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머러 1호기, 미국 첫 '첨단 원전' 착공
테라파워, 미국 첫 '첨단 원전 ' 착공
저압환경 운용 가능해 저하에 설치
수십km 안전구역 300m 수준 좁혀
SK 공동투자, 9년뒤 국내도입 목표
지난달 28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1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와이오밍주 케머러 .
해발 2200m 고지대의 황량한 벌판에 서자 거센 바람과 함께 흙먼지가 날아들었다.
원전 건설 현장이라기보다 미국 서부 개척지 한복판에 가까운 풍경이었다.
한때 이 지역 경제를 떠받쳤던 노턴 석탄화력발전소가 뿜어내는 연기가 길 건너에서 피어 올랐다.
석탄 시대를 상징하건 이 척박한 땅은 이제 미국 차세대 원전 실험 무대로 변신 중이다.
이날 베일을 벗은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케머러 1호기' 건설 현장은 인공지능(AI) 혁명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에 대한 미국의 답변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세운 이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내 첫 상업용 첨단 소형모듈원전 건설 허가를 받아냈다.
4세대 첨단 원전으로서는 미국 내 최초 승인으로, 이 기술에 거는 미국 정부의 기대를 엿볼 수 있다.
미디어데이를 맞아 현장을 찾은 크라스러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차세대 원전은 기존 원자로보다
확률적으로 약 1천배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러베크 최고경영자의 자신감은 기존 대형 원전의 맹점이었던 '고압'과 '물'을 버린 데서 나온다.
테라피워는 물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을 채택했다.
액체 나트륨은 880도 고온에서도 끓지 않아 대기압 수준의 저압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다.
테라파워 쪽은 고압을 견디기 위해 원자로를 두껍게 짓지 않아도 되어서 원자로 자체를 지하에 설치해
방사성 물질 확산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반경 20~30km에 이르면 대형 원전의 안전구역인 비상계획 구역(EPZ)을 약 300m 수준으로 좁힐 수 있었다.
부지가 줄어든 만큼, 전기가 필요한 곳 근처에 짓기도 수월해 대형 송전선로 건설 등의 부담도 적다.
작고 가벼워진 설비는 '모듈화'라는 건설 변화로 이어졌다.
테러파워의 소형모듈원전 프로젝트에는 한국 기업들이 파트너로 깊숙이 엮여 있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과 에스케이(주)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에스케이는 이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로 보지 않는다.
케머러에서의 실증 경험을 발판 삼아 2035년 국내에 첫 4세대 소형모듈원전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케머러(와이오밍)/김원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