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 홍원항의 전어 축제에 부쳐)
어저께 전어회를 먹었다. 물론 전어회를 한 두번 먹어 본 건 아니지만, 어제는 좀 특별한 사졍이 있었다. 젊은 시절부터 나의 여러가지 재질(才質?)이 아깝다며 술을 엄청 사주곤 했던 어느 친구가 마련한 술좌석 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특별한 재질(재능)이 있다는 건지 (내가 재능이나 재질이 좋았으면 이렇게 살고 있겠나!? 그 참...), 그, 사람 볼줄 모르는 친구는 그 때문에 부모가 남겨준 엄청난 재산을 거의 다 날렸었다. 물론 무의도식하며 여자와 술에 절여 살았던게 원인이긴 했지만. 그러나 내 이웃한 도시에 사는, 어쨋던 아직은 살만한 그 이기에 가끔 내게 술을 사주러 내 동네까지 찾아온다.
물론 친구하면 다들 알겠지만, 술 그거 하나 때문에 만난다면 정말 나는 노땡큐 이다만은 그냥 이야기 하고 노는 게 재미있어
그러는 거라는 것 쯤은 우리 카페의 벗님들도 잘 아실거다.게다가 어떻게 아는지, 특히 내가 심심해할때면 더욱 찾아오는 그는 정말 기특한(?) 넘이다. ㅎㅎㅎ 하루에도 몇번 씩 가격이 바뀌는 전어를 먹다 보니까, 들어온 얘기와 겪은 얘기, 또 읽었던 상식이 생각나서 함 올려본다. (지금은 8월과 9월 초 보다는 좀 비싸졌다. 맛도 제법 들었다고나할까?)어느 책에는 전어를, <세종실록지리지>를 끌어와 충청도, 경상도, 함경도에서 전어가 많이 나며 맛이 좋아 사먹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돈 '전錢'字를 붙혀 전어(錢魚)라고 했다고 쓰여져 있었다. 또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가을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 이라는 문헌이 있으니 가을에 잡히는 전어 맛이 일품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된다는 말도 덧붙힌다. '집 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를 맡으면 집에 돌아온다'는 말은 전어 굽는 냄새만으로도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된다는 얘기다. 전어의 참맛은 9월말부터 11월초까지가 최고다. 어떤 사람들은 8월이 지나고나면 전어의 뼈가 굵어져 횟감으로는 별로라고 하지만 결코 아니다. (성급한 사람들은 7월에도 잡아서 먹기도 한다만) 전어는 회, 회무침, 구이 등 요리방법도 다양한데 전어구이는 굵은 소금을 뿌려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기름을 빼가며 굽는다. 큰 것은 몸통 중간에 칼집을 넣어주기도 한다. 간이 배여 먹기 편하고, 기름이 적당히 빠져 고소한 생선 육질을 느낄 수 있다. 어민들은 대부분 "생선은 날로 먹는게 최고" 라고 말하지만, 전어만큼은 기름이 알맞게 빠진 구이가 으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생선뼈를 싫어하거나 귀찮아하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씹으면 씹을수록 쫄깃쫄깃하고 맛있는데 전어의 뼈다) 가을이 되면 어느 때 보다 전어의 소비량이 많아진다. 우리나라에서 전어가 가장 먼저 잡혔다는 경남 사천, 또 매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전어축제'를 여는 하동의 '술상마을' 과 마산의 어시장 축제(일명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또 '떡전어'로 유명한 진해 등 경남지방은 이미 축제를 끝냈다.
충남 서천 홍원항의 전어축제가 있는 모양이다. 오늘(10월2일)부터 10월15일까지 '제10회 전어축제'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으니 말이다.(나의 메모집에 따르면 작년에는 9월 초순부터 9월25일까지 한 걸로 되어있다.) 이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온단다. (전어는 그래서 가을로 대표되는 어종(魚種)인 것 같다.) 문장대 해수욕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서천은 아시다시피 '쭈꾸미'로 유명한 곳이다. 전국 쭈꾸미의 60% 이상이 그곳에서 어획된다는 사실을 kbs1TV의'6시 내고향'에서 본 바 있다. 해지는, '일몰'이 정말 아름다운 서천의, 거기다 동백나무가 아름다운 미량포구 같은 곳에서 전어 한점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 무척 좋을 것도 같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 이 아니던가! 문득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생각난다.
출처: 아름다운 5060 원문보기 글쓴이: 어제내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