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맑은 하늘 아래 센강이 흐르고 태양은 눈부시게 강을 비춘다. 지나가는 연인은 달콤한 대화를 나누고 기분 좋은 바람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 가슴속에서 누군가를 추억하는 노래 한 곡이 있다.
‘파리의 하늘 아래 음악이 흐르네
소년의 가슴속에도 오늘
노래 한 곡이 태어났네
파리 하늘 아래 연인들이 걸어가네
그들은 노래 위에 행복을 짓네’
샹송 ‘파리의 하늘 아래(Sous le ciel de Paris)’의 노래 가사다. 샹송은 프랑스의 대중음악으로 서민의 노래를 칭하는 단어다. 프랑스에서는 샹송을 부르는 이들을 음유시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음유시인은 고대 혹은 중세 유럽에서 시와 노래를 짓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1951년 영화 ‘파리의 하늘 아래 센강은 흐른다’ 주제가
샹송 ‘파리의 하늘 아래’는 1951년 줄리앙 뒤비비에 감독의 영화 ‘파리의 하늘 아래 센강은 흐른다’의 주제가로 장 드레작(Jean Drejac)이 작사하고 위베르 지로(Hubert Giraud)가 작곡했다. 극 중에선 장 브루토니엘이 아코디언을 켜며 노래를 불렀다.
이 곡은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가사 말로 많은 가수에게 사랑받는 노래다. 특유의 단선율로 구성돼 있으며 반주에 들리는 아코디언 연주는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철학적인 내용까지 품고 있다.
연인이었던 이브 몽탕(Yves Montand)과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는 프랑스의 대표 샹송 가수다.
이브 몽탕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시를 옆에서 읽어주는 느낌의 가사와 그의 저음이 마음에 평온함을 선물한다. 이브 몽탕은 가수이기도 하면서 배우, 투우사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브 몽탕(‘이브, 계단으로 올라와’란 뜻이다. 모친이 그를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본명은 이보 리비(Ivo Livi)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그의 누나가 하는 미용실에서 함께 일하지만 저녁에는 카페콩세(Café-concert: 노래할 수 있게 만든 다방같은 공간)에서 노래하며 살았다. 그때부터 예명인 이브 몽탕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브 몽탕과 에디트 피아프의 만남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그는 독일군을 피해 파리로 떠났다. 그는 서는 무대마다 환호를 받았고 물랭 루주에서 에디트 피아프를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 첫눈에 반했고 그 후 피아프는 무명인 이브 몽탕에게 무대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씩 가르쳐줬다. 이 시기에 ‘루나 공원(Luna park)’ 등을 발표해 대성공을 거둔다.
에디트 피아프(작은 참새라는 뜻의 프랑스어)의 삶 또한, 연극처럼 화려하고 멋진 인생이면서 한 여자 그리고 인간으로서는 처절한 인생이라 하겠다. 거리의 가수 어머니와 곡예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부모와 떨어져 외할머니에게 맡겨졌다가 친할머니한테로 옮겨가 창녀촌에서 자라게 된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영양실조로 시력을 잃을 위기까지 처한다.
아버지와 재회한 뒤 아버지가 속한 유랑극단과 전국을 떠돌다 15세에 아버지와 헤어져 독립한다. 이후 기회가 생겨 무대에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고 꾸준히 히트곡을 발표하게 된다.
활동 중 이브 몽탕과 사랑에 빠져 함께 공연하며 살기도 했지만 정말 가슴 아픈 이별도 경험하게 된다. 화려한 무대와 멋진 곡들, 그러나 에디트 피아프의 삶은 처절함의 연속이었다. 작은 새처럼 노래하는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는 늘 사랑을 갈구하며 어미 새를 찾는 아기 새의 울음소리 같다.
수많은 샹송 곡이 있지만 ‘파리의 하늘 아래’는 강변을 따라 흐르는 파리의 역사와 골목골목 쓰라린 삶의 굴곡이 숨 쉬는 도시의 분위기, 사랑·고뇌·이별·인간 내면의 심리를 보여준다.
사라질 듯 애절한 에디트 피아프의 목소리
같은 노래이지만 에디트 피아프와 이브 몽탕의 음악은 사뭇 다르다. 가녀린 에디트 피아프의 떨림 있는 목소리와 토하는 듯 뱉어내는 간드러진 음색은 금방이라도 사라질듯한 애절함이 느껴진다. 반면 매우 편안한 중저음의 음성인 이브 몽탕의 음악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해 편안함을 준다.
음악만으로도 여행을 떠나게 해주는 ‘파리의 하늘 아래’는 파리 센강에 있는 착각을 불러오게 하는 곡이다. 아코디언의 선율은 파리 거리 악사의 자유로운 연주가 주는 매력을 느끼게 한다. 다른 가수의 서로 다른 느낌을 비교해서 듣는 재미도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Sous le ciel de Paris
파리 하늘 아래서
S’envole une chanson
흐르는 노래
Hum hum
Elle est née d’aujourd´hui
그 노래는 오늘 탄생했죠
Dans le cœur d’un garçon
한 소년의 마음 속에서
Sous le ciel de Paris
파리 하늘 아래서
Marchent des amoureux
산책하는 연인들
Hum Hum
Leur bonheur se construit
행복이 쌓여져요
Sur un air fait pour eux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 위로
Sous le pont de Bercy
Bercy 다리 아래에
Un philosophe assis
앉아있는 한 철학자
Deux musiciens, quelques badauds
두 음악가와 몇몇의 구경꾼들
Puis des gens par milliers
그리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
Sous le ciel de Paris
파리 하늘 아래서
Jusqu’au soir vont chanter
밤까지 노래할거예요
Hum hum
L’hymne d’un peuple épris
De sa vieille cité
오래된 도시를 사랑하는 군중들의 찬가를
Près de Notre-Dame
노트르담 대성당 근처에
Parfois couve un drame
때때로 비극이 꾸며지고
Oui mais à Paname
그래, 그렇지만 파리에선
Tout peut s’arranger
모든것이 해결될 수 있어요
Quelques rayons De ciel d’été
여름 하늘의 햇살
L’accordéon D’un marinier
뱃사공의 아코디언 연주
L’espoir fleurit Au ciel de Paris
파리 하늘에서 희망이 피어나요
Sous le ciel de Paris
파리 하늘 아래
Coule un fleuve joyeux
흐르는 기쁨의 강이
Hum hum
Il endort dans la nuit
밤중에
Les clochards et les gueux
거지와 부랑자를 잠들게 해요
Sous le ciel de Paris
파리 하늘 아래
Les oiseaux du Bon Dieu
성화의 새들이
Hum hum
Viennent du monde entier
Pour bavarder entre eux
서로 재잘되려고 전세계에서 모여요
Et le ciel de Paris
파리의 하늘은
A son secret pour lui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어요
Depuis vingt siècles, il est épris
20세기부터,
De notre Île Saint-Louis
하늘은 성 루이스 섬을 사랑해왔어요
Quand elle lui sourit
섬이 하늘을 향해 미소지을 때
Il met son habit bleu
하늘은 푸른 의복을 걸치고
Hum hum
Quand il pleut sur Paris
파리에 비가 올 때면
C’est qu’il est malheureux
그건 하늘이 불행할 때예요
Quand il est trop jaloux
하늘이 수백만의 연인들을
De ses millions d’amants
너무 질투할 때면
Il fait gronder sur nous
우리를 향해 꾸짖어요
Son tonnerre éclatant
천둥벼락을 내리면서
Mais le ciel de Paris
그렇지만, 파리의 하늘은
N’est pas longtemps cruel
그리 오래 가혹하게 굴지않아요
Pour se faire pardonner
사과하려고
Il offre un arc-en-ciel
하늘은 무지개를 띄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