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에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새가 있으니 바로 '도도새'다. 덕분에 '도도새 작가'로 불린 지 거의 10년이 됐다. 바꿔 말하면, 이 새가 주는 영감으로 화가라는 직함을 지킬 수 있었다는 의미다. 미대 재학 시절 내내 새를 그려 댔다. 전 세계 새들의 삽화가 담긴 백과사전이 언제나 이젤 옆에 있었다. 각별한 그 사랑에 친구들은 나를 '동국대 윤무부'라고 불렀다. 사실 새를 그리는 이유가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선택과 자유가 상당히 보장되는 시대에 살지만, 세상이 정한 기준 속에서 자신만의 것을 찾고 행하는 일에 오히려 어려움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를 새가 날개를 잃고 인간의 몸에 갇힌, 머리는 새에 몸통은 인간인 '새 인간으로 표현했다. 조류 일색인 작품들로 졸업 전시회를 마치고, 재료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작업을 이어 갔다. 손 벌릴 곳이 마땅히 없던 내겐 공모전만이 작가로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었다. 그 당시 내가 지원한 한 공모전은 예술가가 계획한 여행을 그대로 실현시켜 준다는 점이 특이했다. 도도새는 이 공모전을 준비하며 알았다. 남아프리카 인도양, 모리셔스라는 작고 아름다운 섬에 살던 새. 원래는 날 수 있었지만, 천적이 없는 평화 속에서 더 이상 날아야 할 필요를 못 느끼다 나는 법을 영영 잊어버렸다. 15세기 포르투갈 선원들이 그 낙원에 발을 들였을 때 도도새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날지 못해 너무나 쉽게 잡힌 그들을 사람들은 '도도(바보)'라고 불렀고, 결국 멸종에 이르렀다. 그동안 새 인간을 그려 왔기에 도도새와 흥미로운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도도새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한 달간 그 흔적을 찾아 헤매겠다는 말도 안 되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이 최종 통과됐을 땐 솔직히 겁났다.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찾으러 떠난 내가 과연 무엇을 찾아올 수 있을까? 2015년 여름, 막연한 불안을 안고 모리셔스로 한 달간 모험을 떠났다. 퇴로가 없었기에 어떻게든 그 계획을 수행했다. 히치하이킹을 해 트럭 짐칸에 앉아 섬 구석구석을 탐험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도도새를 본 적 있나요?"라며 질문을 던졌다. 도도새에 대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 한 달은 내가 섬으로 떠날 때 느꼈던 종류의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습득한 나날이지 않았나 싶다. 불안은 '몸이나 마음이 편안하지 아니함'을 뜻한다. 사는 내내 이 감정을 떨쳐 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번민하고 일희일비하는가. 그러나 불안은 내게 나만의 수만 가지 새로운 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 줬다. 어쩌면 불안이란 문자 그대로 한자리에 안거하지 않는 것, 길을 떠나 돌아오는 동안 변화의 기쁨을 맛봐 온 인간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도도새는 여전히 나를 유목하게 하는 친구이자 스승이다. 나는 이 친구와 함께 매일 작업실의 문을 연다. 내 캔버스 속에서 새로운 의미로 다시 비상한 이 새가 언젠가 당신의 긴 여정을 함께하는 유쾌한 친구가 되길 바라며. 김선우 | 화가
우리는 예술을 통해 자신을 발견한다. _ 매슈 스펙터 * 고래와의 대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혹등고래와의 대화에 성공했다. “뭐 해?” “바다는 어때?” 등의 질문을 고래 음성으로 변환해 바닷속에서 스피커로 재생하자 혹등고래가 주위로 다가와 소리를 냈다. 혹등고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범고래를 조심해.” “물 밖에 오래 있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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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람이고 동물이고,
천적이 없으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머리가 명석하지 못하며
나태해집니다.
사람은 약간 긴장한 듯 살아야,
동작이 빨라지고 약삭빠르지요!
반갑습니다
정읍 ↑신사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으로
좋은 생각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건강하고 즐거움 가득한
7월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고운 걸음으로 멘트
주셔서 감사합니다 ~
건강한 여름나기로
활기찬 나날들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