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이지 The Crazies,2010>은 마케팅 포인트를 어디다 맞춰야 할 지 상당히 고민이 되는 영화다. 미국 포스터들은 일반적으로 공포 영화라는 쪽에 포커스를 맞춰 포스터 문안부터 디자인까지 분위기를 통일했고, 국내 버전은 '통제불능의 바이러스 인류의 종말이 시작된다!'라는 광고문안과 함께 서스펜스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감당못할만큼 영화의 크기를 강조하고 있다. 포스터 이미지 역시 화염과 헬리콥터 그리고 바이러스를 상징하는 방독마스크까지 영화의 규모를 좀 더 키워서 어필하는 것이다.
음... 영화를 본 사람으로 이 두 가지 마케팅 포인트 전부다 맞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그 어떤 쪽도 만족을 주기는 어려운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그래도 굳이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면(궁금해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국 버전 마케팅쪽이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사실, 1973년 조지 로메로 감독이 연출한 <분노의 대결투 The Crazies,1973>의 리메이크작이며, 미국 IMDB 사이트를 비롯해 대부문의 해외 영화 사이트에서는 호러(공포)로 장르 구분을 하고 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 작품의 제작비는 $20m 정도로 블록버스터가 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물량공세는 전혀 볼 수가 없는 작품인 셈. 물론, 이 작품의 스토리는 블록버스터급이기는 하다.
한국 버전 예고편
영화는 정부의 생화확무기 이송 과정 가운데 일어난 사고로 인해 평온했던 마을 '오그덴 마쉬' 주민들이 미쳐버리고, 바이러스에 감염되지않은 사람들(물론 주인공)이 탈출하는 과정을 그렸다. 정부는 마을을 폐쇄하는 과정에 사람들의 폭동으로 인해 사건은 어긋나기 시작하고 마을자체가 미쳐버린다.
브렉 아이스너 감독은 이 작품에 얼마나 진중한 주제를 던지려고 노력했는지 모르겠지만, 칭찬할 점이 있다면 오락 영화의 재주가 있는 감독으로서 관객들의 오감을 쫄깃쫄깃하게 만들 줄 안다는 점이다. 알면서도 당하는 놀래킴의 강약조절은 매우 능숙하고, 늘어지는 장면 없이 호흡을 굉장히 짧게 가져간다. 그래서 영화보는 내내 잔인한 장면에 눈을 돌릴 수는 있을 지언정, 영화 자체로는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오르는 그 순간까지도 말이다.
미국 예고편
물론, 초반의 긴장감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억지스런 전개가 아쉽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2천만 달러짜리 저예산 메이저 영화로서는 진짜 제대로 한 건 했다고 본다.
다시 국내 개봉으로 눈을 돌려서 문제는 티모시 올리펀트, 라다 미첼, 조 앤더슨, 다니엘 파나베이커라는 주요 배우들 가운데 일반 관객 가운에 이 배우들의 이름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라는 점이다. 배우에서 오는 매력이 없다면,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는 관객들이 망설일 수 밖에 없는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믿고 가서 호러 영화의 살육장면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왠지 입소문도 안좋아질 수 있을 것 같고....
쫄깃쫄깃했던 순간
그래도 이 영화 오감을 쫄깃쫄깃 파닥파닥하게 함으로써 블록버스터로서 역할은 못했을지라돠 호러 서스펜스로서는 제대로 한 작품이다. |
첫댓글 레알 쫄깃돋는군요ㅋ
보고싶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