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한 중견탤런트 김지영 마리아막 달레나 님의 고백입니다. 남편의 죽음은 연기자인 저의 인생에 가장 기억나는 드라마처럼 남아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남편은 결혼 후 생활비를 한 번도 제대로 갖다 준 적이 없습니다. 한 번 집을 나가면 며칠씩, 몇 달씩 감감무소식 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방황하던 남편이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술에 찌들어 살았던 탓에 몹쓸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13여 년간 남편의 병 수발을 했습니다. 저는 남편을 많이 미워하며 살았습니다. 당시 생활비와 병원비, 약값을 벌기 위해 단역이라도 있으면 온종일 일해야만 했습니다. 남편의 병세가 심해져서 세상을 떠나는 날에도 저는 촬영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촬영이 한창 진행중이던 낮 12시쯤 남편이 죽었다는 기별이 왔습니다. 쵤영을 마치고 병원으로 가는데 계속 길을 잃어버리고 헤맸습니다. 분명히 잘 아는 길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저는 당시 불교 신자였는데, 저도 모르게 “하느님”을 불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입니다. 저는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성당에 다니는 아들이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 당신이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당신을 믿지는 않지만 한 번만 도와주세요. 부디 제가 그토록 미워한 남편을 만나 화해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저희가 서로 욕하고 싸운 일을 화해하고 용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세요.” 저는 계속해서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남편은 이미 숨이 멎어 온몸이 보랏빛으로 변해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죽은 남편을 붙들고 절규했습니다. “하느님, 저희가 화해할 시간만이라도 달라고 했는데 너무하십니다. 너무하십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한 번 더 불러보아라” 하는 소리가 제 귀에 들렸습니다. 저는 그때 그 소리가 하느님의 목소리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제가 다시 부르자 남편이 정말 다시 눈을 떠서 저를 보았습니다. 그 광경에 사람들이 모두 놀라 혼비백산하여 병실을 뛰쳐나갔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울면서 당신을 용서할테니 당신도 나를 용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내가 잘 키우겠으니 편안하게 눈을 감으라고 말입니다. 남편은 말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는 그때 확신이 생겼습니다. “아! 정말 하느님이 계시는구나.” 아들이 성당에 가자고 조를 때도 저는 ‘종교는 자유’라며 외면하곤 했습니다. 저는 남편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예비 신자 교리를 받고, 1986년 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그 음성을 들려주시고, 하느님이 정말 계시다는 사실을 알려 주셨습니다. 평탄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재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진정 계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위 내용은 차동엽신부님의 복음묵상 자료 ‘말씀공감’에서 발췌했습니다.)
첫댓글 화해,,,,,
아름다운 말입니다.
임종자들에게 화해가 얼마나 귀한 천상의 선물이 되는지요,,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