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에 삐쳐서 혼자 슬쩍 바깥에 갔었지요.
다른 곳이 아니고 여길 갔다 왔습니다.
경기도 군포시 양지공원(일명 철쭉공원)입니다.
사당우체국 앞에서 한 방에 가는 버스가 무려 3개나 되더라구요.
철쭉공원 바로 앞에 내리니 입이 딱 벌어지게 되네요.
어마어마한 규모에 온갖 종류의 철쭉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인산인해라고까지는 뭐해도 수많은 상춘객들이 철쭉들을 배경으로 추억을 담기 바쁩니다.
모두가 가족 단위, 친구들, 연인들과 함께 왔습니다.
화려한 철쭉들을 핸폰에 담느라 삐쳤던 생각이 잠시 어디론가 사라졌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 혼자서 한 쪽 목발을 짚고 그 넓은 철쭉공원을 이리저리 다니는 모습이 생뚱맞다는 생각이 엄습해 왔습니다.
울각시랑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계속 둘러보기가 뭐했습니다.
혼자 보기 아까운 곳입니다.
가족들과 꼭 다시 와야겠어요.
황사가 심할 거라던데 옥상에 나가 보니 생각보다 덜하네요.
미세먼지는 '나쁨'이지만 초미세먼지는 '좋음'이네요.
마스크 같은 거 하나 하고 나가면 되겠어요.
마침 어제 저녁에 장모님께서 오셨어요.
즐거운 주말 찬스입니다. ~^.^~
♥지금 이대로라도 좋습니다♥
어릴 적 예기치 못한 사고로 시각장애를 입은 한 남자가 다니던 병원으로부터 기적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검사 결과, 수술하면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남자는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당장 수술실로 가고 싶었지만 쉽게 병원에 가지 못했습니다.
다름 아닌 아내가 마음에 걸려서였습니다.
남자는 스무 살 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아내는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던 남자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런 아내에게 고백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와 결혼해주세요.
평생 마음의 눈으로 당신을 보살피고 사랑할게요."
그러자 여자는 흐느끼며 말했습니다.
"저도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럴 수 없어요.
저는 어릴 때 끓는 물에 데인 화상 흉터로 가득해요."
남자는 자신 있게 다시 말했습니다.
"그런 이유라면 괜찮습니다.
저는 당신의 흉터는 안 보이고 아름다운 마음씨만 느껴집니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남자는 밤새 한숨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병원에 가서 수술을 포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습니다.
"도대체 왜 수술을 거부하는 건가요?"
그러자 남자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게 아닙니다. 저에겐 사실 화상을 입은 아내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두 눈을 얻게 되면 아내의 흉측한 얼굴을 보게 되겠지요.
나는 아내의 얼굴이 어떻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분명 아내의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수술을 포기하는 겁니다."
언제나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것, 상대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불편함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것, 상대의 '어떠함' 때문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를 존귀하게 여기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본질입니다.