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가정의 일로, 또는 직장의 일로 크고 작은 많은 행사를 치르며 살아갑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치르는 많은 행사를 두고 세간에서는 ‘행사는 정말 잘 치러야 본전’이라는 말을 흔히 합니다.
아무리 행사가 물 흐르듯 진행되어 그 자리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이 만족스러워 했다 하더라도
행사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한 둘은 있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큰 잘못 없이 행사를 치러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나 잠시하고 끝내는 행사가 아닌 이틀, 사흘, 여러 날에 걸치는 행사는
치밀하고 완벽한 준비를 미리 하지 않고서는 원만하게 치러내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행사를 주관하는 측에서 직접 하지 않고 행사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
모든 준비를 대행하게 하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일반적으로 행사를 하게 되면 많은 진행과정을 겪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들, 즉 참석하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그들을 먹이고 재우고,
또 그들을 이곳저곳으로 이동하게 하는 일들은 아무 준비 없이, 그저 막연하게 진행될 수는 없는 일들입니다.
과정 하나하나 때(時間)을 정하고, 정해진 때에 맞춰 참석자들을 맞이하고, 먹이고, 재우고, 인솔해야하기 때문에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만 하며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을 어렵다고 말합니다.
지난 11월 8일과 9일, 우리는 구례중학교 제18회 총동창회 모임을 가졌습니다.
저 개인으로는 처음 참석하는 모임이라 설렘도 있었고,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총동창회 모임을 주관한 박노창 회장님과 윤주홍 총무님,
그리고 주위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왔을 구례 친구들은 행사에 참석하는 모든 친구들이
계획된 시간인 12시 이전에 모두 집결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출발한 저를 포함한 많은 수의 친구들이 예상보다 훨씬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아마도 큰 차질이 빚어졌을 것이고, 이 때문에 매우 당황스러웠으리라 생각합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총동창회 모임을 주관하고 준비한 박노창 회장님과 윤주홍 총무님,
그리고 구례 친구들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그러나 처음 모이는 것이 늦어졌을 뿐, 계속된 그 이후의 일정은 말 그대로 물 흐르듯 매끄럽게 진행되었습니다.
모두들 나이를 잊고, 간혹 술에 취해 비틀거리기는 했지만,
어린 중학생 때로 되돌아간 것처럼 흥에 겹고, 두려운 것 없고, 아무 근심 걱정 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모두가 1박 2일 일정의 총동창회 모임을 주관한 박노창 회장님과 윤주홍 총무님,
그리고 많은 구례 친구들의 노력과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흠이라면 좀 더 많은 친구들이 참석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총동창회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마음을 정하기 전까지는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언젠가 얘기했던 바와 같이 내가 태어난 고향이 구례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을 보낸 기간 또한 중학교 3년간이 전부인 탓에 총동창회 모임에 참석한다하더라도
과연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친구가 몇이나 될 것이며,
나를 알아보는 친구 또한 몇이나 있을 것인가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괜한 기우였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나를 기억하고 있었고, 나 또한 기억을 떠 올릴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음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혹시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친구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벌써 우리 나이 60줄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30년의 긴 삶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만나서 걱정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기쁜 일과 좋은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처럼 나은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년에는 올 해 보지 못했던 더 많은 새로운 얼굴들을 볼 수 있고, 또 내후년에도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총동창회 모임을 주관하고 준비한 박노창 회장님과 윤주홍 총무님,
그리고 주위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왔을 구례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서울에 오거들랑 연락 주십시오. 삼겹살에 소주 대접해 드리지요.
첫댓글 60먹은 구중18동창학생모임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가? 그순간은 오랜세월이 흘렀건만 그래도 상호알아보고 그간 어떻게 지냈으며 건강은 괜찮아던가 묻는 것은 동창모임이 으뜸일세.선배에게는 말을 올려야되고,후배한테도 말을 올려야되는 데 스스럼없는 것이 동창들 우리가 아닌가? 우리여생동안 여러동창생들이 일년에 한번있는 동창모임에는 꼭 참여하면 어떻할지.....
점잖게만 앉아있던 모습에서 함께뛰고 한마음으로 줄당기기 한것은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던가? 또만날때까지 건강 하소 잉~
친구란 나를 알아 보는 것, 서로를 안다는 것은 참 좋은 일 아닌가, 반백이 되어도 추억의 친구란 소중한 것인가보네. 서로 오가다 만나면 스스럼없이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나눌 수 있다는 것, 어디서 무얼하던 우린 친구가 아닌가, 자주 만나면서 살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