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8년 9월 26일 9:00~17:30
인원: 총대장님, 한계령, 소백, 영희언니, 스틸영, 사계, 두루, 맑은, 향상, 신가이버, 오모, 불문, 무불, 메대장님 총14+1인(무한님 저녁참석)
코스:
8:10 용문역 도착
9:00 산음임도 출발
9:40 봉미산 등산로 입구(가이버 두루합류)
10:50 봉미산정상
11:40 점심
12:20 2부산행 시작
14:30 폭산(천사봉)정상
16:00 능선하산 시작
17:30 신점리 하산
명절 산행에는 정기산행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연휴의 느긋한 마음과 분방하고 여유로운 코스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정기산행과 특별산행을 가르는 요인은 기차가 아닐까 생각한다. 두메님 차를 이용하는 정기산행에서는 입산과 동서울까지의 이동 시간은 산행을 만끽하기 위한 휴식과 비축의 시간이다. “두메님 불꺼주세요~”를 신호로 기대와 긴장감에 눈을 감는다. 그렇지만 특별 산행은 기차를 탈 때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가로로 마주 보고 앉으니 자연스레 종횡으로 마주 보며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지리적 산행전에 인문산행으로 푸근하게 시작한다.
두루는 기차의 호스트처럼 이쪽 저쪽 다니면서 모두를 연결시킨다. 한 곳에 앉아 있지 않으니 자기 자리를 차지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유독 다른 자리는 비워두고 꼭 임산부자리를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저쪽에 앉은 무불 불문 두루는 서부 이야기를 하는듯하다. 아마 해피가 틀림없이 대화의 주제로 올랐을 것이다. 해피는 자리에 없어도 우리를 항상 즐겁게해준다. 총대장님의 미국 기행과 크루즈에서 미국 할머니 할아버지만 원없이 본 이야기를 듣는다. 그간 공백이 있던 총대장님과 영희언니의 얼굴이 좋아보이고 좀 더 품위 있어 보인다. 오지가 건강에 해로운가보다. 그러는 사이에 산행코스도 좀 줄이자는 반가운 결정이 무르익는다. 오늘도 여유로운 것이 역시나 특별한 산행이다.



오늘 산행코스는 오모가 못가본 봉미산~폭산으로 정하고 두루가 선을 그었다. 용문역을 벗어나자마자 식당 호객 전문 아주머니가 우리를 반긴다. 아주머니와 이미 안면이 있는 두루가 차편과 식사 패키지로 흥정을 해보지만 목욕 때문에 여의치 않다. 원래 계획대로 용문역에서 산음임도입구까지는 택시로 분승해서 이동하기로 했다. 국철의 연착으로 경의선 기차를 노친 가이버님을 두루가 데려오기로 하고 나머지 12명이 3대의 택시를 이용한다. 산음임도 입구에서 조금 올라간 지점에서 능선에 붙기로 계획했었다. 그렇지만 뒤에 오는 가이버 일행도 있고 계곡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능선으로 붙는 코스라 계획을 수정한다. 정식 등산로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임도를 이용하기로 한다.
택시기사 아저씨. 저녁식당 추천을 부탁 했더니 용문터미널앞 제일식당 삼겹살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맛있다고 하신다. 뭐든 자신있게 대답해주시는 기사님 덕에 재미있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사진을 보니 언뜻 사계님 인상이...


동네분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강아지들도 소란스럽지 않고 성품도 주인을 닮나보다. 너무 순박한 표정이라 좀 애잔한 느낌이 든다.


봉미산 등산로 입구. 가이버와 두루와 합류했다. 미쿡에서는 수준 높게 등산로로 다닌다는 총대장님 말씀.

수직상승 전나무숲. 병충해에 걸린듯 가지가 앙상하지만 이파리로 등로가 포근했다.

첫핏치 휴식. 흡연 중학생을 훈계하다가 봉변당하신 친척분 이야기, 일산 여중생 등 요즘 교육환경 이야기중.

버너 코펠 꼭 챙기시고 남들이 먹을거리 다 내놓고 난 다음에야 자신의 것을 푸시는 소백님.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으신다.

봉미산 정상. 오늘 코스중 유일한 경점. 날이 맑아 북한산 도봉산까지 보인다.

가섭봉과 폭산 천사봉

유명산과 중미산

멀리 북한산 도봉산이 보인다.

오모 오모 오모... 오모가 대세다. 설악태극이후 한라산도 태극을 그려보려한다는 소문도. 지하철 노선도에서도 태극을 보지 않을까?

영희언니가 찾은 노루궁뎅이를 보여주는 오모

봉미산정상에서 발견한 대벌레를 쥐고 있는 오모

점심은 봉미산 아래 임도 못미쳐 있는 벤치에서 한다. 매번 바닥에서 먹다가 벤치에서 먹으니 한결 품격있어 보인다. 빠다 발음을 하시던 총대장님. 어디선가 회장님의 전화를 받으시고는 바로 정중하게 완벽한 한국말을 쓰신다.

2부산행은 폭산을 목표로 한다. 폭산은 원래 산음에서 보았을 때 폭 솟아오른 모양이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도 한다. 이름에 걸맞게 2번을 쉬면서 고도 6백여 미터를 오른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심장과 폐의 압박, 오지의 느낌이다. 용조봉을 거쳐 하산하려던 계획을 바꾸어 조계골로 바로 내려 신점리로 하산하기로 한다.
2부산행 시작 임도. 왠지 6.25느낌이 나는 구조물이다.

오른편의 완만한 등로를 마다하고 가파른 벽을 순발력으로 오르는 맑은

봉미산 폭산(천사봉, 문례봉 동일 지점 지명) 두 정상에서 단체사진. 향상이 이번에도 산행기를 쓸테니라는 생각으로 영희언니에게 내 사진기로 단체사진을 찍으라고들 하신다. 산행기를 두번썼더니 자연스레 얹는 분위기. 산행기를 막상 써보니 만만치 않다. 써보기 전에는 그 어려움과 수준을 가름하기 어려웠는데 막상 해보니 매번 명문의 산행기를 쓰시는 악수님과 전광석화 총대장님이 존경스럽다. 생각이 짧다보니 횡설수설 자꾸만 길어진다. 에이 나도 모르겠다 되는데까지 나 할 수있는데까지...


네이파리덩쿨뿌리를 제법 발견한 하루다. 사람의 발길이 많은 이 근교에 아직도 남아있다니 놀래고 그걸 또 용캐도 찾아내는 오지선배님들을 보고 또 놀랜다. 그와중에도 두루는 떡집 아주머니께 맡길 식생들까지 챙겼다.

완연한 가을이다. 5일전 강촌에 갔을 때와 또 다르다. 날씨도 그렇고 나무와 꽃들도 그렇다. 기후와 절기는 동양 천문의 시간 단위이다. 5일이 일 후가 되고 3후가 일 기이다. 삼후는 15일이며 육 후를 일 절로 삼는다. 24절기 4계절이 여기서 나온다. 토요일 산행에서 일 후가 지났다. 변화의 시기에는 이리 미세한 시간의 변화도 눈에 띄기 마련이다.




산초. 날 것으로는 처음 본다.



무궁화. 이미 오래 전부터 요즘의 태극기처럼 뒷켠으로 물러서 있다. 시골 담장이나 찾는 이 드문 기념관에서만 모습을 보는 것같다. old-fashioned 가치관을 향수하는건지...

하산길도 폭신하다. 하늘은 창공이고 계곡은 비경이다. 여름이라면 알탕을 꼭해야할만한 장소다. 마지막은 유격으로.



산행에 참가하지 못한 무한님이 저녁에 오셨다. 이 또한 기차 산행의 묘미다. 새벽을 같이 못한 사람도 합류할 수있다. 무한님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못오셨단다. 설마~ 어제 밤 너무 즐거우셨겠지 ㅎㅎ. 아마 두루가 알람이 안들려서 일어나지 못했다는 핑계와 맞먹는 변명이 아닐까 한다.


양평시내. 바로 보자!!

돌아가는 기차. 우리기차칸은 산행과 국내 최고의 삼겹살에 네이파리덩쿨뿌리 주를 함께 즐긴 여흥으로 가득하다.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소음인가보다. 틈틈히 우리쪽을 보지만 어떻랴 뻔뻔한 중년 등산객 무리라는 익명으로 방패삼아 마냥 즐겁게 온다. 쌀쌀한 저녁 날씨에도 오지에서 열 많은 반 바지 삼총사. 그중 한계령님과 가이버님은 반팔. 그중 가이버님은 샌들. 졌다.


5일 사이에 두번의 산행이다. 두번 모두 참가한 분이 4명에 불과하다. 추석연휴에 두번의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각자 귀중한 시간을 쪼개 참가한 특별한 산행이었다.
<번외> 지난번 함백산 총대장님 산행기 사진에 동영상을 올렸다. 사진기에 무비클립 기능이 있어서 짤막한 클립들을 영화클립처럼 하나로 묶을 수있다. 그때는 클립별로 나누어서 올렸는데 이번에는 한번에 묶었어보았다. 동영상을 번외로 올린다.
첫댓글 산행기 두세번만에 썰빨+찍빨이 급속하게 '향상' 되어 경지에 이를 날이 곧 머지 않았슴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두루님 주관 특별산행 흥행 대박도 다시한번 감축드립니다.
아주 감칠 맛나고 다정다감한 산행기에요. 이른바 향상체. 보는 사람이 다 푸근하고 노릇노릇 아련해집니다. 다응 작품 벌써 보고 싶어요.
인문산행~~
명견만리에 굳이 다뤄지지 않아도 이미 실천하는 우리 산행의 방법을 한 단어로 알려 주네요^^
이동중이나 산행중에 보여지는 편안한 모습이 정겹습니다~~~
오며가며 전철 한칸을 전세낸듯하였습니다. 귀경할때는 가는줄도 모르고 웃었든듯.
기억남는것 하나.
용문으로 갈때 누군가 한계령님 머리스타일이 복고풍으로 멋있다고 하니, 오모가 아! 머리는 짧게 깍아야 편하다고 했음다.
그때, 항상님이 모자를 쓱 벗은면서 이 머리가 2주에 한번씩 와리깡으로 다듬는 머리라고 하면서 내미는데 꼬리를 내리고 말았음다
허벅지에 뭉클한 감동을 준 폭산 오름길이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오는늘 도 걷기가 조금 불편하네요. 향상스타일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마고는 우리나라 산악계 인재의 보고입니다, 오모 님을 포함하여.
베트남 갔다왔더니, 어느새 계절이 바뀌어 춥네요,,,
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