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딸은 퇴근길에 전화를 자주 한다.
어제 온 전화 목소리로 뉴욕의 추위를 가늠해 보며
종종걸음으로 집을 향해 걷고 있을 그 애가 안쓰럽게
생각이 되며 보고 싶었다 .
"엄마 오늘이 설날 이라며?"
"그렇긴 한데 음력설은 여기서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
내 생각을 말했다.
보통의 날처럼 출근해야 하고 학교도 가고 하니
식구들이 모이는 게 쉽지는 않기에 우리는 1월 1일을
설날로 하고 있다.
설 명절이라고 둘째 사위가 건강식품을 보냈다고 했다.
부모님이 한국에 계신 사위는 음력설을 명절로
생각하고 있는가 보다.
1월 1일에 새해 인사도 없어서 마음속으로 조금
섭섭함이 있긴 했다.
사위의 성품을 잘 알기에 요즘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이해를 하고 싶었다 .
딸은 1월 1일에 "MOM , Happy New Year"
문자도 보내오고 통화도 했던 것 같다.
내가 낳은 자식과는 맘이 통하니 연락이 안 와도
받은 것처럼 생각이 되는데 사위들은 다른 것 같다.
내 맘이 그랬었다는 말을 하면서 고맙다고 했다.
딸에게 집에 가서 한국에 계신 시부모님께 전화해서
명절 인사를 드리라고 했다.
그래야 하는 것이라고....
말끝에 1월 1일에 언니네 식구들이 와서 떡국 먹고
올해도 세배를 안 해서 준비해 놓은 세뱃돈이
그대로 있다고 했다 .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딸이 웃으면서 그래서 서운했냐고 물었다.
서운했다기보다는 가르침이 필요한 것 같아서
알려 주고 싶은데 이미 지났으니 내년 설이 오기 전에
앞으로 설날 세배를 하라는 말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야 될 것 같다고....
작은 딸은 동의 하는 듯했다.
사위가 출장을 가면 큰 손자 학교 데려다주고 집으로
데려 오는 일 그리고 집안일도 좀 도와주고 손자들이
자는 것을 보고 집으로 온다.
사위의 출장은 곧 나의 딸 집 출근이기도 하다.
사흘동안 큰 사위가 타주로 출장을 갔다.
매주 수요일은 딸이 손자 학급에 봉사를 하는 날이어서
작은 손자 유치원을 내가 데려다줬다.
저녁에 딸 집에서 만났다.
설날이어서 그랬는지 어떤 한국애가 한복을 입고 왔더란다.
그 애가 앞에 나가서 " 설"에 대해 설명을 하니
선생님이 칭찬도 해주고 보기가 좋았다며 내년설에는
손자도 한복을 입혀서 보내야겠다는 말을 했다.
애들 한테도 한국의 풍습도 제대로 알려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길래 아주 좋은 생각이라 했다 .
너희 부부 그리고 손자들도 내년 설 부터는 나한테
세배를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력으로 할까 음력으로 할까 물었더니
딸이 두 개 다 하겠다고 해서 둘이 한참 웃었다.
그래서 내가 1월 1일로 하자고 했다.
언제 기회 봐서 하려던 말을 하고 나니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세뱃돈 나가는 것이 좀 아깝긴 해도
세배도 받으면서 덕담도 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사실 내 속마음은 무엇보다도 손자들에게
우리의 고유명절의 의미를 알게 해 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깊은 뜻이다.
내년 설에는 부모님들이 하시던 모습으로
나도 세배를 받고 봉투 하나씩 주면서
덕담을 나누게 될 것이다.
첫댓글 새해 어느 가정에 이야기를 살짝 엿보게 되면서 부러움과 섭섭함과 아쉬움을 교차 합니다 나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나의 가족과는.
화성과금성에 살고 있는 삶을 살게 됩니다 누구의 잘잘못도 없이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서로를 돕는 길이라 생각하고 내가 선택한 길입니다 그래서 부러워하고만 있습니다. 주고 안주고.받고 안 받고 문제가 아니라 교류하지 않고 사는 삶이 ... 만감이 교차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자유롭다는 말도 하게 됩니다 먼 타지에서의 고향 생각 나겠지요. 건강하시고. 다음에 한국 오시면 옛날 누군지 몰랐던 어리버리 함보다는 그래도 안면 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아는 척 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오직 건강이 우선입니다..
그바님의 댓글을 읽고나니 그바님의 심정을 잘 알것 같기도 합니다 .
가정마다 다 사연이 있으니 감내하며 살아가야하는게 인생인듯
싶습니다 .
그바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미루어 짐작하지만 카페 활동도 적절하게 잘 하시는것 같으니
보기 좋습니다 .
고맙습니다 그바님
아녜스님의 글은 한결같이,
큰 색깔을 입히지 않으셔도 다 읽고 보면
마음에 조용히 와 닿으면서 정감이 가거든요.
한국의 전통미는 고스란히 다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의 정서가 아녜스님처럼,
우리의 자손들에게 깊이 심어주고
잇고 싶은 그런 마음
다 가지고 있을 듯 싶습니다.
해외에서도,
설날을 기억하며 손자에게 설의 의미를 심어주고 싶은
아녜스님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늘 저를 좋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
해외사는 많은 분들이 저처럼 고국에 대한 정이
많고 고유의 풍습을 잘 지키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
딸과 사위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으니
제가 억지로 간섭하지 않아도 됨이 다행이지요 .
다만 세배를 안 하는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말을 하게 되었네요.
콩꽃님이 계셔서 수필방이 늘 훈훈하고 좋습니다 .
고향을 떠난지 오래되었어도 내가 어려서 보낸 고향의 설날의 의미는 남다릅니다. 그만큼 민속명절의 따뜻함과 푸근함이 몸속깊게 배어있는 것이죠.. 우리옆집의 24개월도 안된 남자아기가 한복을 입고 출타를 하길래 어찌나 귀여운지 엘리베이터에서 안아주었습니다. 한복은 한국의 자랑입니다. 우리의 오랜 풍습이 잘 지켜졌으면 합니다.
제 글밑에 언덕저편1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
읽기 전에 쓴 글인데 언덕저편1님과 제가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ㅎㅎ
저야 한국에서 산 세월이 더 많아서 추억도 그렇습니다 .
제 아이들은 이제 미국에서 산 세월이 더 많아 졌지만
그래도 한국 정서는 많이 갖고 있습니다 .
손자들은 그렇지 못하니 아마 마음쓰며 가르쳐야 될것 같습니다 .
그것도 딸과 사위의 몫이니 가끔 제가 조언을 하겠지만요.
언덕저편1님의 밀씀 잘 새기겠습니다.
그때 그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그립습니다
마을 어른들 찾아
세배 드리면
세뱃돈 받고
시루떡에 조청....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지금은 다 떠나버린
옛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립습니다
저도 어렷을때 어르신 계신 집을 다니며
세배를 했었습니다 .
새뱃돈 받으려는 마음이 더 컸던것 같아 나이가 좀 들어서는
부끄러운 기억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
올려주신 시루떡이 맛있어 보이네요 .
홑샘님 .
2025년에도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
이번 설 연휴에 인천공항이 인산인해로
북적였다는 소식을 들으며
끓던 마음이 아녜스님 글 덕분에
가라앉습니다.
예절과 예절을 통해 정이 오고가는
설이 오래 지속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어렷을때의 명절풍습이 세월따라 많이 변해가고 있지요 .
저희 집안만 봐도 그러니까요 .
타국에서 보내는 명절의 기분은 마음자리님이나 제가
비슷하리라 여겨집니다.
아스라한 추억과 함께 서글픔이 동반된다고나 할까요 ?
외국에 살아도 오래된 명절을 그냥 보내면 서운하겠군요.
내년애는 세배도 받고 세뱃돈도 주는 그런 명절이 되길 바랍니다.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분들은 추석이나 설 명절에
간단하게 나마 의미를 두고 준비를 합니다 .
요번에 말을 했으니 아마 내년부터는 세배를
받게 될것 같습니다 .
이번 설날에는
1인 10만원 신권으로 교환하고
다이소에서 예쁜 봉투를 준비 했더니
지폐 사각 끝을 끼우고
걷봉투를 색 끈으로 묶어서
리본을 매듭하는 절차를 거첬는데
솔찬케 복잡 했어도
정성으로 보이는 절차라
딸 가족4명
아들 며느리
싱글 아들까지
작지만 기분 좋은 설날 맞이였어요.
각자 좋은 시간을 선택해서
다녀 갔으며 30일에는
백화점 식당가에서 온가족 모여서
막내가 점심을 샀습니다.
서로서로 선물을 나눔하고
주고 받는 기분 좋은 설날 보냈습니다.
연휴가 길어서
날짜별로 잘 보냈던 명절
끝날은 아쉽기도 합니다.
어제는 막내랑 성지 순례도 다녀오고
자식이랑 같이 미사도 드리는
뜻있는 명절 행복하게 보냈네요.
명절을 잘 보내셨네요 .
조윤정님께서 드린 정성을 제가 배워 갑니다 .
저는 세뱃돈을 얼마로 할까를 고민을 했지만
올해는 돈이 굳었습니다 .
내년에 저도 조윤정님처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
덕담도 멋지게 하고요 .
가족과 함께 성지 순례 다녀 오시고 미사도 같이
드리셨다니 축복 받은 가정이십니다 .
반갑고 고맙습니다 .
고향을 떠나 살면서 고국의
전통을 따님과 사위, 그리고
손주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하시는
아녜스 님 마음이 아름답게 와닿습니다.
저는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든 설이었답니다.
딸 둘 사위 둘 아들 며느리 손주들.
추석부터는 메뉴도 좀 줄이고
음식도 좀 사서 먹자고 아이들이
제안 하기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아녜스님 고운 글 잘 읽었습니다.
손자 새배하는 사진 한장 올려봅니다.
이베리아님 손자 너무 귀여워요 .
우리 손자는 절 하는것 한번도 못 보았어요.
아마 내년부터는 보게 될것 같아요 .
이베리아님께서 명절 음식 차리시느라 많이
힘드셨을것 짐작이 됩니다 .
저도 반찬 몇가지 하는것도 이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더라고요 ,
다른날은 나가서 먹는데 명절에는 제가 간단히
차려 주고 있어요 .
추위에 건강 잘 지키시고 겨울 무탈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대단하시고 멋지시네요.
고국에서도 잊혀져 가는 듯,
예전과다른 설명절 풍경인데,
꼭 가르치시려는 마음이 멋져보입니다.
아버지 퇴직 전 까진 제가 시집을 갔었는데도 새배돈 주셨어요.
기억에 많이 남아요.
요즘 애들은 설 연휴엔 여행가기 바빠요.
1월1일이든 음력 설 이든 먼곳에 계시면서도 그 고운 풍습을 아이들에게 알리시려는 마음에 제가 왜 감사하죠?
늘 건강하시구요.~~*
커쇼님의 칭찬에 제가 너무 과장된 표현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저는 세배를 하지 않는 우리 애들을 어떻게 가르치나 하는 고민이
해결되었다는게 글의 요지였답니다 .
1월 1일이나 음력설 두번을 다 하자는 딸의 농담도 세뱃돈의
의미가 들어 있을테죠 ?
그래서 웃었답니다 .
커쇼님이나 저나 자식이 장성했어도
우리들의 부모님을 그리워 하는 맘은 한결 같지요 .
켜쇼님이 올리시는 글을 늘 반가운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
잘 하셨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감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