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인디고 조성민]
장애아동 등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 중인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 6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전원 감형을 선고하자 장애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11일 인천지방법원 형사항소3부(한대균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1∼4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이들 가해자들에게 징역 8개월에서 2년 6개월의 감형을 선고했다.
이에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인천장차연)는 11일 성명을 내고 “인천 서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가해자들에 대한 감형 판결을 한 인천지방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학대 사건에 더 엄중히 판결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어린이집 교사 등은 지난 2020년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장애아동 6명을 포함한 6세 이하 원생 11명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대당한 원생 중에는 뇌병변 장애, 언어 및 발달장애 아동이 포함됐다. 또 이들 중 5세의 한 원생은 담임교사로부터 수십 차례 이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하지만 법원은 1심서 4년, 3년을 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에게 원심을 깨고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서 징역 1년~1년6개월을 선고받은 4명의 보육교사에게도 각각 징역 1년~8개월로 감형했다. 또한, 보육교사 1명의 경우 피해 아동 측과 합의했다는 점을 고려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사건 당시 피해 아동의 나이, 상태 등을 비춰 볼 때 이들에게 엄벌이 필요하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나이와 경력, 사건 당시 역할 등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그 절반 정도에 불과한 징역형을 선고했다.
인천장차연은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해 “지난해 정인이 사건을 비롯해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엄벌요구가 있었음에도, 2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초범을 이유로 형을 대폭 감형했다”면서, “2심 선고를 앞두고 제출한 국민들의 엄벌 요청 탄원서만 2366개임에도 법원은 학대 피해아동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한 판결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아동학대 범죄의 경우 초범이라도 감형을 엄격히 판단하는 양형기준을 변경하는 상황에서, 시대적 흐름과 국민의 법감정에 반하는 판결을 한 인천지법은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인천장차연은 이어 “아동학대 가해자는 사실상 초범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초범이라는 이유로 감형된다면 학대 가해자 모두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 법원은 ‘엄벌이 불가피한 사건’이라고 해놓고, 판결을 달리는 현실 앞에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와 그 가족이 고통스러워 해야 하는지 인천지방법원은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