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특파원 칼럼
[특파원 리포트] 34m의 쓰나미가 온다면
도쿄=성호철 특파원
입력 2024.08.12. 00:09업데이트 2024.08.12. 08:36
https://www.chosun.com/opinion/correspondent_column/2024/08/12/PKBXSB6QOZB3HID7G3WW5CJU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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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지진이 발생, 집이 무너져 내린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인에게 예전에 없던 불안한 명절이 시작됐다. 8월 15일은 일본에선 우리나라 추석과 비슷한 오봉(お盆) 명절이다. 일본인 대다수는 일주일간 고향을 찾아 명절 연휴를 갖는다. 올해는 귀향의 들뜬 분위기가 사라졌다. 일본 기상청이 8일 ‘난카이(南海)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평상시보다 여러 배나 커졌다’는 거대 지진주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발생 시 사망·실종자가 최대 2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지진이다. 일본 언론들이 ‘평상시보다 여러 배’라는 표현을 반복하는 가운데 한 방송사는 “0.5%의 발생 가능성”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연휴 첫날인 10일,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쵸(町)는 마을 축제인 불꽃놀이를 중지했고 해수욕장 4곳도 폐쇄했다. 시라하마쵸는 난카이 대지진 시뮬레이션 때 4분 만에 최대 16m의 쓰나미가 올 것으로 예측됐다. 가나가와현 히라쓰카시(市)도 오는 15일까지 해수욕장을 폐쇄했다. 아예 ‘미리 피난 가라’는 곳도 적지 않다. 고치현 구로시오쵸는 피난소 29곳을 만들고 ‘고령자 피난 경보’를 내렸다. 쓰나미 때 스스로 피난 못 가는 고령자나 장애인들에게 미리 피난소에서 살라는 것이다. 구로시오쵸는 시뮬레이션 때 10층 건물의 높이에 달하는 최대 34m의 쓰나미가 예상된 마을이다. 고치현 난코구시도 사전 피난 경보를 내렸다. 도쿄도(都) 니지마무라(村)는 공무원들이 고령자 50여 명의 집을 돌며 사전 피난을 권유하고 있다. 대지진 시 17분 만에 최대 28m의 쓰나미가 예측되는 마을이다.
공포 속에서도 도쿄역과 하네다공항에는 귀향객들이 끊이질 않았다. 지진 위험이라고 고향에 안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일본인 뇌리엔 올해 1월 1일 설날에 34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노토반도 지진이 선명하다. 당시 지진 현장 취재를 갔다가 한 피난소에서 명절을 보내는 가족을 만났다. 90대 할머니와 60·70대인 아들·며느리, 손자·손녀까지 8명이었다.
겹겹이 깔아놓은 종이 골판지 위에서 3일째 생활 중인 할머니는 “고향에 온 장남이 반쯤 붕괴된 집에서 이불을 갖고와, 어제는 따뜻하게 잤다”고 했다. 수도·전기가 끊어진 상황이라 ‘배고프지 않냐’고 묻자 “마침 설날이라 오세치가 잔뜩 있어 큰 지진에도 배 안 곯고 있다”며 웃기까지 했다. 오세치는 설날을 위해 미리 요리해 여러 찬합에 담아 놓은 찬 음식이다. 가족 아무도 안 죽었고 같은 이불 속에 있으니 할머니는 그래도 만족인 듯했다.
“일본 여행 취소하는 게 낫겠냐”는 지인의 카톡 질문에 “걱정되면 안 오는 게 맞는다”는 답을 보냈다. 돈 들이고 쉬려는 여행인데 일본 현지의 0.5%의 지진 위험까지 질 필요는 없으니까. 부디 이웃 일본인들이 15일 오봉 명절 때 온 가족이 부모님 댁의 따뜻한 밥상에서 도란도란 담소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따름이다.
성호철 기자
상사화 1
2024.08.12 07:11:08
자연 재해나 탐욕으로 일어난 전쟁이나 그로 인한 피해로 선량한 시민들이 생명을 잃거나 다치는 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지구촌 어디서든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하며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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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k
2024.08.12 05:53:53
저런 쓰나미가 온다면? 대통령 탄핵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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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르피아
2024.08.12 06:07:57
저런 땅에 살기에 한국을 식민지의 유혹을 버릴수가 없는거다 태평양전쟁 에서 한국은 포기 못한다고 했고 황실도 한국으로 이전하려고 한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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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쫑방긋방긋
2024.08.12 07:41:37
아무 일 없이 모두 평안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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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2024.08.12 07:19:20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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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月
2024.08.12 07:13:05
기상이변과 지진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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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4.08.12 07:43:35
9월에 북해도여행이 예약되어있어 지금의 일본사태를 주의깊게 보고있는데 지진과쓰나미 공포의 재난이다.일본은 우리의광복절시기가 명절기간이라니 재난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인간의 힘으로 막을수 없는것이 자연재해인데 그피해가 너무나 크기에 인간의 무력함을 이럴때만큼 느끼는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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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덕
2024.08.12 08:10:50
이웃나라 일본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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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나무
2024.08.12 07:12:18
저곳에서 태어났으면 지진공포가 숙명이구나 큰지진으로부터 무탈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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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지기
2024.08.12 08:39:35
한국은 관련 없는지를 기사화 해야하지 않나.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 및 지각판의 변동이 연쇄적으로 한국에 미칠 파장과 쓰나미가 일어날 때의 직접적, 간접적 영향, 교포의 수, 경제적 영향 등등... 기사를 쓸 때 이런 상상력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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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리
2024.08.12 07:11:34
34미터 쓰나미? 그러면 일본만 께지나? 부산항은 괜찮고? 아마 남해안은 초토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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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tone
2024.08.12 07:14:00
난카이대지진은 지진과 해일이라는 물리적 타격에 더해 공포와 투자중단 경기위축의 쇼크에 더해진다. 반복되는 역사에서 공포는 극복할 길이 없고 세계를 떠도는 난민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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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식
2024.08.12 05:11:59
8월15일 우리나의 추석과 같은 오봉이라는 명절이 있는데 이날은 모두 고향집을 가려고 마음이 들 떠 있는데 0,5% 지나지 않는 거대 지진과 34미터되는 쓰나미가 밀려 온다고 하여 명절은 기분은 사라지고 말 았다 우리의 8.15일 일본의 침략으로 부터 벗어난 기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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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n
2024.08.12 08:55:21
이 기사를 읽게 되면 친일파라고 욕하는 인간들이 많겠다. 어데나 백성들은 어렵고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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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2024.08.12 06:58:28
일본지진이 매월 한두차례 발생하고있다.. 그것도 5이상이다.. 대규모지진이 일어날것같다..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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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역정
2024.08.12 09:46:30
해일 이 문제가 아니라 땅이 갈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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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네
2024.08.12 09:27:38
'온 가족이 부모님 댁의 따뜻한 밥상에서'(?) 부르거나 인용할 때에는 '-님'을 붙이지만 기자의 말에서는 '-님'을 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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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네
2024.08.12 09:23:03
'종이 골판지 위에서 3일째 생활 중'(?) '골이 진 종이를 붙인 판지'가 '골판지(골板紙)'이다. 즉 '종이 골판지'에서 '종이[紙]'는 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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