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얀 눈 덮힌 공항신도시에서 별똥별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 같으다.
어린 시절 밤 마당에서 올려다 본 순정한 하늘에서와 같이.
별들의 짧고 명징한 추락과 함께 매서운 겨울 바람이 불고 있다.
난분분. 울울창창했던 봄, 여름, 가을을 떠나보내고 한 해 끝의 차가운 겨울속으로 들어가 또 다시 그 계절로 돌아올 것을 기약한다.
엄마나 누나가 뜨개질 했을 벙어리 장갑
손가락 가락 나누지 않고 감싼 훈훈함에 듬직하고 묵묵히 함께 견뎌내게 하는 추운밤이다.
호호호 입김을 불면 유리창에 추억이 묻어나는 한겨울이다.
추억은 겨울 외양간 되새김질 하는 누런 소의 허연 입김, 콧김같은 훗훗하고 따스한 생명력이다
겨울 창문에 서린 입김은 추억과 희망이 함께 있는 현실이다
매서웁게 차가운 이 겨울은 죽은 계절이 아니라 반추와 희망이 현재와 함께하며 정갈하고 따듯하게 살아 있는 계절이다.
이 숲의 주인이 누군지 알것 같네.
그의 집은 마을에 있어.
나 여기 서서 그의 숲에 눈이
쌓이는 걸 지켜보는 걸 그는 모를테지.
내 조렁말은 괴이하다 생각하리.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 어디
가까운 농가도 없는데 멈춰선 것을.
한 해 가장 캄캄한 이 저녁에.
말은 방울 한번 흔들어 대면서
혹시 무슨 까닭이냐 묻기나 하듯.
그밖엔 오로지 가볍게 스치는
바람 소리, 솜같은 눈송이 뿐
숲은 아름다워라, 어둡고 깊어.
그러나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네.
그리고 잠들기 전 갈 길이 머네
잠들기 전 갈 길이 멀어.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서`는 눈내리는 숲, 겨울 한 가운데의 마을 풍경이 눈에 뵐 듯 하다.
차가운 계절의 귀가길에서
피곤한 여정의 걸음을 잠깐 멈추고 눈 내리는 호젓한 숲 속을 바라보라
포근하고 아름다워 그 숲에 지친 몸 눕히고 싶지만 아직 우리의 갈 길은 멀지 않은가
`지켜야 할 약속`이 있어 또 먼길 떠날 채비를 해야 하지 않은가!
첫댓글 좋네요 ^^ 가슴이 따뜻한 분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