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9주간 수요일>(2023. 6. 7. 수)(마르 12,18-27)
복음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8-27
그때에 18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이
예수님께 와서 물었다.
19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 아내만 두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20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21 그래서 둘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지만
후사를 두지 못한 채 죽었고, 셋째도 그러하였습니다.
22 이렇게 일곱이 모두 후사를 남기지 못하였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23 그러면 그들이 다시 살아나는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2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25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26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에 관해서는,
모세의 책에 있는 떨기나무 대목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읽어 보지 않았느냐?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그분께서는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에 관해서는,
모세의 책에 있는 떨기나무 대목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읽어보지 않았느냐?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마르 12,24-27)”
부활과 영원한 생명에 관해서 말하기 전에 먼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었을 때, 그들을 에덴동산에서 내보내면서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과 일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자, 사람이 선과 악을 알아
우리 가운데 하나처럼 되었으니, 이제 그가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 먹고 영원히 살게 되어서는 안 되지.’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그를 에덴동산에서 내치시어, 그가 생겨
나온 흙을 일구게 하셨다. 이렇게 사람을 내쫓으신 다음,
에덴동산 동쪽에 커룹들과 번쩍이는 불 칼을 세워,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지키게 하셨다(창세 3,22).”
아담과 하와는, 즉 인간들은 원래는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존재로 창조되었는데, 죄를 짓는 바람에,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이(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이) 차단되어 버렸습니다.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9).” 라는 말씀도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릴 기회를 박탈한다는 말씀입니다.
만일에 하느님의 그 조치가 ‘영구 조치’ 라면, 부활과
영원한 생명이 없다는 사두가이들의 주장은 옳은 것이 됩니다.
그러나 그 조치는 ‘모든 사람’에게 영구적으로 적용된
‘영구 조치’가 아니라 ‘임시 조치’였을 뿐입니다.
창세기 5장의 ‘아담의 족보’에 나오는 ‘에녹’이라는 사람이
좋은 예입니다(창세 5,22-24).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니,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차단할 길은 처음부터 만들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먹지도 못할 생명나무를
창조하지는 않으셨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지혜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녕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다.
그러나 악마의 시기로 세상에 죽음이 들어와
죽음에 속한 자들은 그것을 맛보게 된다(지혜 2,23-24).”
“그러나 의인들은 영원히 산다. 주님께서 그들에게 보상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그들을 보살피신다(지혜 5,15).”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이 하느님의 원래 계획입니다.
의인들은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서 그 생명을 얻고,
하느님의 뜻을 거역한 악인들은 그 생명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구약성경에도 의인들의 부활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려고 오신 분입니다.
막혀 있던 ‘생명나무의 길’을 다시 열어 놓으신 분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 말씀에서,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라는
말씀은, 지금의 가족이 그쪽에서는 해체된다는 뜻은 아니고,
새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일은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의 가족이 가족인 줄도 모르게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사랑은 이곳에서나 그곳에서나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천사들과 같아진다.” 라는 말씀은,
세속적이고 육적인 욕망을 초월하게 되고, 그래서 인간 세상의
온갖 다툼과 갈등 같은 것들이 없다는 뜻입니다.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라는 탈출기 3장 6절의 말씀은, 탈출기 본문에서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이 하느님으로 섬겼던 분이라는 뜻인데,
예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이 하느님 앞에서 살아
있고, 지금 하느님을 섬기고 있다.” 라는 뜻으로 해석하셨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라는 말씀은,
“하느님은 ‘죽음이라는 것’에게 당신의 자녀들을 빼앗기는
무기력한 신이 아니라, 당신의 자녀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느님이시다.” 라는 뜻입니다.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라는 말은, “죽어서 소멸될 존재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만 그들을 지배하는 신”이라는 뜻이고,
“산 이들의 하느님”이라는 말은,
“인간을 영원히 살 수 있게 해 주시는 하느님”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죽은 이들의 하느님’은 하느님이 아닙니다.>
만일에 부활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께서도 되살아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코린 15,13-14).”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여러분이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잠든 이들도 멸망하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1코린 15,17-19).”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지 않는다면야
‘내일이면 죽을 몸, 먹고 마십시다.’(1코린 15,32ㄴ)”
우리가 우리 자신의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믿는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사건입니다.
[출처] 연중 제9주간 수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