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6일 (금)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복음 묵상 (루카 10,1-9) (이근상 신부)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루카10,3-6)
사도, 파견된 이들의 역할은 단순하다. 누군가의 집으로 들어가 거기에 평화의 인사, 곧 평화로움을 전하는 것. 이때 평화(샬롬)은 하느님과 그 사이의 관계가 온전하다는 뜻이며, 죄없다(의롭다)는 뜻이며, 복되다는 뜻. 그런니까 누군가의 집에 들어가 그가 이러 저러한 삶을 살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도, 또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그 모든 것에 앞서서 무엇보다 먼저 그에게서 하느님의 평화를 발견하고 평화로움을 선언하는 것.
그가 그런 평화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말이 아니다. 평화는 그가 쟁취해 낸 트로피가 아니라 거저 주어진 선물. 평화는 파견된 자가 공짜로 전해주는 것이다. 물론 받는 자는 거부할 수도 있다. 전해주는 자는 어쩔 수 없다. 평화는 전할 수 있을 뿐. 강제할 수 없다. 사도는 안타까울 수 있을 뿐 아무 것도 자신할 수 없다. 끊임없이 전할 뿐. 아는 사람을 찾아가 인사하며 평화를 전하는게 아니라 낯선 집으로 끊임없이 다가가 전할 뿐.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mv4g9Uk6z85NxLdUkgbn11CJXB6aY2resSXPiTMKkCuUgoEk23AmqUSTfw6zWV4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