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에서의 세 번째 날.*
오늘도 어제와 비슷하게 오전부터 생활 관리사 파견 실습을 나갔고, 오후에는 어제와 오늘 같이 나갔던 생활 관리사 분들의 사례를 나누고, 질문․응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실습을 마치고 들어온 동료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고, 셰어링을 통해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나눔*
오늘은 어제와 다른 생활 관리사이신 ‘김순애’ 관리사님과 아침부터 어르신을 찾아뵈러 나갔습니다. 오늘 첫 번째로 간곳은 ‘이00’ 할머니 댁이었습니다. 어제도 언급했었던 어르신들이 앓고 있는 병은 외로움의 병 이라는 것을 오늘 또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와 관리사님, 그리고, 동료 한명이 그 집에 들어서자 어르신은 반가운 얼굴로 옆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앉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정말 많이 외로우셨나보다. 사람이 정말 그리웠구나.’ 하는 생각이 또다시 들게 되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이제 다른 집으로 이동하려고 하려고 했는데, 할머니는 저희가 가는 것이 못내 아쉬운지 계속 이야기를 꺼내시고, 계속 ‘찾아주어서 고맙다.’ 라는 말씀을 계속하셨습니다.
그곳을 나서서 생활 관리사 선생님이 맡고 계신 분들 중에 상황이 가장 좋지 않으신 어르신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오00’ 할머니.. 이분은 작년까지는 국민기초생활보호법의 수급자 이셨다가 이번년도에 탈락을 하신 분이셨는데 마을 내에서도 나눌 줄 몰라 평판도 좋지 않고, 자제분이 집이 두 채나 있지만 불화로 인해 신경 써드리지 않고 있었고, 면에서도 외면을 하고 있는 분이시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생활 관리사 선생님께 대략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집 안 내에서 형제 들 간의 재산다툼으로 할머니가 자녀들과 멀어지게 되었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집에 들어서서 마루에 올라가도 되냐고 여쭈었더니 대답 없이 외면하시던 할머니.. 그 모습을 보고 저희를 경계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생활관리사 선생님이 방에 개미가 많은데 청소 좀 해드릴까 여쭈니 됐다고 어제 딸이 왔었다는 말만 계속 하셔서 거부하는 것을 느끼고 댁을 나섰습니다.
그 집을 돌아 나오면서 사회의 행정제도와 법제도에 대해서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누가보기에도 어려우신분인데 알아주지 않고, 외면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오늘 중요한 집을 가야 했는데, 그 집은 육사7기를 지내시고 예비역 중령이셨던 ‘최00’ 어르신이 계시는 집이었습니다. 이 어르신은 ‘장님에게는 등불이 필요가 없다.’ 라는 말씀을 하시며 마을 사람들과 벽을 쌓고 계시는 분 이셨는데, 저희가 어제 찾아간다고 하니깐 저희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시려고 신문스크랩과 여러 책을 찾아두셨습니다.
그러면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철학, 그리고 그분이 생각하시는 복지인이 가져야 할 자세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중에 한 가지 말은
“복지과 학생은 예뻐지려고 그걸 하는 건가?” “복지과 학생은 미인이구만.”
저는 이 말씀을 듣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생각하고 있었다가 그분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말하는 게 아니라 내적인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라고..
다른 경영학과나 관광과는 돈을 버는 것이지만, 복지과는 돈을 주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다고 하셨고,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은 모두 성(聖)스럽다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아 내가 정말 귀한 존재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늘 보고 느낀 것 모두 소중합니다. 이것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해 정말 아쉽기만 합니다.
어제, 오늘 생활 관리사 선생님들을 따라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하나같이 열심히 묻고, 인사하고, 여쭙고, 감사하는 자세로 어르신과 마을 분들에게 대하셨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한번 보는 것이 열 번 보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내일을 기다리며*
오늘은 셰어링때도 그랬고, 마음이 많이 무너졌었습니다. 내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내가 과연 이 자리에 동료들과 같이 있어도 되는 것인지 하면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셰어링이 끝나고, 안아주기 인사를 할 때, 박시현 선생님과 포옹을 하는 과정에서 선생님께서 “수고했다..” 이 한마디를 듣는 순간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 후에 성철이와 근처를 걸으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내가 갖고 있는 불안감과 고민들에 대해서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고, 마지막으로 주상이와 또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을 완전히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오늘 배운 것은 관계의 소중함 인 것 같습니다. 동료들과의 관계, 선생님들과의 관계, 오늘 모두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옆에 있는 동료들과 앞에서 비전을 제시해 주시는 선생님들을 보며 더 힘을 내서 내일을 준비하겠습니다. 농활3기 거창 팀(동훈이형,주상이,성철이,우정이,샛별이,혜정이,희주)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첫댓글 그랬구나. 지찬이 잘 하고 있어요. 듬직하고 적극적으로 임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 글도 잘 요약해서 썼는걸~ 다만 위의 주상이가 쓴 글 보고 정렬하고 강조할 곳을 드러나게 하고 지찬이의 생각을 더해주렴. / 잘 했어요 ~
어르신들 마다 상황이 다르고 사정이 다 있지. 그렇다고 그것을 세세히 다 헤아려 도와 줄 순 없지. 지찬이의 마음, 충분히 헤아린다.
생활관리사의 하는 일을 살피는 것이 핵심이었지^^ 독거노인원스탑지원센터가 하는 일은 어떤 것이며, 독거노인생활관리사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그것을 잘 살피고 이해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 지찬이가 이 글을 다시 정리 해줬으면 좋겠네. 생활관리사가 찾아뵙는 어른신까지 우리가 헤아리고 도울 순 없으니 그 안타까움은 애써 감추고 대신 생활관리사의 활동을 잘 살펴 다시 기록 해 주길 바란다.
동료에게 민감하게 고맙다고 하고, 잘 표현해주는 지찬. 네가 있어서 정말 좋다.
저는 농활의 기록을 보면 힘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