는 죽음에 관한 유머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장례식장에서 신부님이 고인에 대한 미담을 열거하며 추모사를 하고 있었다.
마침 한 사람이 같이 간 친구한테 물었다.
만약 네가 저 관속에 누워있다면 너는 무슨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니?
첫 번째 남자:
나는「고인은 성공한 사업가였으며 언제나 가정을 위해 헌신했던 훌륭한 아버지였고 좋은 남편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네.
두 번째 남자:
나는「훌륭한 과학자로 인류발전에 이바지하였고 교수로서 미래의 동량이 될 많은 학생들을 길러냈다」는 말을 듣고 싶네.
그러자 세 번째 남자가 관을 바라보면서 하는 말:
나는 <어! 저것 보세요! 시신이 움직여요!>라는 말을 듣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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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본 유대인의 이 유머는 유머를 넘어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한 유대인 수용소의 소장은 전투 중 부상을 당해 한 쪽 눈이 유리로 된 의안이었다.
소장은 기분이 안 좋을 때면 죄수들을 불러 독일의 장인 기술을 증명하려 했다.
만약 어떤 눈이 가짜인지 맞추면 풀어주고 틀리면 총으로 쏴 죽였다.
어느날 불려간 야콥은 소장의 눈을 보고는 금방 "왼쪽 눈이 의안입니다" 라고 맞췄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아냈지?"
"왼쪽 눈이 더 따뜻해 보이더라구요"
먼저 이런 소재로도 유머가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다.
그리고 이 유머는 몇 단계를 압축하고 건너 뛴 반전으로.... 듣는 순간 웃음이 터지지 않으면 설명하기도 쉽지 않고, 듣고 이해가 되어도 나중에 웃음이 터지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음악, 그림을 설명으로 듣는 것처럼....
그런 면에서 유머는 일견 詩나 藝와 닮은 구석이 있다.
이런 웃음이 어떤 사람은 행복해 보이고(엔돌핀) 어떤 사람은 점잖지 않다고 생각한다는군요.
새해에도 모두 웃을 일이 많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