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스님 “굴욕? 오히려 그 사람에게 미안”
‘두타스님의 굴욕’이라는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네티즌들이 분노를 터뜨리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두타스님은
“남들은 수모라고 하지만 악연을 풀기 위한 필연”이라며
“오히려 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두타스님은 25일 경향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아침 지인에게 서 전화가 걸려와
인터넷에 사진이 뜬 사실을 알았다”며
“21일 한 행인이 여러 차례 사진을 찍었는데
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두타스님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기독교 교인에 대해
“5개월 전부터 ‘하느님의 가르침에 따른다.’며
주위를 돌며 큰소리로 복음성가를 불러온 사람”이라면서
“정신이 온전치 못한 분”이라며 이름까지 알고 있었다.
두타스님에 따르면, 그 기독교인은 그 전날 두타스님에게
행패를 부려 행인들에게서 몰매를 맞았다.
이날은 분풀이를 하기 위해 두타스님의 삭발머리를 잡고
흔들며 ‘회개’를 권했던 것.
두타스님은 “그동안 여러 차례 타일러 보았다”며
“‘민들레 밥집’에 오시는 분들 중 반이 기독교인들이다.
그러니 2곳 중 1곳을 맡아보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타스님은 네티즌들이
이 기독교인과 기독교에 대해 일방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두타스님은 “그 분과의 만남은 전생의 업보를 푸는 과정”이라면서
“내가 전생에 그와 같은 행위를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겪는 것이고 내 모습을 참회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제3자가 나서서 나쁜 말을 쏟아내면
다시금 악업이 생기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두타스님은 또 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에 대해
“각 종교인들이 자기가 믿는 신앙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은
신앙이 깊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좋다”며
“다만 남들도 인정해야 한다. 서로를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타스님은 이날도 부산 서면 지하상가에서 탁발 중이었으며,
인터뷰 도중 종종 긴 한숨을 내쉬었다.
두타스님은 탁발을 통해 모은 돈으로 2005년 8월부터 부산에
‘민들레밥집’이란 간판을 내걸고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식사를 봉양하고 있다. 2006년 2월에는 칠산동에
민들레밥집 ‘2호점’도 개설했다.
매일 80세 안팎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들 200여명이 이 집을 이용하고 있다.
2007년 07월 25일
<이성희 경향닷컴기자>
출처 : 민들레 밥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