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취미(향산묵화실) 26-6, 노릇노릇 가래떡
이틀은 전화로 화실 오가는 것을 도왔다.
‘지금 출발하세요.’ 말씀드리면 아저씨는 집을 나섰다.
10분 정도 근처에 있다가 화실 오르는 입구에 비상등을 켜고 기다렸다.
“아저씨, 지금 어디까지 오셨어요?”
“로타리요.”
로터리라고 했지만, 아저씨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길을 지나쳤는지 아니면 엉뚱한 곳으로 간 건지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아저씨는 여유 있는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화실 입구를 찾았다.
하루는 쉬는 날이라 박효진 선생님이 동행했다.
어떻게 돕는지 말하고 그렇게 돕도록 부탁했다.
“입구를 살짝 헷갈려 하셨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잘 찾으셨어요. 돌아오실 때는 헤매지 않고 집을 잘 찾으셨고요.”
일주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듯 하니 오가는 길이 더 빨리 익숙해진 것 같았다.
아저씨의 자신감도 한몫했다.
“이자 나 혼자 갈 수 있겠어요.”
“아저씨, 시간 맞춰서 나가셔야 해요. 너무 이른 시간에 가시면 화실 문이 열려 있지 않으니까요. 추운데 밖에서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그럼, 내일은 10시에 출발하는 걸로 해요.”
출근하니 최정화 선생님이 아저씨 소식을 전했다.
“선생님, 백춘덕 아저씨께서 9시 30분쯤 사무실로 전화하셨어요. 혼자서 화실 간다고 김향 선생님 출근하면 이야기해 달라고요.”
깜짝 놀라 아저씨에게 전화하니 “화실이라요.” 한다.
재료 의논할 겸 바로 화실에 들렀더니 세 분이 알콩달콩 난롯가에 둘러앉아 노릇노릇 가래떡을 굽고 있다.
“아이고, 선생님이 오셨네. 어서 와요. 수업하다가 떡 구워서 먹고 하려고 이렇게 차 마시고 놀고 있어요. 마침 잘 오셨네. 이리 와서 앉아요. 떡도 드시고 귤도 드시고 해요.”
아저씨의 앞치마, 팔 토시, 모두 박경안 선생님이 챙겨주신 듯했다.
이분들의 배려와 관심이 아저씨의 발걸음을 이곳으로 이끄는 것 같았다.
2026년 1월 20일 화요일, 김향
더듬더듬 찾아간 길 끝에 도착한 화실이 참 밝고 따뜻했습니다. 먼 발치에서도 그 온기가 느껴지더라고요. 아저씨 참 좋은 곳에 다니시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박효진
이렇게 거창 지리를 익혀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이자 나 혼자 갈 수 있겠어요.” 일주일 만에 익히셨네요. 감사합니다. 두렵고 설레는 길이었겠죠. 건널목과 신호등, 화려하고 복잡한 간판들 속에 아저씨께서 잘 찾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은혜입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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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춘덕, 취미(향산묵화실) 26-5, 붓이랑 종이를 사야겠어요
첫댓글 사랑방이나 다름없네요. 여기에 앉아 있으면 추위도 배고픔도 없겠네요. 백춘덕 아저씨가 가고 싶은 곳일 듯 합니다.
선생님의 의도와 백춘덕 아저씨의 의지가 합쳐져서 혼자서도 잘 다니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