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씨 까는 중
시편91편 11절 여호와께서 사람의 생각이 허무함을 아시느니라
할로윈이 끝나고
딸 아이가 얻어 온
많은 호박씨들........
어찌 알았는지
호박씨를 까서 먹겠다면서
쟁반에 펼쳐놓았는데
함께 까서 먹다보니
재미도 있고
맛도 있고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중간 중간
전화가 와서 뭐하시냐고 물어보면
호박씨 까고 있다고.........^^;;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분들이 어찌 생각하셨을까? 웃음과 민망함이 동시에~~~
아주 예전
간식이 귀한 시절엔
호박씨가 좋은 간식거리였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급하게 남몰래 껍질까지 먹다보면
껍질은 그대로 배출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하면서
속으로는 자기의 이기심이나 욕심을 챙기는 사람들에게
남의 뒷담화나 엉큼한 생각들을 가리켜
뒤로 호박씨를 깐다 라는
속담이 생긴 듯 합니다.
아이와 함께
호박씨를 까면서
참 많은 회한이 듭니다.
제게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호박씨를 까는 일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거룩하고 경건한 척은 다하면서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못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요만큼도 양보하지 않고
내 것은 손해보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시간들
이기적이고 깍쟁이인 제 양심
예전엔
바보같이
억울하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전 결코 기도하는 척만 했지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어드리지 못했습니다.
해결은 더더욱이 맡겨드리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제가 했습니다.
그동안의 지식과 혜안?으로
용감하게 했었지요.
그래서
늘 실패였습니다.
언제나 더 큰 갈등만 남겨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묵상을 하고, 찬양을 하고
제 주인은 하나님이시라고 고백했습니다.
저는 요즘에서야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아버지께 가지고 나갑니다.
그리고
긍휼하심을 바라며
최대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아니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인식하고
그저 무력하게? 기도로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정말 그렇게 하면 응답이 빠릅니다.
제가 생각해서 취하는 방법보다
부작용도 없고 사람도 잃지 않고
금전적인 손해도 없습니다.
사람에게 가져가지 않고
하나님께 가져가는 것이 빠르다고
물론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를 보면 마음이 답답하고
꼭 제가 가르쳐야 할 것 같은 거룩한? 부담감이 마구 듭니다.
그래서
액션을 취하면.....................
영락없는 실패입니다.
세상 이치로도
성경적으로도
제가 생각하고 취한 말과 태도들은 맞지만
이상하게도
결과는 양쪽 모두에게
................................................상처 뿐입니다.
저는
그동안 제가 깐 호박씨가
너무나 많았음을 알게 됩니다.
딸을 통해 주신 호박씨를 통해서도
때로는
진리를 깨닫는 축복이 있습니다.
여전히
어제 오늘 저는
호박씨를 까고 있습니다.
내면의 마음을 까고
그 안에 숨겨진 제 감춰진 죄악들을 까고
그렇게 날마다 저를 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화려했지만
더 추한 악함과 거짓된 자아가
도사리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약하기에 주님은 강하시고
우리는 악하기에 주님은 선하심을
우리는 호박씨를 까고 있지만
주님은 호박씨 뒤에 숨겨진 내면도 불쌍히 여기시기에
제 생각이 얼마나 허무함을
이미 아시는 주님 앞에서
그런 긍휼의 호박씨 까는 법을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다시 배워야겠습니다.
첫댓글 미국에 계시죠? 이따금 올려주신 글 잘 읽고 있습니다. 8월에 올려주신 "눈물이 난다"라는 제목의 글이 기억납니다. 기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에벌레님
제 글은 치열한 전쟁터에 맞지 않는듯 하여
언제부턴가 올리지 못했습니다
어제 장로님들 사진 한 분,한 분을 뵈면서
가슴아픈 기도시간을 가졌습니다
자랑스럽고 말로 다 할수없는 비통함이 생기더군요
잠시 쉬어가시라고,
잠시 전열을 가다듬으시라고 올렸습니다
기억해주셔서.......감사드려요
아멘.. 저부터 돌아봐야겠습니다. 귀한 깨우침에 감사합니다.
중반님
전 그 나이땐 겁도없고 두려운게 없었는데......
치열한 전쟁일수록 가끔은 자기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더군요
그저 나이 많은 선배의 노파심이라 여겨주세요
저 역시 감사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소식듣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샬롬
강하나님
저도 소식이 궁금해 가끔 들려보곤 합니다
샬롬
이 인사가 참 가슴아픈 인사인데...... 유대인들이 가스실로 끌려갈적에도
이 인사를 했다지요?
주일마다 그런 기분으로 예배에 임하실 많은 분들이 정말 걱정입니다
저희의 내면의 호박씨 까기가 끝나면
상대방의 유치한 전략이 환히 보일것 같습니다 그치요??
그리 아니하실라도 이런 개개인의 회개와 내려놓음, 자기부인등의 현상은
무너지는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해 너무 필연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너무 반가웠어요 .......샬롬
감사합니다....
아.......
저도 감사드립니다
힘내세요
힘 내실꺼죠?
어릴시절 친구들 사이에 "저친구 '뒤로' 호박시 까고 있네" 라는 비냥이는 말 자주 사용했는데, 인생을 살며
그동안 그런 삶이 채화되어온 삶이어서 느끼지도 의식하지도 아니하고 지내 왔는데, 입이 아닌 '뒤로' 호박시 까는
세상을 다시 깨우치게 해준 글 재미도 있었고, 70이 넘은 나이에 자신을 들여다 보게 하는 함축적 의미가 있어 좋았습니다.
장로님
그 연세에 당당하게 불의를 마주보고 서시니
죄송하고 송구하고 어찌할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바램처럼 반드시 이번 일은 승리로 끝날것입니다
힘 내십시오
건강하시구요
뒤에서 기도하는 일....결코 게을리 하지않겠습니다
이곳에도 사랑의 교회 출신 분들이 많이 계시답니다
같이 기다리겠습니다
다움님.....
같이 기다리면서
함께 기쁨을 나누길 고대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말고 냉정하게 분별하는 일!
잘 하시고 있고
잘 하시리라 믿어요
힘들어도, 어려워도 꼭 이기는 싸움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