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뽑혔다고 탈당 행렬...민주당 후폭풍'
오늘(2024.5.18)자 모 진보성향 신문에 실린 기사의 제목입니다. ~~~했다고라면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별 짓한다는 의미로 읽혀집니다. 그 정도 일 가지고 별 짓한다고 풀이됩니다. 그렇지요. 별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두 후보간에 경쟁속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은 비일비재하고 전쟁터에서는 병가지상사이지요. 다른 당 후보도 아니고 같은 당의 그것도 오랜 기간동안 의정활동을 해온 의원이니 평범하게 보면 별 것이 아닐 수도 당연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렇게 표현할 일이 절대 아닙니다. 그런 제목을 단 기자의 단견이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해당 언론은 현재 당 대표가 은연중에 미는 후보가 진 것에 대한 것의 반발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당내 경선에서 이긴 우원식 의원은 서울 출신입니다. 1957년 출생해서 서울 노원구 을에서 당선됐습니다. 연세대 재학시절 박정희 퇴진 운동을 하다가 강제 징집돼 군복무를 했습니다. 고 임채정 전 의원의 보좌관을 거쳐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독립운동가 김한 선생의 외손자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전 정권의 실세이기도 해서 지금도 친문이라고 표현됩니다.
탈락한 후보는 추미애 의원입니다. 추의원은 1958년 출생입니다. 대구출신입니다. 한양대학을 나왔습니다. 사법고시를 통과해 판사로 근무하다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문정권때는 법무장관을 지냈지만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대단한 마찰로 인해 비문이라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 22대 총선에 자신의 지역구인 광진구 을에서 밀려나 험지라는 하남시 갑에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추의원은 출마때부터 친명을 강조하고 자신이 국회의장이 되어야 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문 정권당시 자신의 일종의 하부 조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검찰총장인 윤석열과의 악연을 강조하며 자신이 국회의장이 되어 제대로 된 입법 권한을 내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남시는 지역만 경기도이지 성향은 서울 강남권입니다. 그래도 추의원은 당선됐습니다. 총선 유세도중 자신은 국회의장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유일하게 강조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여러분들이 아는 데로 입니다. 근소한 차이로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당선됐습니다. 더불어 민주당 다선 의원들 상당수가 우의원을 밀었다는 후문입니다. 친명으로 분류된 인물들이 양보하는 가운데 추 의원이 친명 후보로 나섰고 친문후보로 우 의원이 나섰습니다. 그 결과는 친문이 이겼습니다. 친문이 이겼다고 더 민주당이 국민의 힘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참으로 우습고도 우려되는 면이 있습니다. 제가 비문이라고 할 사람 있을 것입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기를 바랐던 사람중의 한 명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힘없게 추풍낙엽신세일때 가슴 아프게 느끼고 매일 우울하게 지냈던 무리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는 화야산방에서 난로에 불을 지필 때 항상 느끼는 감정이 있습니다. 나무가 고사해 땔감으로 사용될 때도 그 용도가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작고 불을 쉽게 피울 수 있는 나무는 불쏘시개로 사용됩니다. 아무리 근사하고 멋진 나뭇등걸도 불쏘시개로는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을 태우고 전체 난로를 위해 자신을 헌신할 그런 소재의 나무만이 난로를 뜨겁게 할 수 있습니다. 폼나고 겉으로만 멋진 그런 나무들 전혀 무용지물입니다. 자신을 쉽게 태워 난로를 데우고 주변의 인물들을 따뜻하고 온화하게 하는 일이 얼마나 희생적입니까.
인간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역할 결코 쉽지 않습니다. 난로가 따뜻해지고 밑불이 든든할 때 투입되는 큰 나뭇등걸은 은은하게 타오르면서 난로전체의 화력을 유지하는데 그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난로가 차가운데 난로를 이제 데워야 할 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불쏘시개입니다. 불쏘시개없이 난로는 결코 데워지거나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국회의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나라 야당 특히 더불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습니다. 더 민주당 지지세력인 민주세력이 그냥 뽑아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말 제대로 해 보라 이 나라의 앞날을 책임지고 해결하라 그리고 자초하는 배를 바로 가도록 중심을 잡으라고 표를 던진 것 아닙니까. 적당히 즐기면서 여당과의 편한 관계 유지하라고 표를 던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 더 민주당이 풀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각종 특검은 대통령의 거부권아래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냥 해보는 수준입니다. 강하게 밀고 나갈 국회의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를 운영하는 주체는 물론 의원들이지만 그들을 리드하는 역할은 바로 국회의장입니다. 적당히 폼잡고 주변 살펴보는 그런 자세로는 전혀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21대 국회의장들의 행보를 보면 잘 알수 있습니다.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 불만을 품은 당원들이나 민주당 강력 지지세력의 불만은 상상 이상입니다. 이번 국회의장 결과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과 배신감은 상상을 넘어서 있습니다. 사실 이번 총선에서도 200석 이상 차지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는 세력들입니다. 왜일까요. 그들이 급진 과격세력이기 때문입니까. 프랑스 혁명속에 드러난 과격파와 온건파의 대결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은 과격 온건 그런 차원이 아닙니다. 더 민주당 지지세력의 상당수가 가진 노 정권과 문 정권때 이루지 못한 개혁에 대한 아쉬움과 이 나라의 미래를 향한 우려 때문입니다.
지금 더 민주당 지지세력의 상당수는 바로 촛불혁명의 세력입니다. 그 추웠던 2016년 겨울 서울 광화문과 전국의 광장을 가득 메운 그 민주시민들이 바로 지금 민주당 지지세력이자 이 나라의 향방을 심히 걱정하는 부류입니다. 동상이 걸리면서 그 생리적 현상을 참으면서 광장을 지킨 그 세력들이 가진 그 마음을 어떻게 지금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이 알겠습니까. 지극한 정성을 들여도 잡기 힘든 권력을 촛불혁명 국민들이 그냥 주었는데도 그것을 유지하지 못한 인물들 아닙니까. 그런데 또 대충 공천 잘 받고 여당의 우스운 행보에 실망해서 행한 상당수 유권자들에 의해 당선된 것 아닙니까. 민주당이라는 네임 밸류때문 아닙니까.
물론 22대 총선과정에서 이른바 수박그룹들이 탈당하거나 스스로 나가 독립을 추구하기도 했지만 남아 있었던 현실 만족파들의 영향력이 이번 국회의장 선거에 나타난 것이 아닙니까. 당대표 이재명이 두려운 세력이기도 합니다. 물론 추의원이 친명을 너무 강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뭔가 힘을 가지고 나가려는 인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됩니까. 나라를 팔아 먹었습니까 당을 팔아 먹었습니까. 여당의 입김에 휘둘립니까. 그런 상황이 아닌 제대로 국회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 그렇게 문제가 되고 걸림돌이 됩니까. 그것이 그렇게 무섭습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금 더불어 민주당은 꽃놀이 나온 것이 아닙니다. 국민들 가슴속에 깊숙히 박힌 제대로 된 나라를 이뤄달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냥 꽃놀이 나온 것처럼 즐기다가 4년 임기 다 보낸 것이 바로 21대 민주당 의원들이고 국회의장들 아닙니까. 현 여당인 국민의 힘이 그렇게 말랑말랑합니까. 검찰의 힘을 배경으로 엄청난 정보력을 가진 것이 바로 지금 여당입니다. 그 정점에 대통령이 존재합니다. 여소야대라고 야당이 힘을 마구 쓴다 이런 것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상황입니다. 결코 그렇지 못합니다. 엄청난 정보력과 야당의원들에 대한 파괴력 정보를 가진 조직인데 만만하겠습니까.
그런 여당과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입법 리더가 절실했던 것이 바로 지금입니다. 그런데 결과는요. 저는 우의원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습니다. 단지 우의원은 불쏘시개 역할 보다는 큰 나무 등걸 역할이라는 것이죠. 추진력있고 결단력이 강한 추미애 의원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다음에 우의원이 바톤을 이어받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정말 마음 아픈 생각입니다.
지금 민주당을 탈당하려는 당원의 심정을 이해나 하십니까. 그렇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었는데 허송세월한 21대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까. 제발 정신 바짝 차리고 와신상담하면서 오로지 국가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해달라는 지지자들의 절규로 들리지 않습니까. 이번 상황을 만든뒤 우리는 이재명 독주를 막았다고 즐거워한 의원이 있다면 정신차리라고 충고드립니다. 이래도 저래도 정신 못차리는 민주당 다선 의원들을 향한 최후의 충고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그 민주 세력이 어디 갑니까. 혹자처럼 국회부의장하다가 국민의 힘으로 당적으로 옮기는 그런 인물들은 적어도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더 민주당에게 강한 경고를 내리지만 더 민주당이 제대로의 길을 가면 다시 돌아올 우리들의 집토끼이자 이땅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희구하는 그런 세력들입니다. 간곡히 부탁드리는데 지금 더 민주당은 축제 분위기여서는 절대 안됩니다. 상대의 국민의 힘과 정권은 매의 눈으로 더 민주당의 붕괴와 분열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정신차리지 못하면 그냥 그런 꼴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태로 탈당하려는 민주당 열성세력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4주년 기념일입니다. 김민기 선생의 상록수로 글을 마감합니다.
2024년 5월 18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