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이 움트는 봄에 방문하면 좋을 3월 국내 여행지 추천 다섯 곳을 준비했다.
봄. 겨우 이 한 글자가 가진 추억이 참 많다.
하나하나의 꽃잎이 겹겹이 쌓여 예쁜 꽃을 만들 듯, 한 해 한 해가 쌓여 봄은 더 특별한 계절이 되었다.
어쩌면 미화된 기억일지 모르겠지만, 그조차도 봄의 선물이라 믿고 싶다.
이토록 봄을 좋아하는 에디터 E에게 3월이 왔다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너무 오래 춥지도, 너무 일찍이 덥지도 않은 그저 봄다운 봄이 3월부터 5월까지 잘 머물러 주길 바랄 뿐이다.
올해의 봄은 또 어떤 봄으로 남을까.
어김없이 아름다운 봄이 되길 바라며 준비한 3월의 여행지 다섯 곳. 올봄의 시작을 함께하고 싶다면 주목해 보자.
1. 광양 매화마을
이른 봄의 추위에도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 매화가 가득한 전남 광양 매화마을을 소개한다.
따뜻한 남쪽에서부터 서서히 들려오는 봄소식은 매년 들어도 어떻게 이토록 설레는지. 3월이 시작될 즈음이면
언제나 남부 지방의 꽃 소식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매화는 추운 날씨에도 굳은 기개로 피는 하얀 꽃과 은은한 향기 덕에 사군자 중 하나로써 선비들에게 사랑받았다고 한다.
매화를 감상하고 있자니 선비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광양 매화마을은 이맘때면 매화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축제가 취소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늘 축제가 열렸던 덕에 마을 입구에 넓은 주차장 공간이 있다는 것. 자차로 방문하더라도 걱정 없다.
광양 매화마을을 둘러보면 유독 진한 분홍빛이 눈에 띈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홍매화. 간간이 발견할 수 있는 홍매화도 이곳의 묘미이다.
일찍 피는 꽃인 만큼 금방 사라지기에 늦장을 부리다간 만개한 매화를 놓칠 수 있다.
그러니 3월이 지나기 전, 서둘러 광양 매화마을로 떠나보자.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만개한 꽃을 보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을 테니.
- 주소 :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매화로 1563-1
2. 보령 청보리밭
드라마 ‘그해 우리는’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 보령 청보리밭이다.
드라마 속 수많은 장소 중에서도 이곳이 사랑받는 이유는 파란 하늘과 들판이 '그해 우리는' 특유의 청량감을
잘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푸르른 봄의 청량함이 그리웠다면 보령 청보리밭에 방문해 보자. 이곳이 한국이 맞나 착각이 드는 풍경이다.
국내에서 이런 곳을 만날 수 있다니 감사할 따름. 넓고 푸른 대지에 덩그러니 있는 폐목장은 왠지 모를 운치를 더해준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웅이와 연수를 아직 못 보내주진 않았는지.
두 주인공에게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면, 멀리 보이는 폐목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것을 잊지 말자.
그들처럼 청춘의 한순간을, 또 머지않은 미래에서 추억할 '그해'의 나를 담아낼 수 있을지 모른다.
참고로, 교회 주차장 옆쪽으로 청보리밭에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므로 쓰레기를 투기하거나 보리밭을 밟는 행동은 삼가고, 매너 있게 조용히 즐기고 오자.
- 주소 : 충청남도 보령시 천북면 하만리 176-6
3. 김포 몬스터리움
꽃샘추위에 아직은 실외활동이 꺼려진다면, 실내로 여행을 떠나보자.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이 공존하는 김포 최초의 아쿠아리움, 김포 몬스터리움을 소개한다. 많은 생명들이 다시 깨어나기 시작하는 3월에 동물들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정글을 연상케하는 탐험로가 특징인 김포 몬스터리움에서는 많은 희귀종을 만나볼 수 있다.
다른 곳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이색적인 체험도 가능해 호기심이 많은 아이와 소중한 추억을 쌓기에도 좋다.
알파카, 거대 코끼리 등 희귀한 생물과의 교감은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는 체험이 아니니 먹이를 구매해
더 가까이서 만나보자. 처음엔 낯설지만 내가 준 먹이를 맛있게 먹는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김포 몬스터리움의 인기 포토존도 놓치지 말자.
거대한 물고기의 입속에서는 아이의 개구짐마저도 예쁜 추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이다.
- 이용시간 : 매일 11:00-19:00
- 입장료 : 평일 12,900원 / 주말, 공휴일 14,900원
- 주소 :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항 1로 52 가동 1층
- 문의 : 0507-1481-9605
4. 거제 공곶이
노란 봄꽃이라곤 개나리와 유채꽃밖에 몰랐던 에디터 E가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수선화가 가득한 거제 공곶이다.
수선화에게 소홀했던 지난 세월이 안타까울 만큼 아름답다.
만개한 노란 수선화와 그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의 색이 어우러져 세상 어디에도 없는 풍경을 선사하고 있으니.
거제 구조라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한 공곶이는 거제시가 지정한 추천 명소 8경 중 하나이다.
3월에 거제를 여행할 계획이었다면 이곳을 놓치지 말길.
특히 아직 수선화의 매력을 모르고 있을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아 추천하고 싶다.
가파른 언덕길을 조금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편안한 복장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가는 길은 고되지만 중간중간 푸른 바다도 만날 수 있으니 파도의 응원에 힘입어 공곶이를 만나고 오길 바란다.
'이렇게까지 해서 볼 풍경은 뭐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그래, 이런 아름다움이면 그런 고생쯤은' 하고 생각이 바뀔 것이다.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감상하는 수선화라니.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여름도 겨울도 아닌 봄에만 느낄 수 있는 몽글몽글한 감성과 포근한 공기가 사진에도 담기길 바라며 셔터를 눌러본다.
더 아름다운 인생샷을 남기고 싶다면 공곶이로 가는 길목에서 판매하는 수선화를 구매해도 좋겠다.
- 주소 :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5. 걸매생태공원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제주도의 걸매생태공원이다.
제주도의 모든 계절은 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봄은 유난히도 뚜렷하다.
자연이 오랜 기다림을 끝내고 새로운 생명을 입는 모습이 반갑다.
‘따뜻한 지역’하면 제주를 떠올리지 않을 한국 사람이 있을까.
그 명성에 걸맞게 제주도는 일찍이 매화로 봄을 알리고 있다.
걸매생태공원은 탐방로가 데크로 잘 조성되어 있어 구경하기에 좋다.
‘걸매’가 물도랑이 자주 막혀 메워져 있는 곳을 뜻하는데, 실제로 시냇물이 흐르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마스크 너머로 매화의 향이 희미하게 느껴질지라도 이곳의 향만큼은 잔뜩 맡고 오길 바란다.
어쩌면 눈으로 본 꽃보다 그 향이 매화를, 그리고 이번 봄을 더 기억하게 할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이와 피크닉을 즐겨도 좋겠다. 작고 네모난 돗자리 위에 잠시 발을 붙이면, 하늘도 꽃도 함께해 줄 것만 같다
. 이번 3월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매화꽃잎을 만나러 가보자.
- 주소 : 제주도 서귀포시 서흥동 1207
인생의 한창인 때, 희망찬 앞날이나 행운 등을 의미하기 때문일까.
봄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마저 행복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좋은 일만 생기는 3월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