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ABC7 뉴스 캡처/ (오른쪽) 줄리 맥솔리. CNN 캡처
미국에서 카약을 타던 여성 두 명이 혹등고래 입속에 빨려 들어갔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 CNN 등 다수 매체는 미국 캘리포니아 아빌라 해변에서 줄리 맥솔리(55)와 리즈 코트리엘(63)이 지난 2일 카약을 타다가 혹등고래에 잡아먹힐 뻔했다고 5일 보도했다.
오랜 친구 사이인 맥솔리와 코트리엘은 이날 고래를 관찰하기 위해 아침부터 노란 카약을 타고 바다로 나섰다. 두 사람이 해안으로부터 약 800m 나아갔을 때 멀리서 혹등고래가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카약 위에서 고래를 지켜봤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문득 카약 주변으로 은빛 물고기 떼가 가득 몰려왔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이들이 고개를 들었을 때 고래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맥솔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래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순간 갑자기 혹등고래가 두 사람의 발밑에서 나타났다. 혹등고래는 커다란 입을 벌려 물고기 떼와 함께 두 사람을 집어삼켰다. 두 사람은 비명을 지르며 고래의 입속으로 사라졌고, 뒤집힌 카약만 덩그러니 남았다.
ABC7 뉴스
다행히 두 사람은 고래가 완전히 입을 다물기 전 고래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근처에 있던 응급구조대원이 이들을 구조했다. 코트리엘의 팔과 엉덩이에 멍이 든 것을 제외하고는 큰 상처는 입지 않았다. 주변에 카약을 타는 사람들이 몇몇 더 있었지만 다른 인명피해도 없었다.
리즈 코트리엘. CNN 캡처
맥솔리는 “1~2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며 “나는 약간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구조한 구조대원은 팔다리가 멀쩡히 달려 있는지 확인하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코트리엘은 “‘죽는구나’ 생각했다”며 “말 그대로 나는 고래의 입속을 쳐다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거듭 괜찮다고 하면서도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다. 코트리엘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먹힐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만 강해진다”고 고백했다. 맥솔리 또한 “아드레날린이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며 긴박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당시 상황은 인근에서 고래를 촬영하고 있던 또 다른 시민의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영상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해양대기청에 따르면 혹등고래는 일반적으로 미국 서부 해안과 알래스카 또는 뉴잉글랜드 해안, 대서양 중부와 남동부에서 발견된다. 혹등고래는 최대 무게 40t에 달하며 작은 물고기들을 바닷물과 함께 삼키는 방식으로 사냥한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