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부는 주주권익 강화 바람 주총에 주주제안 사외이사 후보안 상정 소액주주 “주주권익 강화 위한 인사 추천한 것” 광주신세계는 주주 달래기 집중
유통업계에도 주주권익 강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달 10일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전환 계획이 무산된 데 이어 이번엔 광주신세계의 주주총회에 주주제안 안건이 상정됐다.
광주신세계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둘러싸고 소액주주가 원하는 이사진과 광주신세계가 원하는 이사진이 달라서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액주주가 제안한 인물이 이사진에 포함되면 소액주주의 권익 강화를 위한 목소리를 더 크고 효과적으로 펼쳐질 수 있다.
27일 광주신세계에 따르면 다음 달 23일 열리는 광주신세계 주주총회에 소액주주들이 배일성 회계법인 이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여기에 광주신세계는 이건리 사외이사 후보와 이상호 사외이사 후보를 신규 선임하고 한동연 사외이사를 재선임하자고 제안했다. 양측의 제안이 모두 상정된 이상 주주총회에서는 표 대결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광주신세계 뜻대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9월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신세계의 최대주주는 지분 62.5%를 소유한 신세계다. 이에 반해 소액주주 지분은 19.11% 수준이다. 주주총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신세계의 의견대로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도 광주신세계의 주총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주주권익에 대한 논의가 현장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광주신세계는 지난 2021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광주신세계 지분 83만3330주가 신세계로 매도되는 과정에서 주주권익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용진 부회장이 당시 주식을 매도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4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챙겼는데, 이 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소액주주의 지분도 대주주의 지분 값대로 팔 수 있도록 공개매수를 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조세훈 이룸투자자문 대표는 “대주주가 누리는 혜택이 다른 주주 대비 크면 클수록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다”면서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주식시장 문화가 후진적이고 이제야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광주신세계는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며 주주달래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자사주 소각이다. 광주신세계는 전체 유통 주식의 0.54%에 해당하는 4만2810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줄면서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이번에 소각대상이 되는 주식은 사실 2019년 광주신세계가 대형마트 사업부를 이마트에 넘길 당시 소액주주들이 반대하면서 얻게 된 것이다.
배당도 늘렸다. 소액주주들이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주주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신세계는 올해 주당 배당금을 22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6.6%, 배당금 총액은 역대 최대 수준인 176억원 규모다. 광주신세계의 지난해 배당은 주당 1700원이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유통업 애널리스트는 “배당 확대로 소액주주만 득을 보는 것은 아니고 광주신세계의 최대주주인 신세계의 소득도 늘어난다”면서 “광주신세계가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 적절한 수준에서 주주 목소리를 들어주려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박경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는 “대주주에게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통상 있는 일이고 불법적인 일도 아니지만, 주주권익 측면에선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당시엔 논란이 거셌어도 그냥 지나갔지만 이젠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업종을 망라하고 주주권익 강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이고 그 분위기는 더욱 널리 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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