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삼밭회 청산도 기행
일시:2017년 4월 26일 수요일~27일 목요일
장소:전라남도 완도, 청산도, 선암사
2017년 4월 26일 수요일 청산도
* 완도에서 청산도 가는 배
오삼밭회는 고향의 벗 5명의 모임이다. 아래, 윗집에 살았다. 오늘은 내가 중심이 되어 예약했던 청산도, 완도 기차여행 간다. 더 나이 들기 전에 가자고 마음을 모아 출발한 여정이다. 수도권에서 4명이, 대전에서 1명이 기차에 탑승하여 함께 나란히 왔다. 나주에서 하차하여 중식을 하고 완도에 와서 청산도행 배에 승선했다. 나는 고등학교 여자들 모임인 일삼회에서 내가 회장일 때, 이곳으로 친구들을 데리고 여행 온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는 작은 배였는데 오늘의 배는 매우 크다. 자동차까지 싣고 간다. 완도를 뒤로 하고 바다를 질주한다.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바람이 세어서 방에서 눕기도 하고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편안하게 갔다. 우정이 더욱 돈독해지는 시간이다.
* 청산도 도착
배가 청산도에 도착했다. 먼제 우리가 유숙할 등대모텔로 갔다. 1박 2일 여정이어서 오늘 밤 이곳 청산도에서 잔다. 2층의 넓은 6일실 방을 배정 받았다. 전면이 바다가 보이고 우측 창문으로도 바다가 보인다. 친구들이 좋다고 기뻐한다. 내가 두 달여 전 미리 예약하여 연계버스 좌석도, 방도 모두 좋은 자리, 좋은 곳으로 배정받은 것이다. 여장을 풀고 다시 모였다. 오늘은 청산도를 탐방한다.
* 청산도 서편제 촬영지
먼저 간 곳은 영화 서편제 촬영지다. 전에 왔던 곳이다. 그때는 해변에서부터 들길을 따라 걸어서 왔는데 오늘은 버스를 타고 바로 앞까지 편하게 왔다. 영화 서편제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이곳이 배경무대였다. 저 아래로는 바다가 보이고 들녘에는 유채꽃이 노란 물결이다. 영화의 장면사진과 설명안내판도 있어서 보며 그날의 영화를 생각했다. 애절하게 절규하듯 부르던 여주인공의 노래가 귓가에 맴돈다. 곳곳에 설치된 돌 모양의 마이크에서 은은한 국악소리가 흘러 나온다. 해안이 절경이다. 황톳길을 따라 노란 유채꽃 밭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동심으로 돌아가 노란 유채꽃 속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걸음이다. 언덕진 길을 걸어간 곳에서 봄의 왈츠 드라마 촬영지를 만났다. 우리는 주인공들 사진틀 속에 얼굴을 내밀고 천친한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서 드라마를 촬영했던 방을 둘러보았다. 정원에는 꽃들이 아름답다. 모두 둘러보고 다시 내려와 버스를 탔다. 이제 청산도 섬을 한 바퀴 돌며 여행할 것이다.
* 청산도 마을 풍경
버스가 청산도 서편제 촬영지를 떠나 마을길로 접어든다. 창밖의 청산도 마을을 조망하며 간다. 전에 왔을 때는 바로 바닷가로 가서 배를 타고 나갔는데, 오늘은 청산도의 안쪽으로 진입한다. 높은 산이 품어안은 마을이 평화롭다. 농사짓는 풍경도 보이고, 생각보다 매우 큰 섬이다. '명품마을'이라는 문구를 새겨놓은 마을이 보인다. 아름다운 정경이다.
* 청산도 마을 탐방
청산도 명품마을에 하차하여 둘러보았다. 담쟁이로 벽을 채운 돌담길도 있고, 할아버지 나무와 할머니 나무도 있다. 오랜 연륜을 짊어진 느티나무 두 그루다. 외객의 방문을 위해 잘 조성해놓은 길을 따라 걸으며 청산도의 마을 모습을 탐방한다. 이곳 명품마을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사무소에서 선정하여 조성된 마을이다. 국립공원 명품마을 선정위원회에서 2011년 최종 심사결과 상서마을이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선정되었다. 상서마을은 청산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을로 31가구, 65명 인구가 거주한다. 국립공원 구역조정 기준에 해제대상 마을인데도 주민들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키고자 자발적으로 국립공원 존치를 희망한 곳이다. 높은 산이 우람하게 서서 마을을 지켜주는 듯하다. 하늘, 바다, 산 모두가 푸르러서 청산靑山 이라 부르는 섬이다. 지금은 4월 하순이라서 산과 들녘까지 푸르게 일어서고 있다. 청초한 비경의 섬이다.
* 청산도 갯벌
청산도 갯벌을 보았다. 해안 깊숙이 들어온 갯벌이다. 지금은 바닷물이 모두 빠져나가 진흙 갯벌이 훤히 보인다. 저곳에서 조개 등 해산물이 생산되어 청산도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청산도는 전복을 많이 생산하는 섬이다. 바다 곳곳에 설치된 전복 생산 시설물을 보았는데 지금은 풍요로운 갯벌을 본다. 해변에는 청산도가 느림의 미학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데 그것을 상징되는 달팽이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모두 아름다운 풍경이다.
* 청산도 전복 양식장
갯벌을 지나 산길을 돌아갈 때 바다에 전복 양식장이 보인다. 바다 곳곳에 직사각형의 전복 양식 설치물이 떠 있다. 오늘 저녁은 전복요리도 먹을 것이란다. 바라만 봐도 풍요로운 정경이다.
* 청산도 몽돌해수욕장
청산도 몽돌 해수욕장에 하차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거제도에서 보았던 몽돌과 유사하다. 오붓한 해안 바닷가에 몽돌이 가득채운 해수욕장이다. 우리들의 고향은 대천이다. 대천해수욕장의 결고운 백사장에 바다를 보며 자랐다. 그래서 고향을 떠나 출가하여 살아도 바다를 그리워하며 산다. 오늘 만난 청산도의 몽돌 해수욕장은 고향 풍경과는 다르지만 동심으로 출렁이는 마음을 선사한다. 몽돌 위에서 멋진 사진을 찍으며 흐뭇한 시간을 보냈다.
* 청산도 지리해수욕장
이곳 지리해수욕장은 모래가 채운 드넓은 백사장이 전개된다. 정말 대천 해수욕장을 불러오는 정경이다. 대천해수욕장보다는 좁고 허름하지만 고향 향수가 깔려있다. 곁에는 솔밭도 있다. 청산도 북서쪽에 자리한 지리해수욕장은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도 지금 저녁 무렵 석양이 곱게 드리우는 바다를 보고 있다. 2Km의 은빛 백사장과 200년 수령의 노송이 만나 절경을 이룬다. 바다와 소나무 숲을 떠나 갈 때 하늘에서는 눈부신 태양이 하루의 마지막을 장열하게 마무리하는 춤사위로 뜨겁게, 찬란하게 배웅한다.
* 청산도 솔밭
청산도 지리해수욕장을 감싸안고 있는 솔밭이다. 200년 수령의 노송으로 파란 잔디밭 위에서 고운 자태로 외객을 맞아 주었다. 곡게 자란 소나무도 있지만 하늘 향해 갈래갈래 뻗어나간 소나무의 몸통이 비경이다. 바다도 보고, 노송도 본 지리해수욕장은 멋진 낭만을 선사한다.
2017년 4월 27일 목요일 완도 국제해조류 박람회, 순천 선암사
* 청산도 항구 출발
청산도에서 완도행 오전 7시 첫 배로 나간다. 아침식사도 완도에 가서 한다. 오늘 일정이 바쁘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식사는 등대모텔 부근 식당에서 전복 등 회와 해산물 등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아침 일찍 일러나 서둘러 청산도 하구로 나갔다. 어제 들어왔던 그 항구다. 새벽 하늘이 열리는 청산도는 참 아름답다. 슬로우시티라는 슬로거늘 내서우는 청산도이기에 항구에도 커다란 달팽이 조각상을 세워 놓았다. 하늘이 곱게 물들며 일출을 준비한다. 퀸청산호가 벌써 항구에서 승객을 맞이한다. 크고 우람한 배다. 우리 일행은 즐거운 걸음으로 승선했다.
* 청산도에서 완도 가는 배
우리를 태운 퀸청산호는 청산도 항구를 출항한다. 서편제 촬영지로 오르는 언덕길이 보이고, 우리가 유숙한 등대모텔이 보인다. 항구도, 산도, 섬도 모두 아름다운 자태로 외객에게 이별을 고한다. 언제 또 다시 올까. 나는 이번이 두 번째로 온 것인데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는, 섬은 언제나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여서 항상 그립다. 이제 배는 완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간다.
* 완도 국제해조류 박람회
완도항에 도착하여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전복죽으로 조식을 했다. 얼마든지 더 먹으로라는 주인의 말에 나도 두 그릇을 먹었다. 고소하고 맛있는 전복죽이다. 인심이 넉넉하여서 더욱 배푸른 평화다. 걸어서 건어물 가게도 들러 각자 필요한 것을 샀다. 내가 관리하는 회비에서 1만원 짜리 건어물을 여행기념으로 사 주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각자의 돈으로 더 사기도 했다. 나는 다시 멸치를 한 박스 샀다. 값은 그리 싸진 않은데 싱싱하고 좋다. 조금 더 걸어간 곳에서 국제해조류 박람회장을 만났다. 높다란 타워가 우리를 반긴다.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Wando Seaweeds Expo)는 2014년도 첫번째 행사를 시작으로 3년마다 김, 미역, 다시마, 톳 등 해조류를 주제로 대한민국 완도에서 열리는 세계 최초 '해조류 테마 국제박람회'다. 마스코트 해초와 미초는 완도 앞바다에 깔려있는 맥반석에 붙어 자라고 있는 해조류를 모티브로 표현하였다. 바다속에 사는 해조류의 모습을 꾸밈없고 정직한 모습 그대로를 요정으로 표현하여 완도군민들의 정서와 삶을 여과없이 담아낸 마스코트이다. 해조류와 바다를 모티브로 청정바다에 해조류가 자라고 있는 지구로 간결하게 표현하였고, 레드컬러는 홍조류, 해조류 산업발전, 그린컬러는 녹조류, 청정자연환경, 브라운 컬러는 갈조류, 미래양식자원을 뜻하며 또한 해도류가 피어오르는 형태는 인류화합과 전 세계인의 축제 행사가 되고자 하는 개최염원을 담아 상징화 하였다.
입장하여 내부를 관람하였다. 여러 가지 바다 관련, 해조류 관련 자료들을 잘 꾸며 놓았다. 주제 별로 관을 분류하여 나누어 전시하여서 여러 건물을 둘러 보았다. 특수 안경을 착용하고 바다 속을 내가 유영하는 환상으로 여러 해조류와 물고기를 만나는 입체 영상도 체험했다. 물이 흐르는 둥근 자막에 바다 생물들이 유영하는 영상을 띄우는 것은 참으로 신비로웠다. 건강인류관도 있다. 국제 해조류 박람회장은 외부 건물 조성도 매우 아름답고, 내부 바다 관련 자료 전시도 매우 유익하고 좋다. 우리 나라의 바다가 이토록 아름답고 풍요롭다는 것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일 것이다. 이번 여정에서 마침 국제해도류 박람회 전시기간과 일치하여 관람하게 된 것이 참으로 보람있고 뜻깊은 탐방이었다.
* 보성 벌교 조정래 문학관
* 벌교 꼬막 중식
벌교 꼬막으로 중식을 했다. 꼬막은 벌교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이다. 꼬막으로 튀김, 무침 등의 다양한 요리가 나왔다. 가장 맛있는 것은 삶은 꼬막을 그대로 까 먹는 것이다. 바다의 향이 그대로 있어 아주 맛있다. 맛있게 먹고, 벌교와의 이별을 고하고, 선암사를 향해 이동했다.
* 순천 선암사
순천 선암사는매우 아름다운 절이다. 나는 전에 이 절에 왔었다. 그때는 가을이었다. 새벽 일찍 절 입구의 초입에서부터 낙엽진 가을 길을 걸어서 갔었다. 지금은 봄으로 푸른 산길을 따라 걸어서 절에 왔다. 초파일 연등이 길 안내하며 외객을 반긴다. 벚꽃이 아직 지지 않고 있어 아름다운 정경이다.
우리 나라가 1948년 여순사건과 1950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많은 건물이 피해를 보고 소실되는 등 상처를 겪었지만, 선암사는 전각이 일부 소실되긴 했어도 그래도 한 세기 전의 옛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는 절이다. 통일신라 말에 도선이 창건했다는 주장이 있다. 고려 후기에 이르러 선암사가 자리잡은 조계산은 불교 개혁의 산실이 되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무지개다리 중 가장 자연스럽고 우아하다는 평을 듣는 승선교 다리가 있다. 반원형의 승선교가 물에 비치어 완전한 원형을 이루며 그 안에 강선루가 자리하고 있다. 경사지에 자리한 선암사는 웅장한 선암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여러 개의 단과 낮은 축대로 이루어져 있다. 대웅전 앞에는 동서 삼층석탑 두 개가 있다. 다 관람하고 들르는 뒷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절집 화장실이다. 그 옛날 유년시절에 우리 집에 있었던 그런 종류의 화장실로 조금 무섭지만 낭만을 선사한다. 산중 깊은 선암사에서 불심을 보고 배우며 하산하였다.
이것으로 이번 여행의 일정릉 모두 마쳤다. 이 여행을 추진한 나는 날씨도 좋고 기온도 포근하여 아무 탈 없이 마무리 짓는 것에 대하여 감사했다. 벗들도 매우 만족해 한다. 선암사에서 버스를 타고 정읍으로 이동하며 도시락을 받았다. 기차 시간 관계로 식당에 들를 시간이 없어서 기차를 탑승한 후에 먹어야 한다. 정읍에 가는 동안 산과 들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정읍역에 도착하여 기차를 타고 정성껏 차려준 도시락을 먹으며 집으로 왔다. 대전에서 한 친구가 내리고 우리는 네 명은 수원에서 하차하였다. 소꼽친구들과의 남도 기차여행은 참으로 흐뭇하고 즐거웠다. 먼 후일 우리는 오늘의 추억을 회억하며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